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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연예연구소] ‘지상파 입성!’…‘시맨틱 에러’ 끝나도 뜨겁다

OTT플랫폼 왓챠 인기 시리즈 ‘시맨틱 에러’ 한 장면. 사진제공|왓챠

국내 BL(Boys Love)드라마계에 한 획을 긋더니 이제는 지상파 채널까지 입성했다. OTT플랫폼 왓챠 시리즈 ‘시맨틱 에러’가 종영 이후에도 영화 전문 프로그램 MBC ‘출발 비디오 여행’에서 소개되며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시맨틱 에러’는 컴공과 ‘아싸’ 추상우(박재찬)의 완벽하게 짜인 일상에 에러처럼 나타난 안하무인 디자인과 ‘인싸’ 장재영(박서함)의 청춘 캠퍼스 로맨스물이다. 지난달 16일 공개 이후 줄곧 왓챠 톱1위를 놓치지 않았고, 지난 10일 종영됐지만 지금까지도 정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인기는 ‘작가·감독·배우’의 완벽한 조합에서 비롯됐다. 이미 정상을 찍은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삼은 이 시리즈는 처음 메가폰을 잡은 김수정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 제이썬 작가의 각색을 거쳐 지금의 형태를 갖추게 됐다. 여기에 박서함, 박재찬이 두 남자주인공으로 합류하면서 원작을 능가하는 신드롬에 불을 당겼다.

김수정 감독은 ‘시맨틱 에러’가 기존 BL드라마와 다른 점에 대해 “기획단계서부터 ‘BL물을 보지 않거나 낯설어하는 사람까지도 포섭해보자’는게 목표였다. 캠퍼스 시트콤처럼 느껴지게 연출했다. 1~3화까진 시트콤 재질의 장르적 밈을 넣어서 시청자가 피식피식 웃으며 ‘귀여운 드라마네?’라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고, 이후 주인공들 감정에 이입하는 순간 멜로로 전환하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BL 작품들을 보면 특정 타깃층만 노리는 느낌이 강했다. 지금은 소비의 변화가 생겼기 때문에 그걸 연구하지 않고 냅다 만들면 시장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며 “2030 MZ세대들을 포섭하기 위해 그들을 많이 연구했다. 빠른 편집감, 리듬감, 음악의 선호도를 연구해서 반영했다. ‘시맨틱 에러’에 반응이 오는 걸 보면서 BL물도 타깃층을 조금 더 넓혀야 많은 사람들이 보지 않을까 확신했다”고 덧붙였다.

김수정 감독의 작전은 유효했다. ‘시맨틱 에러’의 흥행으로 왓챠 유입이 크게 늘었다는 후문이다. 두 남자주인공을 표지 모델로 한 영화 잡지 ‘씨네21’ 1346호는 발매 직후 품절됐고, 지난 7일 출간된 동명의 포토에세이도 하루만에 예스24, 알라딘 일별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등 기염을 토했다.

또한 왓챠에서 공개한 부가 콘텐츠들도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박서함, 박재찬과 함께한 ‘동계MT’ 유튜브 영상은 65만회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드라마 못지 않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작품이 발굴해낸 박서함, 박재찬의 인지도도 수직 상승했다. 촬영 당시 소속사 없이 혼자 활동하던 박서함은 이 작품의 흥행 이후 배우 전문 매니지먼트사 앤피오 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었다.

그룹 동키즈로 활동하던 박재찬은 더 큰 특수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발매한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CRAZY NIGHT)’과 ‘뤼팽(LUPIN)’이 국내 음원사이트 차트에서 역주행하며 부쩍 높아진 인기를 입증했다. 또한 팀명을 DKZ로 바꾸고 멤버도 재정비한 그는 다음 달 가수로서 컴백을 준비하며 왕성한 활동을 예고하고 있다.

드라마 ‘시맨틱 에러’의 성공은 거꾸로 원작 웹소설 수익을 더 높이는 선순환 효과를 불러왔다. 리디북스에 따르면 원작 소설의 경우 드라마 공개 첫날 거래액이 방영 기념 이벤트 진행 전 대비 916% 폭증했고, 동명의 웹툰 역시 드라마 공개 이후 1주일간 거래액이 전월 동기 대비 312% 증가했다.

끝나고도 뜨거운 ‘시맨틱 에러’의 인기는 27일 방송된 ‘출발 비디오 여행’으로도 이어졌다. 방송인 김경식의 코멘터리로 소개된 ‘시맨틱 에러’는 BL물로서 이례적으로 주말 낮 시간대에 지상파 채널에서 방송됐다는 것만으로도 크게 화제가 됐다.

방송 이후 ‘출발 비디오 여행’ 시청자게시판에도 불이 났다. 평균 3건 미만의 게시글이 올라왔던 것에 비해 이날 방송 직후엔 21페이지, 300여 건이 넘는 게시글들이 올라와 제작진을 놀라게 했다. ‘BL물을 지상파에서 방송해도 되느냐’는 불편한 리뷰부터 ‘문화 장르로 봐야한다’고 맞서는 반응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올라와 작품에 대한 열기를 실감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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