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이재성 시프트’로 사우디 뚫는다

16일 파주트레이닝센터. 이광종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50)의 입에선 “(이)재성아, 올라가”라는 외침이 연거푸 쏟아졌다. 이날 이광종 감독은 대표팀 전술 훈련에서 이재성(22·전북)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끌어 올렸다. 정교한 패스와 뛰어난 개인기를 갖춘 이재성은 수비진을 뚫으며 공격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이틀 전 말레이시아전에서 박주호(27·마인츠)와 함께 수비적인 더블 볼란치로 기용한 것과는 다른 형태다. 포메이션도 ‘4-2-3-1’에서 ‘4-1-4-1’로 바뀌었다. 이른바 ‘이재성 시프트’다.

이재성의 기용법이 달라진 것은 어느 정도 예고된 결정이었다. 말레이시아전에서 3-0 대승을 올렸지만 전·후반전 경기력이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공수 간격과 연계 플레이에서 허점을 노출한 전반과 달리 이재성을 전진 배치한 후반에만 두 골을 터뜨리며 화끈한 공격을 자랑했다. 이날 훈련을 지켜본 이 감독도 “첫 경기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의도라고 보면 된다. 재성이가 올라가면 아무래도 공격이 살아난다”고 설명했다.

인천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이재성 | 사진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이재성 본인에게도 이번 변화는 반갑기만 하다. 소속팀 전북에서 뛰는 스타일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이재성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뛸 때 안정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위에서 뛸 때 더 좋은 플레이가 나온다. 단, 위치가 변했으니 상대를 압박하는 플레이의 시발점 역할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성의 공격적인 기용은 필드 플레이로만 한정되지 않는다. 득점을 터뜨리는 손쉬운 방법인 세트피스에서도 그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 왼발잡이로 날카로운 킥을 자랑하는 이재성은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도 안용우(23·전남) 대신 전문 키커로 나설 전망이다. 이광종 감독은 “재성이는 킥도 날카로운 선수”라며 “너무 강하게 차는 킥보다는 정확히 선수들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킥을 주문했다. 사우디아라비아전 활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