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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라이브] 교체 12분만에 멀티골…이강인이 살아났다

25일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2차전 대한민국 대 루마니아 경기에서 멀티골을 넣은 이강인(오른쪽)이 경기를 마친 뒤 동료의 축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강인(발렌시아)은 지난 22일 열린 뉴질랜드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아무것도 못해보고 후반 14분 교체됐다. 같은날 이강인과 비교되는 일본의 축구 천재 구보 다케후사(레알 마드리드)는 결승골을 터뜨려 일본에 승리를 안겼다.

마음을 가다듬은 이강인은 두 번째 경기에서는 달랐다. 교체로 출전해 뛸 시간이 많지 않았음에도, 멀티골을 작렬하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한국 축구의 미래’ 이강인이 완벽히 부활했다. 이강인은 25일 일본 이바라키 현 가시마 시의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2차전 루마니아와 경기에서 후반 33분 교체 투입된 뒤 12분만에 페널티킥과 왼발 강슛으로 멀티골을 작렬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은 이강인의 활약으로 루마니아를 4-0으로 완파하며 조별리그 첫 승에 성공했다.

한국이 승리하면서 B조는 4팀 모두 1승1패가 됐다. 앞서 온두라스가 뉴질랜드를 3-2로 꺾은 덕분에 만들어진 혼전 양상이다. 다만 골득실에서 +2를 기록한 한국이 온두라스와 뉴질랜드(이상 0), 루마니아(-1)를 모두 앞서 조 1위로 올라섰다. 한국은 오는 28일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온두라스와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최소 조 2위를 확보해 8강에 오르는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뉴질랜드전 패배의 원인을 지나치게 많은 백패스와 횡패스에서 찾은 김 감독은 이날 초공격형 라인업을 짰다. 원톱에 황의조(보르도)를 세우고 2선에 엄원상(광주)과 이동경, 이동준(이상 울산) 등 체력좋고 빠른 선수들을 잔뜩 배치했다. 이들로 하여금 후방이 아닌 상대 진영에서 머물며 강한 압박을 가해 꾸준히 공격을 가하라는 김 감독의 의중이 담겨 있었다.

올림픽 축구대표팀 이강인이 25일 오후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2차전 루마니아와 경기 후반전에 추가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연합뉴스

선수들은 김 감독의 뜻을 이해한 듯 전반 초반부터 강한 압박을 가해 루마니아를 긴장시켰다. 그리고 전반 27분 이동준의 크로스가 상대 수비수를 맞고 들어가며 선제골이 나왔다. 전반 종료 직전에는 루마니아의 미드필더 이온 게오르게가 경고 누적 퇴장까지 당해 수적 우위까지 점했다.

전반을 1-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에도 더욱 공격의 고삐를 당겼고, 후반 14분 이동경의 슈팅이 엄원상을 스쳐 상대 수비를 맞고 골문으로 빨려들어가는 행운이 따라왔다. 그리고 후반 33분 이강인이 교체투입됐다.

이강인은 후반 39분 설영우(울산)가 얻어낸 페널티킥의 키커로 나서 기분좋게 성공시켰다. 이어 후반 45분에는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왼발 슈팅으로 다시 한 번 루마니아의 골망을 갈라 승리를 자축했다.

이강인이 골을 넣은 이날, 일본은 멕시코와 조별리그 A조 2차전을 2-1로 이겼다. 1차전에서 골을 넣은 구보는 이날 역시 선제골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강인과 구보의 싸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일단 오늘은 이강인이 더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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