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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우이웃도 돕고, 돈도 버세요” 천사의 탈 쓴 ‘신종 다단계’

종교단체 가장해 기부금 받아 자금 유치

“다른 회원들 모집하면 수익금 지급” 유혹

모집책 중엔 김두한 후계자 사칭한 사람도

노숙자, 소년소녀 가장 등을 위한 복지사업을 빙자한 ‘신종 다단계’가 등장해 물의를 빚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11일 “노숙자 등 지원 기부금 모집을 미끼로 다단계 방식으로 자금을 모집하는 불법 유사수신행위가 성행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장애인 및 노인복지 후원, 노숙자 의료봉사 등을 표방한 K복지재단이 기부사업을 가장한 다단계 자금모집을 하다 당국에 적발돼 10일 경찰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서울에 소재한 K재단은 공동체 기부, 공동체 운영, 공동체 배분 등의 이념을 내세우고 있지만 금감원 조사결과 사실상 불법 다단계 업체로 밝혀졌다.

이 재단은 종교관련 단체로 가장해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노숙자 재활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매주 3만5000원씩 6개월 동안 84만원을 기부하고 다른 기부회원을 모집하면 최대 4000만원의 수익금을 지급한다면서 기부금을 빙자해 자금을 유치했다.

복수의 피해자들에 따르면 K재단의 이사장인 이모씨(목사)는 “회원에 가입하면 실업자 구제 및 개인적 부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다, 주식·부동산·펀드·다단계 등에서 날린 손실금도 회복할 수 있다”며 회원 유치에 나섰으며, 자금 모집책 중에는 이미 사망한 김두한의 후계자를 사칭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지난 4월 개설된 K재단 홈페이지에는 “(회원이 되면)잃었던 부와 꿈과 행복을 되찾을 수 있다” “카네기, 워렌버핏, 빌게이츠의 사회환원 정신을 온 누리에 전파하기 위해 재단을 설립했다” “10년 전부터 이사장이 사비를 털어 노숙자들에게 무료급식을 하는 등 복음을 실천하고 있다” 등의 광고문구와 함께 재단 사업내용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금감원은 “서울 영등포 및 강남 일대에서 전문 자금모집책을 고용해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다단계 방식으로 기부회원을 늘리고 있어 다수의 피해자 발생이 우려된다”면서 “이런 행위를 하는 업체나 사람을 발견하면 금융감독원 또는 혐의업체 소재지 관할 경찰서에 적극적으로 상담 또는 제보해 달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사업전망이나 수익성을 과대 포장해 투자자 또는 회원을 모집한 후 다단계 방식으로 다른 투자자나 회원을 모집해 오면 거액의 추천수당을 준다는 업체는 대부분 불법 유사수신업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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