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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인터뷰] ‘서울체크인’ 김태호PD “이효리, 개입하지 않아도 되는 최고의 콘텐츠 그 자체”

OTT 플랫폼 티빙의 오리지널 예능 ‘서울체크인’을 연출한 김태호PD가 6일 비대면 형식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티빙

그보다 훨씬 재능이 있는 후배들이 많다고 말했지만 그는 여전히 스타PD다. ‘무한도전’ ‘놀면 뭐하니?’ 등을 연출한 김태호PD는 지난해 연말 20년을 다닌 MBC에서 퇴사해 예능의 ‘광야’로 나섰다. 물론 지난해 넷플릭스와 협업한 콘텐츠로 가수 비와 방송인 노홍철의 전국유랑을 다뤘던 ‘먹보와 털보’를 연출했지만 이는 MBC에 적을 뒀을 당시였다. 모두다 그가 MBC 밖에서 새롭게 선보일 콘텐츠를 주목했다.

김태호PD의 선택은 2000년대, 2010년대 심지어 2020년대에도 ‘셀럽’으로 위상을 놓치 않고 있는 이효리였다. 김태호PD는 지난해 12월 MAMA(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 진행과 무대를 위해 서울을 찾았던 이효리의 2박3일 짧은 일정을 리얼리티 형식으로 담았고 지난 설 연휴 파일럿으로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서울체크인’은 지상파를 능가하는 화제를 모았다. MBC를 벗어나도 김태호PD는 김태호PD였던 셈이다.

오는 8일 정규 편성 결과물을 앞두고 있는 김태호PD는 6일 화상 인터뷰 형식으로 취재진 앞에 앉았다. 그는 이효리를 선택했던 이유와 리얼리티 형식을 고수했던 이유 그리고 연출자이자 크리에어터로서 앞으로의 계획을 소상히 설명했다.

김태호PD는 이효리가 주인공이었던 이유에 대해 “우리가 이효리님을 택한 게 아니라 이효리님이 우리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효리가 아니었다면 우리의 콘텐츠 기획에 더 시간이 걸렸을 것”이라며 “이효리 자체가 새로운 콘텐츠다. 심지어는 말하지 않고 있는 순간에도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OTT 플랫폼 티빙의 오리지널 예능 ‘서울체크인’의 주요장면. 사진 티빙

김태호PD는 “이효리의 이미지가 우리가 보기에는 핫하고 트렌디하지만 혼자 다니며 서울에 대해 어색해하고 ‘나 혼자 다른 것 같다’고 외로움을 표현하는 모습이 새롭게 보였다. 그 모습과 야경이 교차되니 더욱 쓸쓸함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래는 ‘하룻밤을 묵는다’는 의미에서의 ‘체크인’이었지만 서울에 방문하는 자체가 또 하나의 체크인이 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원래 MAMA 방문기를 목적으로 했던 콘텐츠는 이효리 의외의 면을 만나 콘텐츠가 됐다. 그래서 정규로 발전시키기 전 먼저 MAMA 방문기부터 올릴 생각에 OTT 플랫폼으로는 생소한 파일럿 형식을 택했다. 김태호PD는 “5회 분량을 만들었는데 이효리가 만나야 할 분들과 만나고 싶은 분들을 본인이 정하고 섭외해서 만났다. 제주도에서 함께 생활하는 비연예인 분들도 출연했는데 이효리에게 이렇게 친근한 모습이 있었나 놀라운 모습도 있었다”고 말했다.

과거 ‘무한도전’ 시절부터 김태호PD의 연출 스타일은 ‘적극적인 개입’이었다. 궁서체의 자막을 통해 ‘제7, 제8의 멤버’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프로그램에 함께 했다. 김태호PD는 “지난해부터 MBC가 아닌 협업을 준비하니까 내 이름이 주는 선입견이 생겼다. 제작자로서 버라이어티, 리얼리티, 시트콤 등도 해보고 싶은데 새로운 것을 할 때 오해를 받는 부분이 있겠더라. 그래서 최대한 나를 가리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상파 방송사 PD를 벗어나고 생긴 변화에 대해 “매일 일요일 아침 7시에 오는 전날 시청률 통보 문자 없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하면서 “기획이나 촬영에 있어 보완할 만한 시간이 있는 게 만족스럽다. 명확한 데이터가 있으니 어떤 사람들이 보는지, 어떤 사람들을 공략해야 하는지에 대한 자율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OTT 플랫폼 티빙의 오리지널 예능 ‘서울체크인’을 연출하는 김태호PD가 6일 비대면 형식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티빙

그는 차후 ‘서울체크인’이 주는 어감과 마찬가지로 색다른 인물이 색다른 장소를 찾는 형식을 다양한 지명과 주인공을 대체해 기획할 예정임을 밝혔다. 또한 ‘서울체크인’ 파일럿에서 공개된 김완선, 엄정화, 이효리, 보아, 화사 등이 참여하는 ‘댄스 여가수 유랑단’ 콘텐츠에 대해서도 “차후 다른 형식의 프로그램을 통해 발전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호PD는 “그동안 했던 콘텐츠는 구성이 있었다. 오프닝을 하고 게임을 하고 토크를 하는 등이었는데 리얼리티 장르는 처음”이라며 “계속 개입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도 들지만 찍고 나서 편집하니 이효리가 돋보여야 하는 형식이 맞았다. 아마 회차를 거치면서 점점 편안해지는 이효리의 표정과 솔직하고 리얼한 생각이 드러나는 부분이 재미를 드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태호PD와 이효리가 함께 한 티빙 오리지널 예능 ‘서울체크인’은 오는 8일 그 첫 회가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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