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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연예연구소] 전지현·이영애·송혜교의 돈값

배우 이영애, 전지현, 송혜교. 사진|경향DB

국내 시청률만으로 드라마 성패를 판단할 수 있을까.

최근 배우 전지현, 이영애, 송혜교 등 톱배우들의 복귀작인 케이블채널 tvN ‘지리산’, 종합편성채널 JTBC ‘구경이’, SBS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등을 국내 시청률로 옭아매며 스타성과 작품성까지 폄훼시키는 일부 시선들이 있다.

물론 시청률은 대중의 관심도를 반영한다고 해석할 수 있겠지만, 단순히 그 등락만으로 이들의 작품과 톱스타들의 가치를 ‘하락세’ ‘추락’이란 단어에 가두기엔 무리가 있다. 이들의 이른바 ‘돈값’을 논하기 위해선 시청률과 코로나19 시국 속 드라마 산업 전반의 이해가 필요하다.

과거 시청률에 연연했던 건 TV광고수익으로 직결됐기 때문이다. 시청률의 하락은 곧 제작비 수급에 영향을 미치기에 드라마 성적의 아주 중요한 지표가 됐다.

하지만 팬데믹과 ‘위드 코로나’ 시기를 겪으며 시청 패턴이 180도 달라진 지금, 시청률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져야 한다. 단순히 드라마 제작 성공과 실패의 잣대로 쓰기엔 적절치 않다.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플랫폼이 늘어나고 숏폼, 미드폼 등 다양한 형태의 웹 콘텐츠가 쏟아지면서 정해진 시간에 TV 앞에서 기다리는 이른바 ‘본방사수’라는 개념은 사라지고 있다. 특히 젊은층들은 광고 없이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넷플릭스나 ‘몰아보기’ 영상 등으로 작품을 소비하고 있고, 때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여건에 맞춰 보는 추세라 시청률 뿐만 아니라 ‘화제성’ 등 다양한 면이 고려되어야 한다.

tvN ‘지리산’, JTBC ‘구경이’, SBS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한 장면.

제작비 회수의 통로도 보다 더 다양해졌다. 특히 전지현, 이영애, 송혜교와 같은 톱배우들은 한류를 이끈 스타로서 그 이름만으로도 해외선판매 100%를 달성하기 때문에 단지 ‘돈값’으로만 따져도 이미 제 구실을 한 셈이다.

제작사 키이스트 박성혜 대표는 ‘스포츠경향’과 통화에서 “세 사람은 한류스타로서, 이들의 작품은 해외 어디든지 판매가 된다. 그래서 제작하기 어려운 사이즈의 작품들도 제작 가능하게 하는 면이 있다. 기존 방송사에서 볼 수 없는 장르나 시도도 이들 배우들의 세일즈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며 “OTT로 높아진 대중의 눈높이를 드라마 제작 현실이 따라갈 수 있었던 건 세 배우 같은 톱배우들이 힘있게 견인해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해외 곳곳에서 높은 관심을 받는 것엔 이들의 후광도 한몫한다. ‘지리산’의 경우 공개 직후 해외플랫폼에서 영상 조회수 1위를 달성했고, 영상 콘텐츠 정보를 제공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사이트 IMDb에선 올해 가장 인기 있는 한국 드라마 순위 5위에 올랐다. 이용자들의 평점 또한 8.6점으로 높은 점수다.

또한 미국 포브스는 “‘지리산’는 빼어난 자연경관과 함께 스릴 넘치는 구출 장면과 장르를 넘나드는 미스터리한 뒷이야기를 선사한다”며 주연을 맡은 전지현과 인터뷰까지 진행하는 등 집중조명하기도 했다.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역시 동영상 플랫폼 ViKi에서 유럽, 남미, 북미, 인도, 오세아니아까지 5대 시장에서 1위를 석권했고, 글로벌 서비스를 하는 Viu 채널에서도 홍콩, 태국 등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톱스타들의 저력이 통한 셈이다.

또 다른 드라마 관계자는 “그 배우들을 캐스팅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다. 제작비 이상의 수익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드라마 제작 역시 수익성을 무시할 수 없는데, 들인 돈의 몇 배 이상으로 수익을 창출해내니 그 이름값을 인정하게 될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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