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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 “관절 로봇수술, 어르신 삶에 질 높여”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

아재들의 수수께끼 중 ‘처음엔 네 발, 그 다음은 두 발, 마지막엔 세 발’이라며, 그 존재를 묻는 문제가 있다. 사람의 삶이다. 이 당연한 일에 도전장을 던진 사람들이 있다. 어르신들의 관절 지킴이 의료진이 그들이다.

결론부터 말해, 어르신의 삶은 이런 노력으로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최근 이런 노력에 족적을 남긴 병원이 있다. 힘찬병원이 4월 30일 기준 로봇 인공관절수술(이하 로봇수술) 1만례를 돌파했다.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을 만나 그간의 경과를 들었다.

- 로봇수술은 어떤 수술인가?

“인공관절수술은 말기 퇴행성 무릎관절염에 시행하는 최선의 치료법으로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좀더 정확한 수술을 위한 다양한 치료방법이 시도되고 있으며 최근 로봇시스템이 활발히 접목되는 것도 그 일환이다. 힘찬병원은 전지점 누적 무릎인공관절수술 건수가 14만례에 달하는 만큼 다양한 임상경험에 로봇의 정확함을 더해져 수술 성공률과 환자 만족도도 높다.”

- 그간 어떤 과정을 거져 이 수술이 성과를 거둘 수 있었나.

“로봇수술은 2020년 6월 힘찬병원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따져보면 약 2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최근 들어서는 수술 환자 10명 중 8명은 로봇으로 수술하고 있다. 나머지 20% 정도는 의사에 대한 신뢰도가 더 높기 때문에 로봇수술을 꺼리고 있다. 하지만 환자들의 생각이 바뀌는 추세라서 로봇수술 비중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수술의 첫 도입은 목동힘찬병원이었고, 이후 강북, 강서, 부평, 인천, 부산, 창원점에도 로봇시스템을 도입해 현재 7개 지점에 총 11대의 로봇수술장비를 갖추고 있다. 2021년 7월에는 도입 1년 만에 전지점 누적수술건수 5000례를 달성해 의료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으며 이어 도입 22개월 만에 1만례를 돌파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이 로봇인공관절수술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 왜 로봇수술이고, 왜 힘찬병원인가?

“로봇 인공관절수술의 우위성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인공관절 수술 중에 전체를 다 갈아주는 전치환술과 일부를 바꿔주는 부분치환술이 있다. 로봇인공관절 수술 중 부분치환술을 진행하는 곳은 국내에선 대학병원과 목동힘찬병원 2군데 밖에 없다. 부분치환술의 장점은 출혈도 적고 빨리 회복되고 그 결과도 좋다. 이런 이유로 최근 부분치환술이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어려움이 없지는 않다. 테크니컬(기술적)의 어려운 점과 더불어 로봇 인공관절 부분치환술을 하기 위해서는 별도로 기계를 사용해야 하는데 우리 병원은 이 부담을 환자들의 건강을 위해 감수하고 있다.”

- 환자 만족도가 높아 가능했을 것 같다.

“정확성, 안전성, 통증 및 출혈량 감소, 회복 속도 단축, 인공관절의 수명 연장 등을 큰 장점이다. 다리의 교정 각도 역시 눈에 띄게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게다가 환자 보호자들이 수술 과정을 실시간 CCTV로 확인할 수 있는 데, 이것으로 인해 수술에 대한 신뢰도도 높다.”

- 수술이 직접 볼 수 있다니…

“보기에 무섭지 않다. 로봇 인공관절수술시 출혈량이 기존 대비 100㏄ 줄어든다. 100㏄는 수술 후 헤모박(피주머니)을 통해 배출되는 것으로, 실제 수술장에서 닦아내는 출혈까지 더하면 약 300㏄에 가깝다. 출혈량이 많으면 환자의 혈압이 떨어지게 된다. 수술 의사들이 이 100㏄를 줄이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그래서 로봇수술이 상당히 진일보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 보호자들이 수술 과정에 마음을 놓은 만큼, 수술 후 환자 만족도도 높을 듯 하다.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가 로봇 인공관절수술 후 1년 이상 경과한 환자 1127명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통증감소(49%)와 정상보행(27%)에 가장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휘어진 다리 교정(12%), 빠른 회복(9%), 무릎굴곡 신전운동 개선(2%), 적은 출혈(1%)이 뒤를 이었다. 실제 국제통용 통증척도(NRS, Numeric Rating Scale)를 활용해 통증 정도를 조사한 결과, 수술 전 평균 8.3이었던 무릎 통증 수치가 수술 후 평균 1.5로 현저히 낮아졌다. 개인차는 있지만 NRS기준으로 통증이 없는 것을 0, 가장 극심한 통증을 10으로 할 때, 통상 4이하는 일상생활이 가능한 상태를 말한다.”

