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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TV연구소] 배성우→정우성…역대 충격적 ‘배우 교체’ 누가 있었나?

‘날아라 개천용’은 캐릭터 ‘박삼수’가 배우 배성우에서 정우성으로 바뀌는 충격에 가까운 ‘배우 교체’를 보여줬다. 사진 SBS

개천용, ‘천룡인’이 됐다?

SBS 금토극 ‘날아라 개천용’에서 ‘박삼수’ 역이던 배성우가 하차 후 정우성이 그를 대신했다. ‘박삼수’는 정의롭고 낙천적이지만 당장 생활비에 쪼들려 현실과 타협하는 ‘짠한’ 모습도 함께 갖고 있는 독특한 캐릭터다. 외모부터 ‘개천용’이 아닌, 정우성에게 ‘박삼수 끼얹기’는 부자연을 넘어 비현실로 보이기까지 했다. 애초에 다른 배우가 만들어놓은 캐릭터를 그대로 연기하는 것은 캐릭터 창조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정우성은 ‘배성우가 만들어놓은 박삼수’를 열심히 끼워 맞추며 연기하고 있다. 성대결절이 우려될 정도로 목소리 톤마저 바꿨다.

“정우성 보려고 ‘개천용’ 다시 승차한다”는 시청자 의견이 나온 만큼 배성우에서 정우성으로의 ‘배우 교체’는 작품에 손해를 끼치진 않았으나, 두 사람 사이에서 어쩔 수 없는 외모나 신체조건의 차이는 캐릭터 완성도를 두고 볼 때 여전히 아쉽다.

‘날아라 개천용’이나 ‘리턴’처럼 출연자의 하차로 새로운 배우가 기존 역을 이어가는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으나 캐릭터 서사를 중요시하는 국내 드라마에서 인물의 성장이나 흑화(내면 어둠을 각성한 캐릭터의 변신)로 인한 타 배우의 투입은 꽤 자주 벌어지는 일이다.

기존 배우의 이미지와 너무 다른 교체로 시청자들이 충격과 혼란에 빠지게된 역대 드라마를 알아본다.

국내 드라마는 캐릭터의 성장이나 흑화를 배우 교체를 이용해 극적 장치로 이용해왔다. 기존 이미지와 확연히 다른 배역 전환은 시청자에게 혼란을 주기도 했다. 사진 각 방송사

드라마 ‘천국의 계단(2003)’에서 아역 이완이 회전목마가 돌아가는 사이에 성인역 신현준으로 바뀌는 장면은 드라마 역사에 남을 역대급 배우 교체 신으로 시청자들 사이에서 회자돼왔다. 신현준이 ‘아랍 왕자’라는 별명으로 불린 만큼 ‘캐릭터가 성장하면서 국적까지 바뀌었다’며 우스갯소리도 남겼고 방송사 공식 스트리밍 서비스는 이 신을 두고 ‘천국의 계단’ 2회 ‘공포의 회전목마’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후 신현준은 한 예능에 출연해 해당 신에 대해 “(성인이 되면서) 코가 갑자기 확 성장했다”고 언급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 SBS 스트리밍 유튜브 채널

‘천국의 계단’에 앞서 ‘역변 교체’로 언급된 드라마가 ‘야인시대(2002)’다. 야인시대 1부에 해당하는 청년 ‘김두한’ 역은 안재모가, 2부 중년 ‘김두한’은 김영철이 맡았다. 두 배우의 교체는 액션극에서 시대극으로 변신하는 ‘야인시대’ 극 특성상 이뤄진 제작진의 판단이었다. 액션극으로 즐겨보던 시청자들에게 당시 54세 김영철의 등장은 다소 혼란을 줬고 50%에 육박하던 시청률은 반토막이 났다. ‘사딸라 아저씨’로 제 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김영철은 최근 예능에 나와 ‘반토막 시청률’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시청률이 떨어질 것은) 예상은 했지만 그 정도까지는 예상하지 못 했다”며 “근데 결국엔 나만 살아남았잖아요”라며 웃음을 더했다.

비슷한 경우로 드라마 ‘명성황후(2001)’에서는 ‘민비’ 역을 맡은 이미연이 드라마 인기로 인한 제작진의 연장방송 결정을 반대해 하차한 후 ‘중년 민비’로 설정된 최명길이 배역을 대신해 작품을 완성하기도 했다.

캐릭터의 흑화로 인해 배우가 교체되는 경우도 있었다. 드라마 ‘황후의 품격(2018)’에서는 순하고 천진한 캐릭터 ‘나왕식’을 태항호가 연기했으나 여자친구에게 배신을 당한 후 복수를 위해 성형, 다이어트 등으로 외모를 바꾼 후 최진혁이 교체 등장했다. ‘황후의 품격’ 김순옥 작가의 전작인 ‘아내의 유혹(2008)’에서는 장서희가 점 하나로 ‘구은재’에서 ‘민소희’로 변하는 1인 2역 설정 보였던 것과는 반대로 ‘황후의 품격’에서는 2인 1역이란 파격적인 배우 교체로 극적 반전을 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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