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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이 지구까지 살린다고?”…비건 리셋 캠페인→지구 리셋

비건(Vegan)이 우리 몸을 촉촉하게 한다.

‘한국고기없는월요일’은 생명다양성재단,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와 함께 새해를 맞아 1월 한 달 간, 채식을 독려하는 비건리셋2022(Vegan Reset 2022)를 진행한다. 이 캠페인은 최근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협하는 원인으로 떠오른 코로나19과 같은 전염병 팬데믹과 기후변화 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부조리한 식량시스템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됐다.

현재의 식량 시스템은, 우리가 음식을 소비할수록 기아인구를 늘리고, 3명 중 1명꼴로 영양실조에 걸리게 만든다.

특히 지나친 육류소비는 심각한 기후위기를 초래하는데, 매 6초당 축구장 크기만큼 사라지고 있는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의 80%가 축산업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4분 1 이상을 차지하는데, 전 세계 농경지의 76%가 동물사육을 위해 사용되고 있으며, 이는 또한 심각한 음식물쓰레기 문제와도 연관된다. 우리나라에서 배출되는 음식물쓰레기 양은 하루 1만 4300톤으로 이중 가축 분뇨는 무려 14만톤에 달한다. 가축분뇨에서 발생하는 질소는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키고, 하천으로 흘러들어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또한 심각한 온실가스 배출원이기도 하다.

2021년 유엔이 발간한 음식물쓰레기 인덱스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일 년 동안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의 양은 약 10억톤으로 40톤짜리 트럭 2,300만 대 분량으로 지구를 7바퀴 돌 수 있는 양이다. 이제 음식생산 방식과 소비방식을 급격히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19년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마이클 클락(Michael Clark) 박사는 15가지 음식의 건강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는데 과일, 채소, 콩, 통곡물을 먹을수록 질병으로부터 안전하고, 기후와 수자원을 보호하는 데 가장 적합한 반면, 붉은색 고기와 가공육을 먹는 것은 건강과 환경에 매우 치명적이라고 발표했다. 산업생태학 저널에 실린 연구(2014)에 따르면 ‘소고기 브리또’ 1인분의 온실가스 배출량(gCO2-eq. 모든 종류의 온실가스를 CO2로 환산한 단위)은 2257인 반면 ‘야채 브리또’는 501에 불과하다. 동일한 메뉴에서 식재료를 야채로 바꾸기만 해도 온실가스를 4~5배가량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식재료별 온실가스 배출 순위는 소고기> 치즈> 돼지고기 > 닭, 오리> 계란 > 우유 > 쌀 > 콩류> 당근> 감자 순으로 우리가 식단에서 육류와 유제품을 제외할 경우는 개인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66.5%를 감축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른바 저탄소식단(Low carbon diet)이란 식품의 생산, 포장, 가공, 운송, 조리 과정과 음식물 쓰레기로부터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최소화하는 식단을 말한다. 동물성 단백질보다는 식물성 단백질을 선택하고 유기농으로 생산된 제철 먹거리를 선택하며, 농장에서 식탁까지의 이동거리가 짧은 지역 먹거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 요소이다.그런 의미에서 비건식단은 기후변화시대의 효율적인 온실가스감축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의하면, 지난 한 해 식탁 위 고기반찬이 되기 위해 잔인하게 도살된 축산동물은 10억 마리 이상이다. 비위생적인 밀집사육방식의 축산환경과 과도한 항생제사용으로 인해 면역력이 현저히 저하된 동물들을 과도하게 소비하는 먹거리문화는 각종 염증성질환, 심혈관계질환, 대사증후군와 암발병률을 높이는 원인이 되고 있을 뿐 아니라, 토지사용 방식의 효율성을 떨어뜨려 식량부족을 부추기고 있다.

2050년 100억 인구에 육박하는 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류전체가 식단을 급격하게 바꾸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16개국 37명의 과학자들이 모여 ‘인류세식단(EAT Lancet Commission Summery Report- The Planetary Health Diet)을 발표했다. 2019년 초에 발표된 이 보고서에서는 가장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이끄는 심혈관계질환의 가장 큰 원인이 동물성단백질 섭취와 연관되며, 인류 전체가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엄격하게 제한하는 대신 콩, 아몬드와 같은 식물기반한 식단으로부터 단백질(Plant-based Protein)을 섭취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과일과 채소, 통곡류를 위주로 식단을 구성하되, 경우에 따라 약간의 육류, 생선, 유제품을 추가하는 플렉시테리언 (Flexitarian)의 식단을 추천했다. 최근 미국, 캐나다, 유럽연합 선진국들의 국가별 식단가이드들도 통곡류와 다양한 채소과일, 섬유질을 강조하고, 붉은 고기와 당분류(정제탄수화물)를 제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매년 1월 한 달 동안 사람들이 완전 채식에 도전하도록 장려하는 ‘비게뉴어리(Veganuary) 챌린지 캠페인을 2014년부터 시작했는데, 해마다 참여 인원이 두 배 이상 늘어나 2021년 1월에는 58만2500여 명이 1월 한 달 동안 비건 채식에 도전했다. 2019년 워싱턴포스트는 비게뉴어리를 보도하면서 참가자의 46%가 건강상의 이유로, 34%가 동물 학대를 방지하기 위하여, 12%가 기후위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참가자의 82%가 생각보다 비건 채식이 어렵지 않고 쉬웠으며, 67%는 한 달 채식으로 인하여 건강을 회복했고, 또한 86%는 채식에 대하여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었다고 대답했다.

비건리셋2022를 기획한 이현주 추진위원장은 “이제 채식도 엄격한 잣대로 접근하기보다는 다양한 방식으로, 다양한 이유와 과정을 통해 선택될 수 있는 다양성의 시대가 되었다. 비건리셋2022는 완전한 채식인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비건채식을 지향하되 참여자 개개인이 지속 가능하게 실천할 수 있는 채식 유형을 선택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매년 새해 첫 달, 정월은 묵은해의 기운을 정화시키고 보다 맑은 몸과 마음으로 한 해를 시작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동물들을 살생하지 않고, 정화된 음식과 이타적인 마음을 통하여 지구공동체와 다른 생명의 안녕을 기원하는 한 달 간의 간헐적 채식, 비건리셋2022를 보다 많은 분들이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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