- 걷는 것으로 설명해 줄 수 있나?

“수술 전후 보행가능 시간(거리)를 비교해보니 수술 전에는 환자의 42.1%가 5분 정도(집주변 약 100m) 보행에 불과한 반면, 수술 후에는 환자의 88%가 20~30분 이상(약 1㎞) 보행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술 전에는 지팡이나 보행기에 의지해야만 보행을 할 수 있는 환자가 11.1%나 달했지만 수술 후에는 지팡이나 보행기를 의지해야 하는 경우는 1건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 수술 환자들의 삶의 만족도는 어떠한가?

“무릎관절염으로 인한 극심한 통증과 보행불편 등은 2차적으로 우울감을 불러올 수 있는데 수술 후 우울감 역시 많은 변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 전에는 환자의 72%가 우울감이 있었다고 응답한 반면 수술 후에는 90%가 우울감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수술 환자 10명 중 9명(92.8%)이 “로봇 인공관절수술을 주위 지인에게 적극 추천할 의향이 있다고 하더라.”

- 수술 시간도 많이 줄었다던 데…

“로봇 도입 초기에 가장 큰 단점은 수술시간이었다. 수술 전 입력된 사전정보와 실제 관절상태를 확인하는 작업 때문에 수술시간이 10~20분 정도 더 소요되었기 때문이다. 수술시간이 길어지면 환부가 공기에 접촉하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감염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10개월 간격으로 수술시간 변화를 조사해보니 각각 61.1분, 54.3분, 47.5분으로 20개월 만에 14분 가량 단축돼 현재는 일반 인공관절수술 시간(평균 50분 소요)과 비슷한 수준으로, 1만 건의 로봇수술 임상경험이 쌓이면서 수술시간을 단축시키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 좋은 점은 의료비의 증가로 환치되더라. 로봇수술과 일반 인공관절 수술 비용과의 차이는?

“처음엔 로봇수술이 일반 인공관절 수술보다 150만원 정도 비쌌다. 하지만 내부 시스템 효율화와 경영 합리화 등으로 현재는 두 수술의 비용이 거의 비슷하다. 로봇수술의 여러 장점을 고려하면 이점이 더 많다.”

- 환자만큼 로봇수술에 대한 의사들의 의견 중 경청할 만한 것은?

“로봇수술은 환자뿐만 아니라 의사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다. 힘찬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2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로봇수술의 장점으로 정확도(32%), 인대균형과 다리축(24%), 수술전 계획(23%), 출혈 적고 빠른 회복(21%)등을 들었다. 이 모든 요소들이 바로 수술의 성공률과 직결된다. 동료의사들에게 로봇수술을 적극 권하고 싶을 정도다.”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이 로봇인공관절수술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이 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인공관절수술은 환자에게 가장 맞는 인공관절을 정확하게 삽입하는 것이 관건이다. 로봇시스템은 수술전 계획과 수술 중 시뮬레이션을 통해 결과를 미리 예측해봄으로써 수술오차를 최대한 줄인다. 3D CT영상으로 구현된 환자의 무릎상태를 분석해 환자에게 맞는 인공관절의 크기, 절삭 범위, 삽입 위치 등을 미리 계산해주는 것이다.

본격적인 수술에 들어가면 집도의는 실제 환자의 무릎상태를 보면서 다시 한번 계획을 점검하게 된다. 직접 무릎을 굽히고 펴보면서 무릎 관절간의 간격, 다리의 축, 인대의 균형을 맞춘다. 이때 기존에는 눈으로 보면서 감으로 맞추던 것을 컴퓨터가 계산해낸 수치를 통해 보다 정확하게 맞출 수 있다. 관절 간격과 다리 축이 바르면 휘어진 다리가 일자로 교정되는 것은 물론 무릎을 굽히고 펴는 관절의 운동 기능을 좋게 해 정상보행을 가능하게 한다.

손상된 연골과 뼈를 절삭하고 그 자리에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과정에서는 얼마나 정교하게 깎아내고, 얼마나 정확하게 삽입하느냐에 따라 수술 결과가 좌우된다. 로봇시스템을 활용하면 손상된 부위만 정확하게 절삭하고, 정상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해 출혈을 줄일 수 있다.

이 원장은 아쉬운 점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로봇 자체와 소모품인 부속재의 가격이 비싼 편이다. 로봇은 대당 7억원에 가깝고 연간 유지 보수 비용은 2억원 가량이다. 이 가격이 낮춰져야 병원과 환자 모두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수수께끼를 뒤집는 노력 앞에 현실적 장벽이 만만치 않다.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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