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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연예연구소] 첫 주 방송 ‘지리산’, 극명한 성취와 한계

tvN 주말극 ‘지리산’ 포스터. 사진 tvN

김은희 작가와 전지현의 조합으로 주목받은 하반기 안방극장 최고의 기대작 tvN 주말극 ‘지리산’이 베일을 벗었다. 드라마에는 ‘태양의 후예’ ‘스위트홈’ 등의 이응복 감독도 참여했다. 거기다 300억원이 넘는 제작비로 규모의 위용도 과시했다. 하지만 산은 볕이 센 곳이 있을수록 짙은 그늘을 드리우기도 한다. 작품 방송의 첫 주가 지났지만 작품의 성취만큼이나 약점으로서의 한계 또한 명확했다.

김은희 작가는 ‘싸인’ ‘유령’ ‘시그널’ 등 지상파·케이블의 작품에 이어서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으로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라섰다. 그와 전지현과의 협업은 ‘킹덤:아신전’ 이후 두 번째였다. ‘지리산’에는 전지현 뿐 아니라 ‘킹덤’ 시리즈에 함께 했던 주지훈, 조한철 등이 등장하며 김은희 ‘페르소나’들의 집합소로 눈길을 끌었다.

그가 가진 이야기꾼으로서의 재기는 첫 주 방송이지만 곳곳에서 선보였다. 삶과 죽음의 경계로 여겨지는 지리산의 특수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건들이 추리극처럼 씨줄과 날줄이 돼 얽혔으며 첫 회 막바지에 나온 전지현, 주지훈의 부상 장면이나 2회에서 나온 주지훈의 낯선 모습 등은 머리를 굴려야 볼 수 있는 김은희 작품 특유의 느낌을 살렸다.

게다가 다양한 촬영기법을 통해 지리산의 장쾌한 모습을 담아내며 시각적 스펙타클도 확보했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 뛰는 레인저들의 헌신 역시 기존 드라마에서는 다루지 않은 소재였다.

tvN 주말극 ‘지리산’ 극중 산 속 CG장면이 포함된 방송장면. 사진 tvN 방송화면 캡쳐

그러나 연출의 부분에 있어서는 결함이 곳곳에 엿보였다. 대표적으로 CG와 PPL 부분에서의 문제인데, 1회 중간 이후에 나오는 지리산 장면이 스튜디오 촬영분처럼 너무 인위적인 티가 나 완성도 높은 CG에 익숙한 시청자들의 눈을 거슬리게 했다. PPL 역시 다양한 방식으로 제작비를 조달해야 하는 지상파·케이블 작품의 특징답게 다채롭게 나왔다. 문제는 시청자들이 다양한 OTT 작품을 통해 PPL이 없는 작품들에 나름 익숙해졌다는 부분이다.

거기에 산악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에 맞지 않는 OST의 등장까지, 이야기를 최종적으로 빚어내는 부분에서 제작진은 미처 눈치 채지 못했을 한계가 노출됐다. 300억원이 넘게 투자된 드라마는 일종의 산업이라 첫 주 방송의 반응을 보고 제작사의 주가가 떨어지는 등 시장은 즉시 반응하고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첫 주 방송에서 드러난 성취와 한계다. 회차를 거듭할수록 이 부분이 나아질지, 떨어질지는 제작진의 운용에 달렸다. 명백한 것은 일단 높아진 대중의 눈을 채우는데는 2% 부족한 면을 보였다는 점이다. 김은희-전지현-이응복의 조합은 과연 저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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