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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연극 ‘저기요..’ 김소혜 “사랑으로 꽉 채운 채인, 연기로 꽉 채운 첫 연극”

연극 ‘저기요’에 연극 ‘저기요’에 주연 배우로 출연 중인 ‘프로듀스 101’ 그룹 아이오아이 출신 배우 김소혜가 지난달 26일 서울 대학로 알과핵 소극장에서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지윤 선임기자

여전히 ‘제자리’다. 그런데 ‘쟤자리’일지도.

지난 2016년 5월4일 스포츠라이트는 강렬했다. ‘아이오아이’는 그렇게 세상에 나왔다. 그 중 김소혜는 얻은 만큼 잃은 것도 많았다. 초반 탈락을 딛고 프로젝트 그룹의 최대 수혜자가 됐으니, ‘캔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극 ‘저기요’에 주연 배우로 출연 중인 ‘프로듀스 101’ 그룹 아이오아이 출신 배우 김소혜가 지난달 26일 서울 대학로 알과핵 소극장에서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지윤 선임기자

그런데 그의 무대는 또다시 ‘언더그라운드’다. 수많은 토너먼트를 딛고 오른 ‘온더그라운드’는 빛을 잃었다. 발버둥 치는 소녀에게, 세상의 시험대는 고약하기만 했다. 연예계 데뷔 2000일이 지난 김소혜를 ‘반지하’에서 다시 만났다. “‘저기요..’ 소혜씨? 지금 거기서 뭐 하세요.”

■“괴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연극 ‘저기요’에 연극 ‘저기요’에 주연 배우로 출연 중인 ‘프로듀스 101’ 그룹 아이오아이 출신 배우 김소혜가 지난달 26일 서울 대학로 알과핵 소극장에서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지윤 선임기자

서울 대학로 ‘알과 핵’ 소극장에서 청춘의 사랑을 그린 연극 ‘저기요..’가 오는 13일까지 공연 중이다.

이 연극은 채인과 해라의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18~30세를 관통하는 채인의 사랑 이야기가 연극에 오롯하다. 김소혜가 채인 역을 맡았다. 그의 사랑 역시 오디션을 빼닮았다. 그의 절친 해라도 채인의 옆에서 끊임없이 그녀와 사랑을 경쟁한다. 그 때 누구나 그랬던 것처럼.

연극 개막에 앞서 지난 달 26일 만난 김소혜는, 그동안 뒷걸음질로 주눅이나 들지 않았을 까 걱정했지만, 여전히 해맑다. 그의 연예 인생(?)을 혀 끌끌 차며 안타깝게 바라봤던 기자의 노심초사가 머쓱해 질 정도다.

“항상 부족한 것을 채운다는 생각이에요. 이번 연극을 통해 연기력을 꽉꽉 채웠으면 합니다.”

마음을 비웠다기보다, 연기를 채우고 싶은 욕심에 소극장 연기에 도전한 그다. 연극 ‘저기요..’는 어깨 힘을 쫙 빼고 사랑만을 담았다. 여느 작품들처럼 청춘의 사랑에 시대적 소명 의식을 담는 경건함은 없다. 그저 청춘이 사랑을 통해 어떻게 성장하는 지, 좌충우돌 파노라마가 이 연극을 통해 펼쳐진다.

여섯 청춘의 유쾌하고 풋풋한 사랑 이야기을 담은 연극 ‘저기요’의 출연진들이 지난달 26일 서울 대학로 알과핵 소극장에서 상연에 앞서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정지윤 선임기자

채인의 첫 사랑은 ‘고딩 얼짱’ 지혁이다. 사랑이야기에 감초가 빠질 수 없다. 그들의 사랑에 해라가 끼어들면서 ‘현실’ 삼각 관계가 발목을 잡는다. 채인의 두 번째 사랑인 ‘교회오빠’ 주일은 어떨까. 아뿔싸, 그 놈 역시 해라의 짝사랑이다. 청춘에게 사랑은 카오스다. 어디로 튈 지 모른다.

어른들의 사랑이라고 그 때 채인과 다르지 않았다. 사랑이 교과서라면 그 역시 밋밋하다. 그렇게 채인을 태운 사랑 열차는 롤러코스터가 된다. 이제 채인의 세 번째 사랑이다. 사랑함에 세심한 탓일까, 채인과 복학생 지후가 마주본다. 거기까지, 감춰진 스포일러에 드라마가 숨어 있다. 그렇게 채인은 어른이 된다.

“‘저기요..’ 김소혜의 연극 ‘저기요..’가 그가 걸어온 몇 년간의 여정에 대한 오마주 같아요.”

‘아이오아이’를 사랑했지만, 김소혜는 그 사랑을 이어갈 수 없었다. 스스로 헤쳐가려는 데도, 세상의 난관은 만만한 것은 없더라. 축배를 알기도 전에 좌절을 먼저 배울 때도 있다. 이후 이어진 김소혜의 사랑 역시 숱하게 그의 마음만 빼앗았을 뿐이다.

