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스경연예연구소] ‘유강신’ 15년 천하 깨질까…예능MC 판도 흔들린다

방송인 전현무. 사진 스포츠경향DB

지난해 연말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에서 실시한 ‘올해의 인물’ 조사 예능인 분야에서 유재석이 10년 연속 1위에 올랐다. 2위는 강호동, 3위는 박나래, 4위는 신동엽이었다. 매년 그 순위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자리잡기 시작한 대한민국 예능 MC ‘톱3’로 불리는 이른바 ‘유강신’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의 자리를 굳건했던 셈이다.

그런데 갤럽에서 함께 발표한 지난 15년 동안의 추이를 보면 ‘톱3’의 장기집권이 계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유재석과 강호동은 15년 전인 2007년 조사에서도 나란히 1, 2위에 올랐다. 이수근, 박명수, 김병만, 김준현, 이국주 등의 이름들이 그동안 5위권에 오르내렸지만 긴 시간 힘을 받지는 못했고 2017년부터 5위권에 오른 신동엽이 다시 3강 체제를 구축했다.

예능의 유행은 매년 바뀌고 다양한 장르들이 오고가지만 예능계만큼 세대교체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곳이 없다. 물론 세 명의 MC가 부단히 자신을 혁신하고 변화하는 예능의 흐름에 자신을 맞춰온 공로도 있지만 그만큼 오랜기간 새 얼굴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은 자연스럽게 활력의 저하로 이어진다. 이는 OTT채널의 직격탄을 받은 드라마와 다르게 예능에서는 OTT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전반적인 시청률이 하락하는 원인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방송인 장도연. 사진 스포츠경향DB

그렇다면 새해 예능인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이는 누구일까. 최근 몇 년 높은 순위를 기록한 박나래는 지난해 많은 구설로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그리고 ‘나 혼자 산다’ 1인 MC체제를 거치며 한계를 드러내 전현무가 돌아오는 수순이 이어지기도 했다. 전현무는 1970년대 후반, 1980년대 초반으로 이어지는 ‘3말4초’의 나이대 MC들 중 가장 도드라지는 행보를 보인다. ‘나 혼자 산다’나 ‘전지적 참견시점’ 등 관찰예능 뿐 아니라 스튜디오 토크 그리고 ‘슈퍼밴드’ ‘풍류대장’ 등 쇼 프로그램 MC로도 강점을 보인다. 최근 ‘나 혼자 산다’에서 MC로서의 역할고정에 갈증을 갖고 더 큰 활약을 예고한 것도 호재다.

여성 예능인 중에서는 장도연의 약진이 눈에 띈다. 실제 장도연은 지난해 갤럽조사에서도 박나래, 이영자(7위)에 이어 9위로 여성 예능인 중 세 번째로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공개 코미디로 오랜기간 익혀온 순발력과 캐릭터 소화력에 최근에는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를 통해 스튜디오 토크,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를 통해 이야기꾼으로서의 역량도 증명했다. 개그무대에서와는 달리 예능에서는 편안한 진행을 추구한다는 점도 어느 프로그램과 잘 어울릴 수 있다.

방송인 문세윤. 사진 KBS

최근 급상승 중인 예능인은 문세윤이다. KBS2 ‘1박2일 시즌4’에서 활약을 바탕으로 지난해 KBS 연예대상을 수상했다. 갤럽조사에서도 1.5%의 지지를 받아 10위권 바깥 예능인 중 1% 이상의 지지로 유의미한 결과를 냈다.

문세윤의 장점은 다양한 상황에도 자신만의 캐릭터를 빠르게 찾아내는 순발력이다. 게다가 부드럽게 주변을 아우르고 개인기가 많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아직 단독 MC로서 프로그램을 이끄는 역할을 해보지 않았다는 것은 약점으로 꼽힌다. 이미 ‘맛있는 녀석들’에서는 메인MC급으로 떠오른 그가 새해 얼마나 많은 프로그램에서 활약할지가 그의 성장을 지켜보는 포인트가 된다.

양세형이나 홍현희, 양세찬, 붐, 조세호 등의 후보군이나 이들이 아닌 곳에서 깜짝 스타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올해가 정리될 때쯤 예능판도는 어떻게 바뀌어있을지, 그 변화를 지켜보는 일이 올해 방송가 전체의 관심사가 됐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