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스경연예연구소] ‘연기돌’ 전성시대, 하지만 평가는 반반

KBS2 월화극 ‘꽃 피면 달 생각하고’에 강로서 역으로 출연 중인 혜리. 사진 스포츠경향DB

2000년대 중반 이후 안방극장에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고 있는 신인 배우군의 대부분은 가수 출신으로 자리가 잡혔다. 특히 2000년대 중반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아이돌 가수들에서 배우 유망주가 거듭 발굴되고 있다. 이미 아이돌 가수 활동을 어느 정도 한 후 완전히 배우로 직군을 전환한 경우가 있는가 하면, 활동을 하면서도 배우를 겸하는 아이돌 가수들을 흔히 볼 수 있다.

현재 방송 중인 작품에서도 특히 아이돌 가수 출신 배우들은 흔히 볼 수 있다. 월화극에서는 KBS2 ‘꽃 피면 달 생각하고’의 강로서 역 혜리가 걸스데이 출신, 한애진 역 강미나가 I.O.I와 구구단을 거쳤다. tvN ‘고스트닥터’에도 많다. 솔로가수로 알려졌지만 그룹 팬클럽 출신인 정지훈과 애프터스쿨 출신의 유이, 에이핑크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손나은이 출연한다.

수목극과 주말에도 있다. KBS2 월화극 ‘학교 2021’에 출연 중인 김요한이 그룹 위아이 출신의 현역 아이돌이고, tvN 주말극 ‘불가살’에는 헬로비너스 출신 권나라와 현역 아이돌 업텐션의 김우석이 출연 중이다. 그밖에도 JTBC 주말극 ‘설강화’의 지수, SBS 일요극 ‘너의 밤이 되어줄게’에는 아이돌 밴드의 멤버로 유키스 출신 이준영, 뉴이스트 김종현, 워너원 출신 윤지성 등이 등장한다.

JTBC 주말극 ‘설강화’에서 은영로 역을 연기 중인 지수. 사진 스포츠경향DB

하지만 아이돌 가수 출신 배우들에 대한 연기평가는 갈린다. 대표적인 것이 혜리와 지수인데, 혜리는 이번 ‘꽃 피면 달 생각하고’에서도 사극과는 맞지 않는 연기톤으로 몰입을 방해하고 있다. ‘응답하라 1988’이나 ‘청일전자 미쓰리’ 등 근과거를 다룬 작품에서는 연기가 살지만 영화 ‘물괴’에서 보여준 사극과의 부조화는 이번 작품에서도 도드라진다. 지수 역시 발성이나 발음 등 아직은 배우의 기본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에서 보완해야 할 점이 많음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MBC 드라마의 자존심을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 ‘옷소매 붉은 끝동’의 이준호, 첫 1, 2회에서 코믹과 감정연기를 고루 선보인 정지훈이나 혜리와 함께 출연하지만 모나지 않은 연기력을 보이는 강미나 그리고 ‘고스트닥터’의 손나은 등은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연기력을 보이고 있다.

tvN 월화극 ‘고스트닥터’에서 오수정 역을 연기 중인 손나은. 사진 tvN 방송화면 캡쳐

이는 아이돌 가수 출신 배우들의 성장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로 보이기도 한다. 아이돌 가수의 경우 혜리나 지수의 경우처럼 첫 작품부터 비중있는 배역에 캐스팅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연기력이 성장할 여유가 없이 부담감이 큰 연기를 한다. 초반 연기력 논란을 겪었던 이들도 시간이 갈수록 안착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이는 개인의 역량이라기보다는 이름값에 너무 편하게 기대려 한 기획력의 문제로 봐야할지도 모른다.

2022년 OTT를 비롯해 드라마의 수요는 더욱 늘고 있어 아이돌 가수들의 연기 진출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연기에 진입하는 가수들에 한해서는 역량에 맞는 캐스팅을 통해 조심스럽게 배우를 길러내는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