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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클럽’들 잇따라 “슈퍼리그 탈퇴”…‘2일 천하’로 막내린 '그들만의 리그'

게티이미지코리아

유럽의 12개 ‘빅클럽’이 참여하려던 슈퍼리그가 출범을 선언한 지 불과 이틀 만에 좌초됐다. 슈퍼리그가 “프로젝트를 재구축하기 위해 가장 적절한 수순을 다시 검토하겠다”며 사실상 리그 중단을 선언했다. ‘그들만의 축구 리그’ 구상이 ‘48시간 천하’로 끝난 셈이다.

슈퍼리그는 21일 “잉글랜드 팀들이 외부의 압박에 의해 탈퇴를 선언했지만 우리는 목표에 대한 확신이 있다. 우선 프로젝트를 재구성하기 위해 가장 적절한 수순을 다시 검토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슈퍼리그가 꼬리를 내린 것은 유럽축구연맹(UEFA) 및 각국 협회·리그 사무국의 반발과 제재 움직임, 참여를 약속한 팀들의 잇단 탈퇴에 밀려 입장을 접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유럽의 빅클럽 12개 팀은 지난 19일 슈퍼리그 창설을 선언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6개팀(리버풀,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날, 토트넘, 첼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개팀(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탈리아 세리에A 3개팀(유벤투스, 인터밀란, AC밀란) 등이다.

슈퍼리그 출범 움직임은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UEFA뿐 아니라 각국 협회와 리그 사무국은 슈퍼리그 참가 선수와 구단에 대한 제재를 경고했다. UEFA가 현재 진행 중인 챔피언스리그에서 4강에 올라 있는 맨시티와 첼시, 레알 마드리드를 즉각 탈락시키는 문제를 검토하고 오는 6월 열리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0)에 슈퍼리그 소속팀 선수 출전을 제한하는 제재를 준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여기에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 칼 하인츠 루메니게 바이에른 뮌헨 CEO 등 축구계 인사들은 물론 각 구단의 레전드, 정치권까지 나서 비난의 메시지를 내놓았다. 현지 축구 팬들도 경기장 주변에서 단체 시위를 벌이면서 슈퍼리그 중단을 촉구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결국 맨시티를 시작으로 프리미어리그 6개 클럽 모두 슈퍼리그에서 탈퇴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21일 “슈퍼리그 창립 멤버인 EPL 6개 클럽 모두가 슈퍼리그에서 탈퇴한다”고 속보로 전했다. 이에 앞서 맨시티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탈퇴를 공식 발표했고, 첼시도 탈퇴를 결정했다. 이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날, 토트넘 리버풀도 일제히 성명서를 내고 슈퍼리그 탈퇴를 발표했다.

슈퍼리그 탈퇴 도미노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유럽 축구전문가인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는 “이탈리아에서 인터 밀란이 탈퇴할 예정이며 AC밀란도 탈퇴 수순 밟기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스페인의 ‘TV3카탈루냐’는 바르셀로나도 슈퍼리그 참가를 보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도 탈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보도했다. 결국 슈퍼리그 창립을 주도한 레알 마드리드와 유벤투스를 제외한 10개 구단이 탈퇴를 선언하면서 리그 자체가 사실상 공중 분해되는 결과를 낳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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