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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1레인 기적’ 더이상 없다

‘1레인의 기적’은 더이상 없다. 무조건 총력전으로 역사를 새로 쓴다.

‘한국 수영의 기둥’ 박태환(23·SK텔레콤)이 27일 오전(현지시간) 훈련을 끝으로 2012 런던올림픽 금 사냥 준비를 모두 끝냈다. 29일 새벽 열리는 자유형 400m의 목표는 올림픽 2연패를 넘어 한국 수영사상 한 번도 가져보지 못했던 세계신기록을 세우는 것이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예선부터 한 치의 방심없이 최선을 다할 작정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박태환에겐 지난해 상하이 세계선수권에서 얻은 소중한 교훈이 있다. 더 이상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

26일 오전(현지시간) ‘2012 런던올림픽’ D-1를 앞두고 런던 올림픽파크 아쿠아틱센터에서 ‘마린보이’ 박태환이 연습에 임하고 있다. 사진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i

박태환은 당시 자유형 400m 예선에서 3분46초74로 부진했다. 7위로 간신히 결선에 턱걸이 했고, 물살의 저항이 크고 상대선수들을 견제하기 어려운 1번레인에서 기적같은 레이스를 펼치며 우승했다. 그래서 ‘1레인의 기적’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이번엔 더 이상 ‘1레인의 기적’은 없다. 마이클 볼 코치는 “최우선 목표는 예선을 잘 통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환 전담팀 관계자도 “1레인에서 뛰게 되는 아슬아슬한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환이 결선에서 4레인(예선 1위) 출발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5레인(2위)이나 3레인(3위)에서 뛸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번엔 가운데 레인을 배정받는게 중요하다. 젊고 힘있는 라이벌 쑨양(21·중국)은 자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3분40초29로 올시즌 1위를 기록했다. 박태환의 시즌 최고 기록 4분42초04(세계 2위)에 앞서 있다. 400m는 단순한 기록 대결이 아니고, 상대와 밀고 당기는 치열한 레이스를 펼쳐야 하는 종목이기에 박태환으로선 초반부터 힘으로 밀고 들어올 쑨양을 가까이 두고 견제하는 치밀한 작전싸움을 펼쳐야 한다. 가운데 레인이 다른 선수들의 스트로크로 인한 물살의 저항을 적게 받음은 물론이다.

상하이에서의 ‘1레인의 기적’은 대기실에 TV가 없었던게 원인이었다. 당시 레이스 직전에 준비하는 대기실에 TV가 설치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예선 6조의 박태환은 4조까지의 기록은 확인했지만 바로 앞 조였던 5조의 기록을 알 수 없었다. 3분46초대 기록이라면 예선 통과에 충분할 것이라는 계산이었지만 5조 피터 밴더케이와 파울 비더만, 야닉 아넬 등이 3분45초대와 3분46초대 초반을 기록했다. 예선 7조의 부진이 없었다면 결선에도 오르지 못할 뻔 했다.

이번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 박태환 전담팀은 런던에 도착하자 마자 아쿠아틱 센터 대기실의 TV부터 확인했다.

“이번에는 TV가 있더라구요.”

준비는 모두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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