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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TV연구소] ‘마인’ 속 동성 로맨스…진정성일까, 눈요기일까?

tvN 토일극 ‘마인’은 여성 동성 로맨스를 주요 서사로 다루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마인’이 파격적인 동성 로맨스 장면을 그려낸 것을 두고 시청자의 시선이 두 가지로 엇갈리고 있다.

tvN 토일극 ‘마인’은 재벌 효원그룹을 둘러싼 두 며느리가 세상의 편견에서 벗어나 진짜 나의 것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재벌가 출생의 비밀, 미스터리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며 극 초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그중 눈에 띄는 서사는 단연 효원그룹 첫째 며느리 ‘정서현’(김서영 분)의 동성 로맨스 이야기다. ‘마인’ 2화에서 ‘정서현’은 엠마 수녀(예수정 분)을 찾아가 최면으로 과거를 떠올린다.

엠마 수녀는 서현에게 “마음의 문을 옷장이라고 생각하고 열어보라”고 권유했다. 망설이던 서현은 결국 옷장을 열었고 그 속엔 아프면서도 그리운 과거 시절이 담겨 있었다. 그는 곧 화창한 어느 봄날 손을 잡고 뛰어가는 두 여자의 모습을 회상한다. 두 사람의 눈빛에서는 애틋한 감정이 넘쳤고 ‘서현’은 상대방 여자에게 키스를 하며 숨겨뒀던 정체성에 대한 비밀을 드러낸다.

지난 15일 3화 방송에서는 ‘정서현’이 뉴스를 보다 작가 ‘수지 최’(김정화)의 기사에 시선이 머문다. 이내 비서에게 작가의 작품을 구입하라고 지시한다. 이어 ‘정서현’과 ‘수지 최’의 애틋한 과거와 애쩔수 없이 이별을 택해야 하는 회상신으로 전개된다.

성소수자, 특히 여성간 로맨스(GL)가 안방극장 드라마에 주요 캐릭터와 서사로 등장한 사례는 ‘마인’이 처음일 것이다. 앞서 최면 장면에 등장한 ‘옷장’의 의미는 성소수자의 ‘벽장’을 의미한다. 자신의 정체성을 알리는 행위인 ‘커밍아웃’ 역시 ‘Coming out of the closet’이란 말에서 비롯됐다. 최면에 빠진 ‘정서현’이 벽장을 여는 행위는 사회적 관념을 유지하기 위해 닫아두었던 자신의 정체성을 여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안방극장에 본격 등장한 동성간 멜로신을 바라보는 시청자의 시선은 두 가지로 극명하게 갈린다.

먼저 일부 시청자들은 감수성 표현의 자유라는 점에서 “다양한 각도의 성정체성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시도”라며 ‘마인’의 손을 들어줬다.

글로벌 OTT의 붐으로 대중들이 영어권 드라마를 친숙하게 접하는 만큼 다양한 인종, 민족, 종교 그리고 성적 지향을 가진 캐릭터들은 이미 익숙하다. ‘TV 플랫폼이라고 이런 대세 흐름을 터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이들의 의견이다.

게다가 중성적인 매력과 분위기를 가진 배우 김서형과 김정화의 연인 캐스팅은 “대사 없이도 서사가 넘쳐 흐른다”는 열광적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우려를 표하는 의견들도 있다. 이들은 넷플릭스와 0세부터 100세까지 누구나 노출될 수 있는 TV와는 엄연히 다른 미디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 누리꾼은 “아직 정체성 확립이 되지 못한 어린 아이나 청소년에게 다양한 성적 지향을 받아들이게 하는 목적으로 방송하는 거라면 나는 반대하고 싶다”고 의견을 밝혔다.

또한 ‘마인’ 속 동성애 장면을 두고 드라마 흥행을 위한 ‘자극적인 소재’라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한 누리꾼은 “넷플릭스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 PC)’ 정책도 속을 들여다보면 깊은 뜻이라기보다 자극적인 내용 만들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고 있다. ‘마인’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날 선 비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파격 로맨스로 소수자의 진정성 담아낼 것인가, 눈요기에 지나지 않을 것인가, tvN ‘마인’은 매주 토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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