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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인터뷰] ‘사내맞선’ 김세정 “연이은 웹툰 원작, 만화 속 캐릭터처럼 명랑쾌활한가봐요”

SBS 드라마 ‘사내맞선’에서 회사 사장과 우연히 선을 봤다 사랑에 빠지는 신하리 역을 연기한 배우 김세정. 사진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제가 만화 속 캐릭터처럼 명랑하고, 쾌활하게 잘 버티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배우 김세정의 최근 행보는 굉장히 이채롭다. 최근 SBS 드라마 ‘사내맞선’을 마친 그는 지난해 막을 내린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을 전작으로 시청률 10%를 넘어서는 흥행성공을 거뒀다. 그런데 올해 하반기에 방송되는 차기작은 SBS 드라마 ‘오늘의 웹툰’이다. 이 세 작품의 공통점은 모두 원작이 만화라는 점이다.

‘경이로운 소문’은 장이 작가의 웹툰이 원작이고, ‘사내맞선’은 해화 작가의 원작 웹소설을 NARAK 작가가 웹툰으로 극화한 결과물을 기반으로 했다. ‘오늘의 웹툰’은 일본 작가 마츠다 나오코의 작품 ‘중쇄를 찍자!’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김세정은 실로 세 작품 연속으로 만화 같은 인물을 소화하고 있다. 흥행 역시 연속으로 시청률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좋았다.

“제가 만화 속 설정에 잘 맞아서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만화 같은 순간들을 만화처럼 이겨내는 게 아니라 사람답게 이겨내니까 많은 연출자 분들이 저를 만화와 맞추시지 않나 싶어요.”

SBS 드라마 ‘사내맞선’에서 회사 사장과 우연히 선을 봤다 사랑에 빠지는 신하리 역을 연기한 배우 김세정. 사진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이번 작품도 그랬다. ‘사내맞선’에서 김세정은 극중 친구인 진영서(설인아)의 부탁으로 회사 사장 강태무(안효섭)와의 선자리에 나선 신하리 역을 맡았다. 신하리는 맞선을 계기로 강태무와 악연으로 얽히지만 결국 오해를 풀고 서로의 마음을 나눈다. 로맨스물에 두 주인공이 악연에서 인연이 되는 점 그리고 남자 주인공이 외모와 재력, 능력을 갖춘 반면 여자 주인공은 평범한 가정이지만 씩씩하고 진실되다는 점 등 로맨틱 코미디물의 클리셰(뻔한 설정)가 이어졌지만 그래도 캐릭터들의 매력으로 ‘사내맞선’은 대중의 선택을 받았다.

“클리셰가 있었던 건 맞아요. 하지만 현실에서 있을 법하게 캐릭터들이 이 상황을 받아들였던 것 같아요. 클리셰를 클리셰로 반응했다면 오글거리거나 어색했을 텐데, 어떤 평범한 사람이 살다가 클리셰를 만나면 저리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연기해서 좀 나아진 것 같아요.”

특히 ‘사내맞선’은 넷플릭스에 공개되면서 많은 해외팬들의 지지를 받았다. 김세정도 세계적인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특별한 일이 없었는데도 최근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두 배로 뛰는 등 자신도 놀랄만한 결과를 받았다.

“‘K-로코(로맨틱 코미디)는 대단한 무언가를 대단하게 표현하는 게 아니라 범상한 하루를 범상치 않도록 하는 것 같아요. 잘 일어날 상황일 법 한데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 사랑받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옆에 살 것 같은 인물이 세상에 없는 일을 겪는 것, 이런 부분을 각 캐릭터가 다 잘 해주셔서 사랑받지 않았나 생각해요.”

SBS 드라마 ‘사내맞선’에서 회사 사장과 우연히 선을 봤다 사랑에 빠지는 신하리 역을 연기한 배우 김세정. 사진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2016년 엠넷 ‘프로듀스 101’ 첫 시즌을 통해 이름을 알린 그는 악마의 편집이 난무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동료들을 아우르는 밝고 털털한 성격으로 남녀노소 팬 층의 고른 지지를 받았다. 아이오아이 활동 이후에도 걸그룹 구구단과 솔로 활동으로 바빴다. 2017년 KBS2 드라마 ‘학교 2017’을 통해서는 배우로도 이름을 알렸다. 2019년 KBS2 ‘너의 노래를 들려줘’에 출연하는 등 본격적인 연기겸업에도 출연작은 많지 않았지만 ‘경이로운 소문’의 성공은 그의 배우 이력에 날개를 달아줬다. 그는 분명 현재 안방극장에서 주목받는 20대 여배우다.

“‘경이로운 소문’ 이후 이번 작품을 찍으면서 책임감과 부담감을 가졌던 건 처음인 것 같아요. 애초에는 아무런 부담감 없이 그냥 열심히 해보자고 생각을 하거든요. 감사하게도 좋은 결과가 나왔죠. 늘 ‘열심’이라는 단어를 대할 때 걱정을 갖는 것 같아요. 혹시나 노력한 부분이 상처를 받을까 봐요. 이번에도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해온 것만큼 또 열심히 할 수 있기 때문에 느끼는 부담감인 것 같아요. 당연히 잘 될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겠지만 결과로만 과정을 대해주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결과가 안 될 때가 있더라도 세정이는 책임감을 갖고 갈 것 같다는 기대를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렇게 과정의 소중함을 아는 그의 ‘인생 캐릭터’는 의외로 ‘경이로운 소문’의 도하나도, ‘사내맞선’의 신하리도 아니었다. 2021년 뮤지컬 ‘레드북’에 올랐을 때 맡았던 안나 노크였다. 도전과 설렘을 맞이했던 연기의 영역을 자신의 영역 중 하나로 여기고 열심히 공부도 하면서 발전시켰던 역할이 바로 안나였다.

SBS 드라마 ‘사내맞선’에서 회사 사장과 우연히 선을 봤다 사랑에 빠지는 신하리 역을 연기한 배우 김세정. 사진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도하나도 좋았지만 ‘레드북’의 안나를 가장 사랑하는 것 같아요. 지금의 저로서 단단해지게 가장 많은 도움을 준 캐릭터 같습니다. 캐릭터를 말하면서 저를 찾아가는데 ‘이러한 방법이 있었구나’ 생각하게 했던 캐릭터였어요. 좋은 동료도 얻었고, 또 춤과 연기와 노래를 배워갈 수 있는 기회도 주어졌습니다. 안나가 있었기 때문에 아마 지금의 하리도 있지 않았나 생각해요.”

전작 ‘경이로운 소문’에서 건조한 표정과 차가운 행동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였던 김세정은 ‘사내맞선’에서 예의 사랑스러운 매력을 다시 한 번 보일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가수로서도 꾸준히 써놓은 곡이 있어 적절한 시기에 소개할 수 있을 듯하다. 늘 웃는 얼굴이지만 그 안에서는 부끄럽지 않은 마음,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요동친다. 김세정은 지금 이 순간 연기가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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