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하다 보면 한 번쯤 겪게 되는 게 ‘입스(YIPS)’다. 샷을 할 때 실패할 것만 같은 불안감에 빠지고 그 불안감이 정상적인 스윙을 방해해 결국 제대로 된 샷을 날리지 못한다. 심리적 요인으로 인해 근육을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되는 입스는 압박감과 불안이 증가하면서 수행에 실패하게 되기 때문에 ‘수행붕괴(choking under pressure)’라고도 불린다. 이 악순환이 연속되는 게 입스다. 타이거 우즈나 박인비 같은 세계 정상의 선수들도 입스를 피하지 못한다.
최나연은 “스윙할 때 잠깐 다른 사람이 들어와서 치고 빠져나간 느낌”이라고 입스를 표현하기도 했다.
입스는 골프에만 나타나지 않는다. 올 초 인기리에 방영된 야구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투수인 유민호(채종협 분)는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하는 입스에 빠져 위기를 겪는다.
많은 스포츠 선수들이 겪는 입스 증후군을 단기간에 개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인 기법이 국내에서 개발, 소개됐다.
심리학 박사인 박준화 체인지 심리최면 상담센터 소장은 “야구, 골프, 축구, 펜싱 등 수행붕괴를 겪는 다양한 종목의 선수 25명에게 1:1최면상담 프로그램을 적용한 결과 2주 만에 참가자 84%의 증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박 소장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행붕괴의 무의식적 원인을 탐색하고 해결하는 최면상담은 프로그램에 참여한 선수들의 불안 및 수행붕괴 증상을 2주 만에 약 50% 감소시켰고, 스포츠 자신감은 40%가량 향상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치료법 대비 20배나 빠른 개선 효과라는 게 박 소장의 주장이다.
박 소장은 “입스를 비롯한 불안 증상은 무의식 기억으로도 불리는 ‘생애초기 도식’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아 최면상담 프로그램이 빠른 개선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KCI등재 학술지인 한국스포츠학회지 제16권 제4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