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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의 바다’ 공유, “처음부터 호불호 예상…인간 존엄에 대한 드라마, ”

공유. 사진 넷플릭스 제공

배우 공유는 아직 결혼하지 않았다. 당연히 딸도 없다. 그런 그가 부성애를 표현하는데 탁월하다.

영화 ‘용의자’의 지동철이 그렇고 ‘부산행’의 서석우가 그렇다. 넷플릭스 ‘고요의 바다’에서 딸을 살리기 위해 달로 떠나는 탐사 대장 한윤재 또한 그렇다.

황폐해진 근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특수 임무를 받고 달에 버려진 연구기지로 떠난 정예 대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고요의 바다’에서 열연한 공유를 최근 온라인 비대면으로 만났다.

지동철은 딸의 복수를 위해 처절한 몸부림을 하고, 서석우는 이혼한 아내에게 딸을 데려다주기 위해 부산행 열차에 몸을 싣는다. 딸은 지동철과 서석우에게 있어서 삶의 동기다. ‘고요의 바다’에서도 그렇다. 윤재는 아픈 딸의 치료를 위해 달로 떠난다.

부성애를 표현하는 장면은 짧은 순간이다. 하지만 없어서는 안될 장면이다. 병상에 누운 딸을 보며 절제된 감정으로 부성애를 관객에게 전달한다. 딸을 위해 그 어떤 것이라도 할 수 있지만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다.

공유는 “내가 윤재라면 베니핏이 있다면 간다. 베니핏이 없으면 고민할 것이다. 확실한 베니핏이 있다면 내 자식을 살리기 위해 가야할 것 같다. 윤재처럼”이라고 말했다.

‘고요의 바다’는 근미래 지구의 디스토피아적인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 파괴된 환경으로 인해 물을 등급제로 배급한다. 물을 물쓰듯하는 세상은 끝이 났다. 윤재의 미션은 달에 있는 발해기지에서 나라를, 더 나아가 인류를 구원할 물질 샘플을 가져오는 것이다.

겉으로는 SF장르를 차용했지만 환경과 인간에 대한 물음을 던진 작품이다. 환경 파괴로 인해 생존마저 위협받는 인간, 그 위기를 타계하기 위해 인간의 존엄마저 무시해도 되는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러한 이유로 ‘고요의 바다’의 평가가 엇갈린다.

공유는 “장르때문에 이 작품을 시작하면서부터 호불호가 갈릴 거라 생각했다. SF장르라는 것 때문에 다양한 관점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광활한 우주를 배경을 다이내믹한 장면을 기대했던 사람들이 다소 부정적인 관점으로 보는 것을 이해한다. 하지만 ‘고요의 바다’는 애초부터 그런 작품이 아니었다. 공상과학물이지만 철학과 신념에 관한 인문학적인 작품이다. ‘고요의 바다’는 SF장르의 발전 가능성을 열어줬고, 의미있는 첫 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작품에 참여한 입장에서 보면 아쉬움이 안 남으면 거짓말이다. 개인적으로 만족하는 부분도 있다. 어떻게 보면 불모지나 다름 없었던 한국의 SF장르에 있어서(우리의)시도는 훌륭한 첫걸음이었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관점으로 봐주는데 그만큼 관심도가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감사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공유. 사진 넷플릭스 제공

과학의 발전으로 인간은 더 나은 삶을 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과학의 발전으로 환경이 파괴되면서 인간의 삶은 더 피폐해지고 있다. ‘고요의 바다’는 파괴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른 인간을 희생해도 되는가라는 원초적인 질문을 던진다. 인간의 윤리는 인간이 만들어내고 지켜야할 선을 만들었다. 그 선을 지키고자하는 자와 넘으려는 자의 갈등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공유는 “환경에 대한 생각은 확실히 경각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됐다. 아이러니하게도 기술과 과학의 발달이 환경을 오염시키는 것 같다. 어떤 것은 인류의 희망이 될 수도 있고 금단의 열매가 될 수도 있다. 양면적인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인류 희망이고 미래일 수 있지만 금단의 열매일 수도 있다는 모호한 지점이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말했다.

공유는 작품에 참여한 뒤 느낀 점을 솔직히 밝혔다.

“개인적으로 필요한 건 ‘어떤 자세로 삶을 살아가야 할지’예요. 불특정 다수가 맞다고 하는 것에 우르르 몰려다니는 것보다 개인의 확실한 철학과 신념을 갖고 살아야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송지안 박사와 한윤재가 부딪치는 게 선과 악이 아니예요. 그래서 가슴 아픈 거죠. 선과 선의 대결이 더 가슴 아프지만 끊임없이 그런 갈등과 함께 나아가야 한다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그런 고민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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