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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스타트업을 만나다] 당신의 이름을 불러주는 실시간 오디오 방송 플랫폼 - 스푼라디오

인간은 외롭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타인과 소통하지 못하고 격리되었을 때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요즘같이 코로나19로 인하여 모임이 금지되고 마스크로 서로의 얼굴을 보지 못하는 상황일수록 우리들의 외로움은 더 커진다.

사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외로움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주목받고 있었다. 도시는 현대인들에게 ‘익명성’이라는 편의를 제공하지만, 이러한 ‘익명성’은 외로움의 촉매가 되기에, 도시문명이 발달할수록 각각이 가지는 외로움은 더 커지게 된다. 이미 영국은 2018년에 ‘외로움 문제를 담당할 장관(Minister of Loneliness)’를 신설하여 국민들의 외로움을 달래줄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1901년 세계 최초로 라디오를 발명한 캐나다 출신 레지날드 페슨든은 1906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최초의 라디오 방송을 시작했다. 방송 내용은 저 멀리 대서양에 나가 있는 선원들을 위해 가족들이 크리스마스 캐럴을 불러주는 것이었다고 한다. 망망대해에서 가족들의 음성을 들었을때 선원들의 마음에 얼마나 큰 위로가 되었을까? 따듯한 목소리와 사연을 전파에 담아 멀리 있는 누군가에게 전달하는 라디오의 ‘위로’는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의 외로움을 달래준다.

엄정한 대표 변리사(BLT특허법률사무소)

스푼라디오(대표 최혁재)는 이러한 ‘목소리가 가진 따듯함’에 기반을 둔 플랫폼이다. 개인 오디오 방송 플랫폼인 스푼라디오에서는 30만 명 정도의 디제이(DJ)들이 실시간으로 라디오 방송을 한다. 자신의 소소한 일상을 이야기하거나, 퀴즈를 내거나, 잡담을 나눈다. 스푼라디오를 스마트폰에 설치하고 아무 방송국에나 들어가서 들어보면 ‘이걸 왜 듣지?’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해당 채널 DJ가 내 아이디(닉네임)를 불러주면서 환영해주는 목소리가 들리는 순간 스푼라디오의 오묘한 매력에 빠지게 된다. 상대방 얼굴이 보이지는 않지만, 온라인상에서 누군가가 나의 안부를 묻는 ‘소통방송’의 매력이 바로 스푼라디오가 기존의 매체와는 다른 차이점인 것이다. 전체 라이브 방송중 40%가 ‘소통 방송’일 정도로 스푼라디오의 채널들은 DJ와 애청자들의 소통이 핵심이다. 누군가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고,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는 소소한 대화의 장에서 도시의 아이들은 위로를 얻는다. 20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스푼라디오를 다운받았으며, 사용자의 70%가 MZ세대로 불리는 18세~24세다. 스푼라디오는 기업 가치 3000억원을 인정받으며 675억원 이상을 투자받았다. 매출은 2019년 486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1천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스푼라디오로 돈을 버는 ‘스푸너’라는 새로운 직업도 생겼다.

스푼라디오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국 등 20개국에서 6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유튜브는 동영상 기반이기 때문에 데이터가 많이 소모되는 데 반하여 스푼라디오는 가볍게 생방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동남아에서의 반응이 좋다.

또한, 2018년 4월 일본에 출시되어 ‘오디오계의 유튜브’로 불리며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일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얼굴 노출을 꺼려하는 문화적인 특징 덕분에, 오히려 일본에서의 반응이 좋다고 한다.

넘처나는 영상 매체의 홍수 속에서 라디오는 살아 남았다. 스마트폰의 도움으로 이제는 라디오로 돈을 벌 수 있고, 라디오로 해외 진출을 쉽게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스푼라디오로 진화한 라디오의 미래가 기대된다.

■엄정한 변리사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화학생물공학부를 졸업한 후 코스닥 기업에서 프로그래밍 및 사업개발을 담당했다.

20대 초반부터 세 번의 창업을 하였으며 현재 약 800개 이상의 스타트업 기업 및 기술창업 기업들을 고객으로 하는 BLT 특허법률사무소의 대표 변리사로 재직 중이다. 20여 회 이상의 엔젤투자를 진행한 활동을 토대로 최근 중소벤처기업부 공인 액셀러레이터인 ‘컴퍼니비’를 창업해 역량있는 스타트업들을 돕고 있다. 현재까지 40여 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저서로 ‘특허로 경영하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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