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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신기, 루비콘강 건너나?

 동방신기가 루비콘강을 건너고 있다. 극적 타결 없이 이대로 간다면 해체는 불가피하다. 이는 한국 가요계는 물론 아시아 대중문화계에 막강한 힘을 행사해온 한류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시아준수, 영웅재중, 믹키유천 3인과 SM엔터테인먼트 양측의 대립은 3일 더욱 날을 세웠다.

 3일 3명의 멤버가 법무법인 세종을 통해 발표한 공식 입장문에는 파급력이 상당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다. 소속 기간과 그간 이익금 분배율까지 공개돼 또 다른 파문을 야기했다.

 “13년에 이르는 전속계약기간은 사실상 종신 계약을 의미했다. 전속계약을 해제할 경우 총투자금의 3배, 수익의 2배에 이르는 위약금을 물게 하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위약금 조항으로 계약 해지도 불가능했으며, 어쩔 수 없이 SM에 속박될 수밖에 없었다. 지난 2월에야 개정된 이익 분배도 앨범 판매량에 따라 1인당 0.4~1%에 불과했고, 2004년 초 데뷔 이후 지금까지 SM의 지시에 따라 1년에 1주일을 제외하고 하루 3~4시간의 수면밖에 갖지 못했다. 건강은 크게 악화되고 정신적 피로감까지….”

 동방신기 3인이 만약 타협을 보기 위한 밀고 당기기 전략을 구사하고 있었더라면 이 정도의 사안까지 거론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가요계 안팎의 시각이다.

 SM엔터테인먼트 측의 태도도 강경 일변도다. 3일 오른 주식 공시에서 SM엔터테인먼트는 “변호인을 선임해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갈 것”이라는 표현을 넣었다. 3일 오후 늦게 보내온 공식 입장 보도자료에서도 말을 아껴온 기존 방침에서 크게 선회해 기존멤버 3인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태도를 보였다. 나아가 “사건 장기화로 인한 해외 신뢰도 하락을 우려해 법무법인을 선정해 소송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천명했다.

 SM엔터테인먼트가 법적인 방식으로 대응해 간다면 이에 따른 결과는 불보듯 뻔하다. 치열한 법리 다툼이 이뤄질 것이며, 이 와중에서 서로간의 감정싸움 혹은 비방전이 잇따를 수 있다. 법원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든 간에 양측은 더 이상 함께 갈 수 없는 운명으로 치닫게 된다.

 SM엔터테인먼트는 “최근 공정거래위에서 발표한 표준약관 권고사항 중에는 기존 가수의 경우 7년, 해외 활동을 병행하는 가수들에게는 10년 이상에 ‘+알파’를 허용하는 예외조항이 있다”면서 동방신기 3인의 ‘속박’ 주장에 정면으로 대응했다. 또 “멤버들이 데뷔 후 지난 7월까지 현금만 110억원을 수령해 가는 등 기타 가수들에 비해 국내 최상급 혜택을 받았고, SM에서는 전무후무하게도 5명의 멤버 전원에게 고급 외제 자동차를 선물했던 일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갈등에서 크게 우려스러운 점은 SM엔터테인먼트가 각종 분쟁시 유지했던 ‘차가움’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2001년 당시 최고 인기그룹으로 각광받던 HOT가 해체되는 것에 한치의 미련도 보이지 않았다. 당시 HOT는 보아와 함께 SM엔터테인먼트의 최대 수익원이었다. 현재 SM에는 소녀시대와 슈퍼주니어라는 또 다른 스타급 가수팀이 존재한다.

 하지만 SM엔터테인먼트가 극적 타협에 임할 가능성이 전무한 것은 아니다. 동방신기가 국내와 아시아에서 이룬 성과를 직시하고, 특히 일본에서 그만한 성과를 거둘 만한 팀이 나오기 힘들다는 점을 냉정히 파악한다면 협상 테이블에 나설 여지는 희박하지만 일부 존재한다.

 고무적인 일은 HOT 때의 경우처럼 멤버 내부의 갈등은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동방신기 3인 역시 3일 발표한 공식 입장문에서 “해체를 바라지 않는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한국 가요계의 최대 히트작으로 각광받은 인기그룹 동방신기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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