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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 꿈과 日의 습격, 올해 타겟은 로하스…KT “전략 바꾼다”

‘타격 4관왕’ 멜 로하스 주니어(30·KT)가 쟁탈전의 주인공이 됐다. 로하스를 반드시 잡아야 하는 KT는 비상 체제로 돌입했다.

이숭용 KT 단장은 지난 17일 “일본 구단들이 로하스에게 이미 접촉을 해왔다. 7개 구단이 관심 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18일에는 일본 언론에서 “한신 구단이 로하스를 새 외국인 선수 계약 후보에 올려놨다”는 보도도 나왔다.

KBO리그는 최근 몇 년 사이 특급 외국인 선수를 줄줄이 다른 리그에 뺏겼다. 2016년 정규시즌 MVP 에릭 테임즈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2018년 SK 에이스로 활약한 메릴 켈리에 이어 지난해 MVP를 차지한 조쉬 린드블럼도 메이저리그로 갔다. 일본프로야구도 호시탐탐 KBO리그 외국인 선수들을 노렸다. 2017년 시즌 뒤 한화 중심타자 윌린 로사리오가 한신으로 갔고 지난해 키움에서 타점왕에 오른 제리 샌즈도 한신에 갔다. SK에서 뛴 투수 앙헬 산체스도 지난 겨울 요미우리에 입단했다. 이 두 구단은 현재 로하스에게도 손을 뻗고 있다.

로하스는 2017년부터 4년간 KT에서 활약했다. 올해는 타율 0.349를 기록하며 홈런(47개), 타점(1335개), 득점(116개), 장타율(0.680) 1위에 올라 타격 부문 4개를 휩쓸었다.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정규시즌 MVP로 매우 유력하게 꼽힌다.

로하스를 앞세워 정규시즌 2위에 오르고 창단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KT로서는 로하스를 잔류시키는 것이 올시즌 최대 과제가 됐다.

이미 KT는 겨울마다 로하스 재계약 작업에 공을 들여왔다. 로하스의 꿈을 존중했기 때문이다. 아버지와 삼촌이 메이저리거 출신인 로하스는 언젠가 자신도 메이저리거가 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시즌을 마친 뒤면 KT는 미국 구단의 소식을 기다리는 로하스를 충분히 기다렸다가 재계약을 했다. KBO리그에서 활약해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선수들의 사례가 있어 최고의 성적을 거둔 올해는 로하스에게 가장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여기에 늘 KBO리그와 차원이 다른 자금력으로 선수들의 마음을 뒤흔드는 일본 구단들까지 가세한 상황이다.

꿈을 쫓는 선수를 세계 최고 메이저리그로 놓아주는 것과 자금력으로 유혹하는 일본 구단에 선수를 뺏기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KT도 로하스 잔류 작전을 수정했다. 전과 달리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숭용 단장은 “로하스의 생각부터 알아야 하지만 올해는 우리도 전략을 바꿔보려 한다. 전에는 메이저리그를 좀 보겠다고 하면 다 인정하고 기다렸지만 올해는 일본 구단들까지 가세해 우리도 마냥 기다리면 안 될 것 같다”며 “속도를 내서 빨리 제시하고 빨리 답을 듣도록 하겠다. 대신 로하스가 거절하기 힘들 아주 좋은 조건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미국과 일본 구단들도 선수 영입에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KBO리그로 눈을 돌릴 것이라는 예상은 그대로 맞아떨어지고 있다. 로하스를 지켜야 하는 올겨울 KT는 정성을 듬뿍 담은 계약조건을 내놓고 선수가 고민하도록 ‘속전속결’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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