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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풀코스 800여회 칠순 정형외과의사 이경두씨가 밝힌 건강하게 오래 뛰는 비결

정형외과의사인 이경두 정근한방병원 양방원장이 자신이 달리기를 처음으로 시작한 올림픽공원 잔디밭에서 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세훈 기자

“마라톤은 생활 속 동반자다. 달리기 위해 생활 습관을 바꿔가면 몸은 저절로 건강해진다.”

뒤늦게 달리기를 시작해 최근 25년 동안 마라톤 풀코스를 800회 넘게 완주한 김포 정근한방병원 이경두 양방원장(76)이 밝힌 달리기 예찬론이다. 이씨는 최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마라톤은 훈련하고 준비한 만큼 할 수 있는 정직한 운동”이라며 “욕심 없이, 무리하지 말고 꾸준히 하면 누구든 풀코스를 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이 처음으로 달리기 시작한 것은 44세인 1990년이다. 경기 평택에서 서울 송파구로 병원을 옮긴 때였다. 이전에는 골프를 주로 하다가 서울에서 개원하면서 시간이 부족해 달리기로 바꿨다. 이 원장은 “처음 달리기 시작한 곳이 올림픽 공원”이라며 “한바퀴 3㎞ 남짓한 산책로를 거의 매일 한두바퀴 뛰면서 조금씩 늘렸다”고 말했다.

이경두 원장이 1990년 처음으로 달리기를 시작한 서울 올림픽 공원 산책로 표지판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세훈 기자

이 원장은 1999년 마라톤 풀코스에 처음 도전했다. 이전에는 하프코스조차 뛰어본 적인 없는 완전한 초짜였다. 풀코스 도전을 위한 100일 훈련법이 담긴 책을 보면서 혼자 준비했다. 이 원장은 그해 10월 조선일보 춘천마라톤에 출전했다. “결승선이 코앞인데 고개를 들 힘도 없었다”면서도 그는 3시간57분을 찍었다. 당시 53세였다. 이 원장은 “미국 마라톤 잡지를 보면서 보스턴 마라톤에 나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며 “보스턴 마라톤에 도전하려면 3시간30분 기록을 갖고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2000년 춘천마라톤에서 3시간27분56초를 기록했고 2001년 보스턴 마라톤에 나섰다. 당시 ‘국민마라토너’ 이봉주가 우승했다. 이 원장은 “나는 3시간32분에 풀코스를 뛰었고 다음날 이봉주 우승 덕분에 전세버스를 타고 뉴욕을 구경했다”고 회고했다.

이경두 원장이 달리고 있는 장면. 100회 마라톤클럽 웹지기 박광병씨 제공

이 원장은 이후에도 계속 달리면서 풀코스 도전을 이어갔다. 이 원장은 “인생도 계속 전력질주하면 다치기 쉽고 오래가지 못한다”며 “기록에 대한 욕심 없이, 무리하지 않고 꾸준하게 달린 게 지금도 풀코스를 달리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지난 4월26일 풀코스를 5시간15분대에 주파했다. 시속 8㎞ 안팎 속도로 뛰어야 가능한 기록이다. 이 원장은 “충분하게 워밍업한 뒤 초반 5㎞와 마지막 5㎞를 가장 느리게 뛰면서 달리면 무리하지 않게 풀코스를 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담배는 1991년 끊었고 지금은 달리기를 하기 위해 식사, 음주 등을 조절한다”며 “달리는데 생활 습관을 맞췄다”고 말했다. 이원장은 2021년 1년 동안 70회가 넘게 풀코스를 완주했다.

이 원장은 지금도 오전 4시30분 전후 일어나 5시부터 달린다. 하루 10㎞ 정도씩 달리거나 걷는 걸 목표로 삼고 일주일을 생활한다. 달리기, 휴식, 풀코스 도전을 규칙적으로 반복하고 출근하는 날에는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일부러 먼길을 돌아 걷기도 한다. 이 원장은 달리기를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욕심내지 말고 천천히 걷고 뛰기를 반복하면서 운동량 또는 시간, 속도를 주당 10% 정도씩 늘려라”고 조언했다. 그는 “6개월 정도만 그렇게 하면 달리기를 그만두기에 아까워진다”며 “조급하지 않게 생활을 조절하면서 꾸준하게 달리면 어느 시점부터 체중은 저절로 줄고 몸도 건강해진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무척 건강한 편이다. 먹는 약은 혈압약이 전부다. 이 원장은 “당뇨, 고지혈증 등 다른 병은 없고 무릎, 발목도 건강하다”며 “심장 부정맥 시술 정도만 받을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욕심내지 않고 시간, 속도를 조금씩 높이면서 달린다면 관절, 인대 손상이 거의 없다”며 “나이들수록 걷기, 하체 강화 운동을 하고 소염진통제도 아플 때만 먹으라고 권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고교 졸업 때 체중 58~59㎏을 유지하고 있다. 이 원장은 “나이가 들어도 혼자서 마음맘 먹으면 할 수 있는 운동이 달리기”라며 “평생 동안 풀코스 완주 체력을 유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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