희비쌍곡선은 천상에서 나락을 경험케 하듯, 나락에 해뜰날을 드리울 때도 있다. 오늘 연극 무대에 오른 김소혜는 요란한 스포트라이트 보다 평온한 그린라이트를 켰다. 팬덤의 야광봉보다 팬데믹에 듬성듬성 빈 지하 객석이지만, 관객의 눈빛에서 감동받는다. 이제 ‘연기자’ 김소혜는 그가 갈 길을 찾았다.

■“참고 참고 또 참지 울긴 왜 울어”

연극 ‘저기요’에 주연 배우로 출연 중인 ‘프로듀스 101’ 그룹 아이오아이 출신 배우 김소혜가 지난달 26일 서울 대학로 알과핵 소극장에서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지윤 선임기자

스스로 소심하다 말하는 김소혜는, 스스로 부족하다는 겸손함도 잊지 않는다. 그런 탓인지 “열심히”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그의 연예 활동에 악재가 많았던 만큼, 고난의 행군에 보이지 않는 버팀목이 있음도 모르지 않는다.

“팬들에게 미안해요.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음에도 응원의 목소리는 언제나 쩌렁쩌렁한 것 같아요. 팬들에게 환한 웃음을 주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하렵니다.”

노력하는 자에게 냉혹한 철옹성이라도 난공불락은 아닐 터. 김소혜의 최근 필모그래피에 팬들의 박수가 이어지고 있다.

2019년 영화 ‘윤희에게’ 새봄 역, 영화 ‘잠은행’ 지현수 역에 이어, 지난해 영화 ‘귀문’ 홍혜영 역 등 주연 자리를 단단히 꿰찼다. 수 편의 드라마를 통해서도 ‘나섰다하면 주인공’이 됐다.

연극 ‘저기요’에 주연 배우로 출연 중인 ‘프로듀스 101’ 그룹 아이오아이 출신 배우 김소혜가 지난달 26일 서울 대학로 알과핵 소극장에서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지윤 선임기자

상복도 줄을 이었다. 지난해 제40회 황금촬영상 신인여우상과 2020년 제21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했다. 이후 김소혜가 택한 것은 대학로 소극장 연극이다.

아이돌의 허세나 걸그룹의 허영은 애저녁에 없다. 그저 솔직 담백함으로 팬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픈 게, 그의 유일한 ‘희망사항’ 이다. 드라마 ‘응팔’ 덕선이처럼 동네 친구들의 응원도 그에게 큰 힘이 됐다.

“‘아이오아이’ 활동에 문제가 생긴 후, 한 1년 동안 참 많이 힘들었어요. 그 때 동네 친구들과 만나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무너진 마음을 추스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시간이 흘러도 그 친구들에게서 에너지를 받죠.”

김소혜의 도전에는 가족이란 베이스도 빼놓을 수 없다. 가족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통해, 물신양면 지원을 받고 있다.

“너무나 고마운 일이죠. 아빠의 감시망(?)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그 사랑에서 어찌 벗어날 수 있겠어요. ㅋㅋ. 그만큼 열심히 해보려고요.”

연극 ‘저기요..’를 통해 알에서 깨어나려는 ‘아프락사스’의 새 김소혜! 그의 연기에 대한 꿈은 ‘저기’가 아닌 ‘여기’에 있다.

여섯 청춘의 유쾌하고 풋풋한 사랑 이야기을 담은 연극 ‘저기요’의 연출가 정범철 극단 301 대표, 주연 배우 김소혜, 최지은 작가가 지난달 26일 서울 대학로 알과핵 소극장에서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지윤 선임기자

▷ 정범철 연출은…

1976년 서울 출생. 대학 연극동아리에서 연극을 경험하고 평생 연극을 하기로 다짐했다. 정 연출은 27세 서울예대 극작과에 입학해 공력을 빵빵하게 다지기 시작한다. 2006년 옥랑희곡상으로 등단 후, 2008년 극단을 창단했다.

현재 극작가로, 연출가로, 극발전소301의 대표로 활동 중이며 단원들과 연극의 3요소로 무(0)에서 하나의 유(1)를 창조하기 위해 계속 매진하고 있다. 서울연극제 연출상, 대한민국 청년연극인상,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하고 문화체육관광부 표창과 문화예술발전유공자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받았다.

▷ 최지은 극작가는…

발표작으로 ‘바라는 것과 바라지 않는 것’. ‘괜찮냐’, ‘우정 어린 두 여자의 낯 뜨거운 이야기’, ‘무녀도 동리’(뮤지컬) 등이 있고, 소설 ‘가족사진’을 썼다. 최근 집필한 희곡 ‘월남 카피오스’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작품은 2020 아르코 창작산실 대본공모 선정작품이기도 하다.

배우 출신이란 이력도 눈여겨 볼만 하다. 출연작으로는 ‘오셀로-피는 나지만 죽지 않는다’, ‘세자매’, ‘귀여운 장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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