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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몰빵 중계’ 여자배구 찬밥에 시청자 뿔났다

31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A조 조별리그 한국과 일본의 경기. 경기 내 집중 견제를 받은 한국 김연경이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송사들의 ‘몰빵 중계’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시청률이 잘 나올만한 ‘인기 종목’ 중계에 치우치면서 시청자들의 보편적 시청권을 침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한·일전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둔 여자배구 대표팀의 경기를 제대로 보지 못한 시청자들의 비판이 쏟아진다.

31일 저녁에 도쿄올림픽에 출전 중인 한국 구기 종목 경기가 비슷한 시간대에 열렸다. 야구는 미국과의 예선, 축구는 멕시코와 8강전, 여자 배구는 일본과의 예선 경기가 오후 7~8시에 시작됐다.

3경기 모두 스포츠팬의 관심을 모은 ‘빅매치’였다. 그런데 지상파 3사는 7시에 가장 먼저 시작한 야구 중계를 했다가 8시에 축구로 넘긴 뒤 축구가 패하자 그제서야 뒤늦게 여자배구로 돌리는 편성을 했다. 이 때문에 시청자들은 축구를 제외한 야구와 배구는 제대로 ‘풀경기’ 중계를 볼 수 없었다. 한·일전 배구를 보려는 시청자들은 방송사 온라인 중계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야 했다. 여기에 수십만명의 시청자들이 몰렸다.

방송 3사가 나눠서 한 종목씩 중계를 했더라면 시청자들은 골라서 원하는 경기를 볼 수 있었겠지만 그런 배려는 존재하지 않았다. 앞서 배드민턴 허광희가 세계랭킹 1위 모모타 겐토를 꺾은 경기도 방송사들이 인기종목에 모두 몰리는 바람에 실시간 중계가 되지 않았다.

여자배구 한·일전에서 눈부신 투혼을 펼친 대표팀의 경기를 제대로 보지 못하면서 시청자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방송사 게시판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방송사들의 편성을 비판하는 글이 쏟아진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도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국민의 시청권 보호를 위해 지상파 3사에 순차 편성을 권고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올림픽·아시안게임 등 메인 스포츠 이벤트에서 이런 권고가 나왔지만 방송사들은 시청률에 사로잡혀 ‘몰빵 중계’가 반복되면서 권고를 외면해왔다.

시청자들은 “3사가 짠듯이 꼭 이렇게 해야 하나” “시청자들의 권리는 안중에도 없네” “방통위 권고는 아예 무시를 하네” 등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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