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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딛고 일어선 첫 스프링캠프, 키움 2년차 신준우 “비시즌 테마는 혜성이형 벤치마킹”

키움 내야수 신준우가 지난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과의 연습경기에서 타격하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제공

메이저리거 김하성(26·샌디에이고)의 빈자리는 올시즌 키움의 가장 큰 숙제다. 그 어디서 선수를 찾는다 해도 30홈런, 100타점에 도루도 20개를 넘게 하는 선수는 쉽지 않다. 하지만 키움은 육성에 강점을 보이고 매년 새로운 얼굴들이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기존의 얼굴을 대체했다.

홍원기 감독이 김하성의 자리를 채우는 방법은 여러 번의 연습경기와 두 번의 시범경기를 통해 어느 정도 드러났다. 지난해 내야 유틸리티 백업멤버였던 김혜성이 주전 유격수로 나서면서 새로운 자원을 백업으로 심어놓는 것이다. 일단 현재로서는 올해 2차 1라운드 신인 김휘집(19)과 지난해 입단한 신준우(20)가 있다. 둘은 김혜성과 2루수 서건창의 백업으로 지속적으로 등장하면서 키움 키스톤 콤비의 새로운 세대를 예고하고 있다.

그중 신준우는 스프링캠프와 관련한 기구한 사연이 있다. 지난해 입단해 첫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대만에 갈 예정이었지만 숙소로 들어오다 계단에서 넘어져 무릎을 다쳤다. 출국을 코앞에 둔 때였다. 잰걸음이 중요한 내야수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는 무릎부상이었고 재활에만 6개월 이상이 걸렸다. 결국 입단한 해의 시즌을 통째로 날린 신준우는 10월에서야 겨우 퓨처스리그 한 타석에 들어서 삼진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그런 만큼 2년차의 각오는 남달랐다. 지난해 재활을 하며 까닭 없는 눈물이 쏟아졌던 시련을 딛고 몸만들기에 매달렸다. 교보재는 바로 눈앞에 있었다. 키움의 트레이너들로 하여금 가장 메이저리거의 신체 조성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는 김혜성이었다. 신준우의 새 시즌 테마는 바로 ‘김혜성 벤치마킹’이었다.

신준우는 “(김)혜성이 형이 자기관리에 인상을 깊게 받았다. 치킨도 원래 좋아했지만 형을 따라서 자제하고 있다. 덕분에 체지방을 많이 뺐고 근육량이 올랐다”면서 “키가 큰 편이 아니라 자극을 주면 몸이 더 무거워진다. 힘을 기르고 무릎은 끊임없는 스트레칭으로 부상 방지를 하는 것이 루틴이 됐다”고 말했다.

올해는 덕분에 빠르게 1군 캠프에 적응할 수 있었다. 연습경기 첫 경기였던 지난 5일 한화와의 대전경기에 나와서는 인상적인 호수비를 거푸 선보였다. 대구고 출신인 신준우는 지난 22일 대구 삼성전에서도 김혜성에 이어 유격수로 등장해 고향의 그라운드 위에도 섰다. 일단 한 경기 한 경기 상황에 집중하는데 애쓰고 있다.

신준우는 “(김)하성이 형의 업적이 크기 때문에 당연히 영향이 있다. 그러나 (이)정후 형이 하신 말씀이 기억난다. 각자 그 부분을 나눠서 짊어지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하성이 형 역시 미국 가시기 전 많은 대화는 못 했지만 ‘목표를 크게 갖고,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라’고 하셨던 부분이 인상에 남는다”고 했다.

신준우는 일단 건강한 몸으로 시즌을 나는 것이 목표다. 50경기로 1차 목표를 잡고 올시즌에는 백업으로서 확실한 입지를 다질 생각을 하고 있다. KBO 리그에서 가장 젊은 팀 중 하나에 세대교체도 빠른 구단의 분위기는 동기부여가 된다.

신준우는 “작년 안 다쳤다면 기회를 받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부상으로 대비를 못 하게 됐다. 올해는 다치지 말고 나의 것만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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