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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보이스3’ 카슨 앨렌 “미군 아빠따라 온 한국, 제 꿈의 무대예요”

OCN <보이스3> ‘티나’역으로 탁월한 한국어 연기를 보여준 미국인 출신 배우 카슨 엘렌. | 박민규 선임기자

OCN 토일극 <보이스3> 테러리스트 ‘티나’ 역을 맡은 파란 눈동자, 금발 배우가 눈에 띈다. 그의 한국어 실력은 ‘더빙’을 의심했을 정도로 유창하다.

주인공은 미국 출신 배우 카슨 앨렌이다. 2007년 공군인 아버지를 따라 14세(한국 나이)에 가족과 한국으로 이주했다. 2013년 한 차례 가족 모두 미국으로 돌아갔으나 1년도 되지 않아 카슨은 홀로 한국으로 돌아왔다. 배우에 대한 꿈 때문이다.

카슨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에 재학하며 연기 경력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단편영화 6편, 드라마 <더 케이2> <트랩> <봄이 오나봄> <보이스3> 그리고 오는 9월 방송 예정인 KBS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까지. 외국인 연기의 한정된 범주 안에서 그는 열심히 꿈을 일구고 있다.

-눈을 감고 들으면 토종 한국인이 말하는 것 같다

“가족 중 유일하게 한국어를 잘 한다. 국제학교를 다녔고 가정에서도 영어를 썼기 때문에 언니나 동생은 나만큼 한국어를 못 한다. 나는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았고 중학교를 다닐 때 가장 친한 친구의 어머니가 한국인이었다. 그 집에서 밥 먹고 놀다보니 일상에서 한국어를 익힐 수 있었다”

-미국서 홀로 한국으로 돌아가겠다고 했을 때 가족들의 반응은?

“어릴 때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살았고 그 이후 한국에 살고 있다. 나에게 오히려 미국이 낯설고 싫었다. 부모님은 ‘미국에 가보지 않고 단정짓지 말라’고 하셔서 따라갔지만 역시나 너무 답답했다. 우울감도 느꼈고 체중이 10㎏ 넘게 찌기도 했다. 무엇보다 ‘배우’라는 꿈에 대한 갈망이 컸다.”

배우 카슨 엘렌 출연작 장면들. 사진제공 각 방송사

-굳이 한국에서 배우를 하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미국에서 배우를 하려면 LA에 가야 하고, 또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인맥이 중요한데 한국에서는 오디션을 잡아주시는 매니저분들이 있지만 그곳은 아는 사람이 없다. 또 ‘한국어 연기 가능’이란 나만의 재능도 그곳에서는 살릴 수 없었다.”

-외국인 역할은 매우 한정되있을 텐데?

“요즘 한국은 외국인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다. 전에는 외국인 배우라고 하면 어눌한 한국어로 작품 내 감초 역할밖에 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캐릭터가 다양해졌다. 또 모델이 아닌 ‘연기자’로 한 우물만 파는 경우는 별로 없어서 틈새 공략이 가능하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는 외국인으로서 정말 독특한 캐릭터를 맡았다. 기대해봐도 좋을 것이다.”

-그러고보니 다섯 번의 드라마 오디션에 모두 합격했다. 그 비결은?

“외국인 배우 오디션을 보다보면 모델 출신분들이 대부분이다. 오디션을 가면 감독님들은 비주얼 보다는 연기를 체계적으로 배운 사람에게 더 믿음이 간다고 말씀해주신다. 제가 바뀌는 현장 상황에 따라 연기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을 높이 사주신다.”

-연기를 위해 승마, 수영은 물론 액션 스쿨까지 다닌다고?

“어떤 역활을 맡을 지 어떤 촬영을 할 지 모르니 늘 준비하는 느낌으로 배웠다. 덕분에 수중촬영은 굉장히 잘한다. 물론 늘 죽을 뻔 할 정도로 힘들지만…”

-외국인 배우로서 현장에서 힘든 일은 없나?

“단역을 할 때도 감독님들이 유독 키스신을 많이 시키시는 것 같다. 주요 배역이면 감정선을 따라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겠지만 제 경우는 초면인 분과 ‘안녕하세요’하고 바로 키스신을 찍어야 하는 경우가 꽤 된다. 그런 키스신은 해도해도 익숙하지 않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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