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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기성용, K리그 개막전 ‘분노의 회견’

“협박·회유 없었다, 증거 대라”

“이제와서 다른 말” 불쾌·분통

“끝까지 강경하게 대처 하겠다”

FC서울 기성용이 2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전북 현대와 FC서울의 개막전에 출전했다. 연합뉴스

FC서울 기성용이 K리그1 시즌 개막전 선발 출전한 뒤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신과 관련한 초등학교 시절 성폭력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기성용은 27일 전주월드컵에서 열린 전북과 하나원큐 K리그1 2021 공식 개막전에 선발 출전했다. 기성용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초등생 시절 축구부 동급생과 함께 후배 2명에게 성폭력을 가했다는 폭로가 나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기성용 측은 이를 전면 부인하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바 있고, 이날 선발 출전은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주장으로 그라운드를 먼저 밟은 기성용은 몸이 다소 무거워 보였다. 결국 전반 36분 만에 교체됐다. 오른쪽 허벅지 위쪽이 좋지 않은데, 큰 부상은 아니다. 박진섭 감독은 배려 차원에서 기성용을 일찍 교체해줬다.

서울은 경기 직후 원정경기와 패전팀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홈팀 전북의 양해를 얻어 기성용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취재진의 높은 관심에 기성용 스스로도 공개석상에 서는 것을 피하지 않았다. 기성용은 “제가 먼저 인터뷰 요청을 한 것은 뒤에 숨고 싶지 않아서다. 최근 주변에서 성폭행범으로 낙인이 찍혀 있는데 당당히 나서 일을 해결하고 싶었다”며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저와는 무관한 일이고, 절대로 그런 행위를 한 적이 없다. 피해자 측의 증언에 대해 절대로 인정할 수도 없다. 차마 내 입에 담기도 불쾌하다”고 했다.

최근 피해자(C, D)의 변호인이 피해자의 협박과 회유를 언급한 상황에 대해서도 “증거를 대라”며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그는 “기사가 처음 나온 날 피해자와 잘 안다는 후배 하나가 아는 선배를 통해 연락을 해왔다”며 “이 후배가 피해자 측이 ‘조용히 만나서 사과를 받고 싶다’고 하길래, 나는 ‘사과할 것도, 미안할 것도 없다. 너희가 먼저 사과하고, 인정하면 내가 선처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이 후배가 ‘그래도 직속 후배고, 같은 축구인으로 잘못을 인정하면 용서해주면 안되겠냐’고 하길래 (사과)인터뷰를 기다려줬다. 다음 날까지 기다렸는데, 이제 와서 다른 말을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이어 “협박이란건 내가 위협적으로 행동해서 상대가 압박을 받아야 한다. 나는 그런 적이 없다. 돈 얘기도 꺼내지 않았고, 한 번도 피해자에게 내가 잘못했으니 덮자고 한 적도 없다. 통화 내역도 공개할 수 있다”고 했다.

기성용은 작심한 듯 말을 이었다. 기성용은 “제가 여기서 거짓말할 이유가 없다. 그 후배도 중학교 때 피해자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도 중재자로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변호사와 C·D가) 악용하고 있다. 변호사도 ‘이러면 내가 대국민 거짓말쟁이가 된다’면서 연락을 피하고 있다더라”며 “자비는 없다. 모든 것을 총동원해서 진실을 밝히겠다.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재자 강조하며 “10~20년 연락도 안한 친구, 후배들이 도와준다고 한다. 당당하기 때문에 뒤로 숨지 않겠다. 취재진에게도 궁금한게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기성용은 기자회견장을 떠나기 앞서 “저로 인해서 시끄러워진 상황을 미안하게 생각한다. 많은 팬들과 동료, 팀에 죄송하다”며 “일단은 제게 벌어진 일 아닌가.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나는 끝까지 강경하게 대처하겠다. 누구 편에 서달라는게 아니라 객관적인 판단 부탁드린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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