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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태종이방원’ 현실된 동물학대, KBS 결국 피고발

KBS1 ‘태종 이방원’ 제작진이 촬영 과정에서 낙마신에 동원된 말이 결국 죽은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KBS1 방송 화면

KBS1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중 동물학대 논란이 일었던 해당 말이 결국 죽은 것으로 알려져 각계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동물권단체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는 20일 “KBS와 면담을 확정한 상태로 사고 현장에 대한 대략적인 사실관계를 확인받았다”며 “면담을 진행해 동물학대 방지 가이드라인과 관련해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말의 안전이나 건강 여부 확인이 우선이었으나, 말이 죽은 것으로 확인됐으니 향후 예방에 더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라며 “이번 일을 진행하면서 방송사의 잔인함에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KBS는 이날 입장을 내고 낙마 촬영신에 동원된 말이 결국 죽은 사실을 시인했다.

KBS는 “사고 직후 말이 스스로 일어났고 외견상 부상이 없다는 점을 확인한 뒤 말을 돌려보냈으나 촬영 후 1주일쯤 뒤 말이 죽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했다.

동물자유연대는 ‘태종이방원’ 촬영에 동원된 말이 낙마신을 위해 줄에 묶인 채 땅에 고꾸라지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해 파장이 일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낙마 촬영에 동원된 말이 줄에 묶여 땅에 머리 부위부터 고꾸라지는 모습이 담긴 영상은 대중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해당 말이 죽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은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동물권단체 카라는 KBS를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고발한 상태다. 카라 관계자는 “동물보호법 위반(동물학대 등의 금지)으로 고발장을 제출했고, 사건 당시 사실관계에 대해 문의를 넣었다”며 “이와함께 꾸준히 강조해온 동물학대 금지 가이드라인에 대한 대책도 요구했다”고 했다.

또한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에서 동물을 소품처럼 다루는 악습을 이어오다 결국 죽이기까지 했다”며 “동물학대 방지 가이드라인이 지켜져야 하는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KBS의 해명 입장에 대한 전문가의 지적도 이어졌다.

낙마촬영의 경우 스턴트신 가운데서도 가장 위험한 촬영에 속한다. 이 때문에 낙하하는 지점에 카메라가 노출되지 않는 선에서 안전장치를 설치해 사고에 대비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영상에서 별도의 안전장치는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태종 이방원’ 촬영에 참여한 스태프에 따르면 해당 낙마 촬영 당시 스태프만이 옷 안에 입을 수 있는 간소한 안전장치를 착용했을 뿐 별도의 조치는 없었다.

이뿐만 아니라 방송·제작사가 촬영을 위해 말을 임대할 시 ‘촬영 중 말이 죽거나 부상당할 경우, 비용을 청구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걸어 이를 거부할 경우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촬영에 동원되는 동물을 단순 소품보다 못한 취급으로 계약을 하고 이 때문에 방송 촬영장에서 생명경시 풍토가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촬영 중 말이 죽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며 “이는 방송·제작사의 명백한 갑질”이라고 했다.

최인영 러브펫동물병원 수의사는 “정확한 사인은 부검을 해봐야 알 수 있겠지만, 사고 당시 두부 충격으로 인한 뇌진탕·뇌손상, 목부위 경추손상이나 척추질환 등이 직접적인 죽음의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말 자체가 매우 예민한 동물로, 외상 후 스트레스로 인해 죽음을 맞이했을 수 있고, 애초에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KBS는 이번 입장에서 “다시는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다른 방식의 촬영과 표현 방법을 찾도록 하겠다”며 “각종 촬영 현장에서 동물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는 방법을 관련 단체와 전문가들의 조언과 협조로 찾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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