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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하의 러브월드] ‘제니, 채로, 수아’ 실물 복제 성인용품의 시대①

2018년 10월,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가 들썩였다. 국내 온라인 쇼핑몰 매출 1위 ‘쿠팡’에서 판매된 ‘리얼로다 제니’(이하 제니)라는 성인용품 때문이었다. 실제 여성의 음부를 본떠서 만들었다는 이 제품은 발매와 동시에 화제의 중심에 섰다.

제니 발매는 국내 성인용품 역사에서도 중요한 사건이었다. 북미와 일본 등 해외 선진국에서만 발매되던 ‘실물 복제 성인용품’이 국내에 선보인 순간이었고, 일반인 여성 ‘제니’가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내며 성인용품 시장의 중심에 선 순간이기도 했다.

당시 불어오던 페미니즘 바람과 더불어 ‘여성의 성 상품화’, ‘여성의 성적 수치심 유발’ 등 다양한 비판이 잇따랐다. 제니의 개인 인스타그램은 신고 누적으로 폭파됐다. 유튜브 채널도 ‘노란 딱지’를 피해가지 못했다.

생생하게 떠오른다. 당시 본인은 바나나몰의 ‘장애인 성인용품 발매’라는 사회 공헌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었다. 도쿄, 광저우 등을 오가는 와중에 제니 발매 소식을 들었다. 국내 언론과 커뮤니티가 난리라는 소식도 함께.

귀국하자마자 제니를 직접 만났다.

‘제니를 만나다’라는 이벤트를 기획해 직접 소통하고 이런저런 촬영을 진행했는데, 의외로 성인용품에 대한 철학과 신념이 확실했던 기억이 있다. 단순한 콘셉트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 직접 공장을 찾아 제품 발매를 진행했다는 얘기도 들었다.

2019년 열렸던 ‘상하이 성인용품 박람회’에 제니가 참여했다. 일본 대표로 쓰보미, 한국 대표로 제니가 참가했는데, 그림이 괜찮아 보였다. 서울특별시 강남구 청담동에서 개최된 ‘쓰보미 내한 팬미팅’에 제니를 게스트로 초대한 것도 이 같은 그림을 다시 한번 보고 싶어서였다.

제니를 시작으로 다양한 모델이 성인용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FC 서울 리얼 마네킹 사태’에서 언급됐던 ‘채로’라는 모델과 만나 콘텐츠 기획을 하고 있다. 인터넷 방송국 BJ 출신으로 성문화 시장에 발을 들이게 됐다.

제니에 비해 성인용품에 대한 철학이나 신념은 없는 것으로 보이나 ‘꽉 막힌 성문화 전반을 바꿔보고 싶다’는 젊은 패기가 엿보인다. 최근 공개된 인터뷰 영상을 봐도 그렇다. 대놓고 “리얼돌이 너한테 피해준 게 있느냐!”고 외친다.

제니가 제품 자체보다 콘셉트에 초점을 맞춘 프로젝트였다면 채로는 그것보다는 제품의 질에 초점을 맞춘 느낌이 있다. 리얼돌 제조사의 기술력이 녹아있다. 분명히 이쪽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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