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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초점] 횡령·학폭·왕따…분노로 물든 연예계

연예계가 1일 1사건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분노를 소비하는 시대다. 사진 경향신문DB

‘학폭’ ‘횡령’ ‘왕따’ ‘가스라이팅’…

연예계가 1일 1사건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분노를 소비하는 시대다. 미디어와 대중은 특정 연예인의 논란이 불거지면 이에 관련 이슈를 덧붙여 확대 재생산해 소비한다. 해당 논란의 유효기간은 새로운 논란이 이를 덮을 때까지다. ‘학교 폭력’ 같은 사회 문제로 결부될 수 있는 것들도 있다. 반면 일부에서는 지극히 사생활의 영역이거나 당사자들끼리 해결해야 할 문제까지 대중에게 공론화된다는 지적도 있다.

■분노의 시대, 세 가지 관점

대중미디어평론가이자 성균관대학교 박선민 초빙교수는 20일 스포츠경향에 연예계에 부는 논란과 이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을 세 가지 원인을 들어 설명했다. 첫 번째는 ‘SNS 환경’이다. 누구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와 모바일 네트워크를 통해 자유롭게 표현하는 시대다. 즉 SNS의 발달로 인해 정보에 관해서는 누구나 생산자가 될 수 있는 정보의 ‘수평적 위계’가 형성됐다.

박 교수는 “논란이 불거진 특정 연예인에 대해 과거 지인이나 스태프가 그 뒷이야기를 폭로하다보면 정보는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힘을 갖게 된다. 여기에 자극적인 정보가 더 회자되는 SNS의 특성이 더해지면 큰 불이 붙게 되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공정성, 합리성, 알 권리로 무장된 ‘MZ세대의 특성’을 들 수 있다.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불합리한 것을 참지 못하는 MZ세대는 인터넷 여론의 주축이 되고 있다. 과거 피해자가 소위 잘 나가는 연예인에 대한 인성 폭로는 이들의 공정성에 반하게 되어 더욱 분노를 일으킨다.

세 번째는 팬데믹 상황의 여파도 무시할 수 없다. 박 교수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쌓여온 대중의 분노가 한계에 다다랐다. 사람 간 대면이 아닌 온라인 비대면으로 풀어내는 문화가 계속 된다면 이러한 폭로전은 더욱 자극적으로 흘러갈 것”이라 예측했다.

미디어 전문가들은 연예계 흐름이 된 과거사 혹은 사생활 폭로전 속 특정인을 향한 과도한 비난에 부작용을 우려했다. 사진 경향신문DB

■분노에도 ‘흐름’ 있다

대중이 연예계 가십과 논란을 소비되는 일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도 풍문을 통해 연예인 뒷담화는 이뤄져왔다. 요즘은 SNS 폭로를 통해 좀더 구체화된 논란을 접할 뿐이다. 청담하버드심리센터 최명기 원장은 연예인 가십을 대하는 대중 심리에도 ‘유행이 있다’고 말한다.

최 원장은 “과거 미투(성폭력 피해 폭로), 빚투(연예인 가족 채무 폭로)가 있듯 지금은 ‘과거사 폭로’가 대세다. 전체적인 그림으로 연예인 추문을 보면 커다란 흐름이 보인다. 분노는 흐름을 타면 더욱 커지는 양상을 띤다. 만약 똑같은 추문이라도 ‘미투’ 흐름에서 ‘학폭’ 같은 과거사가 터졌다면 분노의 정도는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 설명했다.

김정현과 서예지 과거사 논란에 유독 서예지의 언행이 부각되고 여론이 집중 폭격된 이유도 흐름을 탔기 때문이다. 서예지는 ‘김정현 가스라이팅’은 물론 ‘학폭’ ‘학력’ 의혹도 함께 불거졌다. 게다가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속 캐릭터와 인성 논란이 맞아떨어져 더욱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간 교제설이 불거진 또다른 남자연예인까지 등장했다. 최원장은 “그를 향한 논란은 다채로워졌고 대중의 흐름을 탔기에 당분간 이를 덮을 만한 이슈는 찾기 힘들 것”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흐름이 되느냐 단편적 사건으로 끝나느냐의 문제일 뿐 ‘연예인 논란’ 앞으로도 유행처럼 불거질 것이라 말했다.

미디어 전문가들은 연예계 흐름이 된 과거사 혹은 사생활 폭로전 속 특정인을 향한 과도한 비난에 부작용을 우려했다. 이들은 누구나 발언권이 있으나 진실과 거짓을 검증할 수도, 발언의 책임도 없는 SNS의 한계는 분명 존재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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