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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베이징] 우여곡절 끝에 세번째 올림픽, 그리고 대표팀의 맏언니…김아랑 “감동드리고 싶어요”

2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실시된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대표팀 공식 훈련에서 김아랑이 트랙을 돌고 있다. 베이징 | 연합뉴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스타덤에 올랐던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김아랑(27·고양시청)은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대표팀의 ‘얼굴’이 됐다.

대한체육회는 지난달 31일 개회식에서 태극기를 들고 입장할 선수가 스피드스케이팅 김민선(의정부시청)에서 김아랑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김아랑은 통산 3번째 동계올림픽에 출전한다. 2014년 소치 대회, 2018년 평창 대회에서 여자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특히 평창 대회에서는 환하게 미소를 짓는 모습이 중계에 잡히면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베이징 무대를 밟기 전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쇼트트랙 대표팀 전체를 뒤흔들뻔 했던 심석희 논란이 김아랑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0월 심석희가 평창 대회에서 동료와 코치들을 험담했던 내용이 알려졌다. 최민정(성남시청)은 물론 김아랑에 관한 내용도 담겨있었다. 이 여파로 대표팀 선발전 1위를 했던 심석희는 결국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대표팀 엔트리가 확정되기 전까지 김아랑의 출전 종목이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았다. 선발전 3위를 기록했던 김지유(경기 일반)가 부상의 여파로 올림픽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그 결과 선발전 5위였던 김아랑이 단체전은 물론 개인전까지 출전하게 됐다.

맘고생을 적지 않게 했던 김아랑은 대표팀 공식 훈련 이틀째 되는 날 미디어 앞에 어렵게 나섰다.

김아랑은 “같은 고양시청 소속인 곽윤기 선수와 나는 둘다 세번째 올림픽이다. 나에게도 잊지 못할 소중한 올림픽이 될 것 같다”며 “기수로 나서는만큼 첫번째의 좋은 기운을 마지막까지도 가져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덤덤하게 말을 이어간 김아랑은 ‘맏언니’로서의 부담감도 없다고 했다. 그는 “최민정, 이유빈 선수도 평창을 경험했기 때문에 그 선수들이 옆에서 도와줘서 나 혼자 맡아야된다는 점은 없어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간 훈련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잠시 울컥하며 답변을 한동안 이어가지 못했다. 김아랑은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많이 어렵고 혼란스러웠다”며 입을 연 뒤 “여러모로 힘든 일이 있었는데 오히려 너무 많은 일들이 있다보니까 할 수 있는 하나에만 집중을 하자고 해서 훈련을 했다. 갑작스러운 개인전 출전 종목이지만 지금까지 꾸준히 준비를 해왔기에 많이 흔들리지 않았다”고 이어나갔다.

힘든 시간을 보낸만큼 김아랑은 더 단단해졌다. 이번 대회를 향해서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는 “빙질은 월드컵에서도 경험해봤는데 속도가 잘 난다는 빙질이다. 어떻게 안 넘어지고 버틸 수 있는지 고민을 많이 하면서 훈련 중이라서 크게 신경 쓰일 부분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하루하루 달라지는 빙질 컨디션에 대해서는 “어느 링크장을 가더라도 경기가 다가올수록 빙질이 좋아진다는 경험을 해서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고 내다봤다.

쇼트트랙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획득이 기대되는 유일한 종목이다. 대한체육회는 코로나19로 인한 훈련 환경과 여러가지 요인을 고려해 금 1~2개와 종합 15위를 목표로 잡았다. 김아랑은 메달 이상의 감동을 안겨주고 싶다. 그는 “이번 시즌을 준비하면서 정말 여러가지 힘든 일이 많이 있었는데 마지막에는, 결국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냈다’라는 말을 스스로에게는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도 듣고 싶다. 모든 분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올림픽이 됐으면 좋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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