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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들 걱정 없지, MZ 감성에 딱이지…가상모델, 연예인 보다 낫네

‘가상 인플루언서’, 컴퓨터로 만들어 낸 가상인물이 유통업계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상 인플루언서는 소비자들이 선호를 바탕으로 여느 모델들과 다르지 않은 외모가 특징. 여기에 이름과 나이, 성별, 성격 등 실제 인간과 유사한 특징들을 갖춘 가상의 연예인을 말한다. 특히 SNS에서 실제 인간처럼 팬들과 소통을 함으로써 소비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으면서도, 시간과 장소에 제약이 없는 것은 물론 구설이나 스캔들에 휘말릴 일이 없어 광고모델로 그만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LG전자의 가상인간 김래아는 최근 윤종신이 대표 프로듀서로 있는 미스틱스토리와 업무협약을 맺고 가수 데뷔에 나선다. /LG전자 제공

실제로 이 같은 가상 인플루언서들의 활약은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LG전자는윤종신과 조규찬이 대표 프로듀서로 있는 연예기획사 미스틱스토리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가상인간인 레아킴을 정식 가수로서 앨범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NH농협은행은 인공지능(AI)을 갖춘 가상의 은행원을 DT전략부 디지털R&D(연구개발)센터 소속으로 실제 배치했다. 중국 최대의 부동산개발업체 ‘완커그룹’은 ‘올해의 최우수 신인사원’으로 가상인물 ‘추이샤오판’을 선정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팔도 ‘틈새라면’의 브랜드 모델로 발탁된 가상인간 ‘로지’. 팔도 제공

이에따라 유통업계 역시 경잭적으로 가상 인플루언서를 모델로 발탁, 최신 트렌드에 발맞추고 있다.

7일 종합식품기업 팔도는 ‘틈새라면’의 브랜드 모델로 가상인간 ‘로지’를 발탁했다고 밝혔다. 이미 11만 명이 넘는 SNS 팔로워를 갖고 있는 로지를 통해 팔도는 틈새라면을 알리기 위한 여러 콘텐츠를 선보인다는 계획. 먼저 팔도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로지 틈새레시피’를 공개하며 틈새라면의 매운맛을 보다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요리법을 공개했다. 팔도는 더 나아가 수출용 제품 패키지 모델로도 롲를 활용해 미국과 캐나다, 태국 등 총 40개국에 수출되는 제품 전면에 로지 이미지를 배치했다.

앞서 GS리테일은 지난 해 말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로지’와 전속모델을 체결, 올 해 첫 캠페인부터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추후 출시될 친환경 상품 홍보에도 활용한다는 계획. KGC인삼공사 역시 최근 ‘정관장 화애락 이너제틱’ 모델로 로지를 선정했다. 지난 10월에는 패션 플랫폼 W컨셉이 로지와 공동 마케팅을 전개하며, 로지의 탄생 과정을 담은 브랜드 광고를 애플리케이션과 웹사이트,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했다.

롯데홈쇼핑은 자체 개발한 가상 모델 ‘루시’를 쇼호스트로 데뷔시켰다. 사진=롯데홈쇼핑 제공

롯데홈쇼핑는 지난 달 자체 개발한 가상모델 ‘루시’를 TV홈쇼핑 쇼호스트로 데뷔시켰다.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루시의 얼굴은 MZ세대들이 선호하는 특성을 조합해 디자인된 것이 특징이다.

CJ온스타일은 지난 8월 가상 인플루언서 ‘루이’와 함께 브랜드 ‘더엣지’ 패션 콘텐츠를 선보였다. CJ온스타일 제공

경쟁업체인 CJ온스타일 역시 가상 인플루언서 ‘루이’와 함께 브랜드 ‘더엣지’ 패션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뉴트로 패션 트렌드인 ‘청청패션’을 선보이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으로 소비자의 이목을 끈 루이는 이후 가수로 데뷔,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이무진의 ‘신호등’을 커버한 유튜브 영상을 올렸고 이 영상의 조회수는 현재 17만 회를 넘어섰다.

타타대우상용차의 모델로 등장한 가상 인플루언서 ‘미스 쎈’.

가상 인플루언서들의 활약은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등장해 온 자동차 광고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타타대우상용차는 지난 달 가상인물 ‘미즈 쎈(Ms. XEN)’과 함께 새 트럭 라인업 홍보에 나섰다. 미즈 쎈은 타타대우가 인공지능을 활용해 구현한 가상의 30대 초반 여성으로, 영국 유학파 출신, 타타대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는 설정을 갖고 있다. 타타대우가 추구하는 제품 이미지는 유지하면서도 트럭과 트럭커의 거친 이미지를 밝고 세련된 이미지로 전환하는 인식 개선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가상 인플루언서들이 유통업계의 블루칩으로 떠오르면서 전문가들은 관련 시장 규모가 앞으로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해 2조4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가상 인플루언서 시장 규모가 오는 2025년까지 14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실제 인플루언서(13조)를 넘어서는 규모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기 연예인의 이미지를 영상으로 구현하던 기존의 가상 인플루언서들에 최근 인공지능이 더해지면서 이들은 하나의 독립적인 개체로서 소비자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면서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가 소비의 주체로 떠오르면서 국내에서도 가상 인플루언서를 모델로 활용하는 사례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소통과정에서의 도덕성 결여’ 등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인공지능의 문제점데 대한 대비도 반드시 병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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