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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전담팀 “쑨양 도발 잘못된 선택”

4레인에 섰다. 예선 1위 선수들이 서는 자리를 골랐다. 힘껏 뛰어들었다.

첫 훈련의 시작은 ‘돌핀킥’이었다. 올림픽 2연패를 위한 비장의 무기. 박태환(23·SK텔레콤)은 힘차게 물 속에서 4번의 발길질을 했고, 12m를 가볍게 넘어서며 물위로 떠올랐다.

박태환이 22일 2012 런던 올림픽 수영 종목이 열리는 올림픽파크 아쿠아틱 센터에서 첫 훈련을 시작했다. 21일 런던에 입성한 뒤 첫 훈련인 만큼 50m 길이의 풀을 20여차례 오가면서 천천히 몸을 풀었다.

제30회 2012 런던올림픽이 열릴 올림픽파크 아쿠아틱센터에서 22일 박태환 선수가 스타트 훈련을 하고 있다./20120722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첫 훈련을 마친 박태환은 “사실 4년전 베이징 올림픽 때 첫 훈련 기분이 어땠는지 가물가물하다”면서도 “그때와 비슷한 느낌인 것 같다. 느낌이 좋다”고 말했다. “물맛이 어떤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밝은 표정으로 “바다도 아니고 물맛이 짜겠어요?”라고 농담으로 대답할 정도로 여유와 자신감을 보였다. 수영선수들은 처음 느껴보는 수영장 상태를 보통 ‘물맛이 좋다, 나쁘다’는 식으로 표현하곤 한다.

수영장 상태에는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태환은 “워터큐브와 비슷하다. 수심도 전체가 3m로 비슷하다”며 “물도 깨끗하다”고 웃었다. 4년전 박태환은 비슷한 느낌의 수영장(워터큐브)에서 한국 올림픽 사상 첫 수영 금메달을 땄다.

자유형 400m 라이벌 쑨양의 도발에 대해서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쑨양은 최근 인터뷰에서 이번엔 박태환을 꺾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박태환은 22일 입국하며 “쑨양과의 경쟁이 중요한게 아니라 내 기록과의 싸움이 중요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태환 전담팀 관계자는 “쑨양의 도발이 오히려 박태환의 투지를 돕고 있다”며 “볼 코치도 ‘쑨양의 도발 전략은 틀렸다. 잘못된 선택’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 2연패에 도전하는 박태환이 22일 오전(현지시각) 런던 올림픽파크 아쿠아틱 센터에서 훈련 도중 출발 연습을 하러 이동하며 오륜마크 앞을 지나고 있다. 20120722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박태환의 자신감은 충분한 훈련량에서 비롯된다. 지난해 상하이 세계선수권 때는 준비 기간이 짧은 만큼 강도를 높여 훈련했다. 이번에는 준비기간도 길었고 강도도 높았다. 전담팀 관계자는 “상하이 대회를 준비할 때 굉장한 기록도 나왔지만 좋지 않은 기록도 나오며 기복이 심했다”며 “이번에는 그 차이를 줄이면서 충분한 준비를 해왔다”고 말했다. 사실 박태환은 상하이 대회 때 허리결림 때문에 가장 중요한 조정기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금메달을 땄다. 볼 코치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결과”라고 말했다고 전담팀은 전했다. 이번에는 조정기를 제대로 소화했다.

박태환의 말대로 느낌은 나쁘지 않다. 박태환은 첫 훈련 막판 그동안 갈고 닦은 스타트 훈련을 3차례 다졌다. 호주 대표팀을 이끄는 볼 코치를 대신해 박태환의 훈련을 돕고 있는 토드 던컨 코치가 실제처럼 출발 신호를 하자 박태환은 스타팅 블록에서 힘껏 뛰어들었다. 힘차게 돌핀킥을 6차례나 하며 질주했고 25m까지 전력으로 수영했다. 3번 중 2번째 스타트에서 10초8이 나왔다. 첫 100m에서 50초대를 노리는 박태환은 50m를 24초대에 들어오면 목표에 가까워진다. 던컨 코치는 “나쁘지 않은 기록”이라고 말했다. 박태환의 표정도 밝았다. 던컨 코치는 “어제 입국하면서 고생했다. 몸이 약간 무거웠지만 수영은 가볍게 했다. 내일은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환의 팔과 다리에 올림픽 2연패를 향한 시동이 걸렸다.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 2연패에 도전하는 박태환이 22일 오전(현지시각) 런던 올림픽파크 아쿠아틱 센터에서 훈련 도중 던컨 코치와 밝게 웃으며 얘기하고 있다. 20120722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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