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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박찬욱 ‘2관왕’, 칸에서 보여준 K-컬처의 힘

영화 ‘브로커’의 주연 배우 송강호가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칸영화제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EPA

배우 송강호와 박찬욱 감독이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동시 수상하는 쾌거를 안았다.

송강호는 28일(현지시간)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칸영화제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영화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주역인 송강호는 이름이 호명되자 옆자리에 앉아있던 강동원, 고로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포옹을 한 뒤 무대에 올랐다. 프랑스어로 “메르시 보쿠(대단히 감사합니다)”라고 먼저 인사한 후 “너무 너무 감사하고 영광스럽다. 위대한 예술가 고레에다 감독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영화 ‘브로커’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왼쪽부터)과 배우 이주영, 이지은, 송강호, 강동원이 28일(현지시간)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칸영화제 시상식의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로이터스

이어 “강동원, 이지은, 이주영, 배두나 씨에게 깊은 감사와 이 영광 나누고 싶다. 그리고 CJ ENM 관계자 여러분께 심심한 감사 인사를 드린다”며 영화의 호흡을 함께한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도 영광을 돌렸다. 특히 송강호는 칸에 함께한 아내를 언급한 로맨틱한 소감으로 시선을 모았다. 그는 “2층에 사랑하는 와이프가 와있다. 아내에게 정말 큰 선물이 된 거 같아 기쁘고, 이 트로피의 영광과 영원한 사랑을 바친다”고 전했다.

박 감독은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네 번의 칸 초청 끝에 자신의 첫 감독상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수상 후 박 감독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온 인류가 국경을 높이 올릴 때도 있었지만, 단일한 공포와 근심을 공유할 수 있었다”며 “영화와 극장에 손님이 끊어지는 시기가 있었지만, 그만큼 극장이라는 곳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우리 모두가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이 역병을 이겨낼 희망과 힘을 가진 것처럼 우리 영화도, 우리 영화인들도 영화관을 지키면서 영화를 영원히 지켜내리라고 믿는다”고 전해 큰 박수를 받았다.

박찬욱 감독이 28일(현지시간)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칸영화제 시상식에서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수상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AP

이어 “이 영화를 만드는 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은 CJ ENM과 이미경 CJ 부회장, 정서경 각본가를 비롯한 많은 제작진에게 감사를 표한다”며 “무엇보다도 박해일 그리고 탕웨이, 두 사람에게 보내는 저의 사랑은 뭐라 말로(표현할 수 없다).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경쟁 부문에 한국 영화 두 편이 동시에 진출한 것은 지난 2017년 봉준호 감독의 ‘옥자’와 홍상수 감독의 ‘그 후’ 이후 5년 만이며, 공동 수상은 최초다. 특히 송강호의 남우주연상 수상은 한국 최초 기록으로 놀라움을 안겼다. 더불어 이는 아시아 배우로서 1994년 갈우(중국), 2000년 양조위(홍콩), 2004년 아기라 유야(일본) 이후 처음이기도 하다. 무려 18년이나 지나 다시금 아시아 배우에게 돌아온 트로피의 주인공이 된 셈이다.

28일(현지시간)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칸영화제 시상식의 레드카펫을 밟은 박찬욱 감독의 모습. 사진 제공 로이터스

박찬욱은 칸에서 벌써 세 번째 본상 수상이다. 2004년 ‘올드보이’와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거머쥐었고, 2016년에는 ‘아가씨로’ 칸을 찾았지만 수상은 못했다. 그러나 ‘헤어질 결심’으로 드디어 감독상을 받으면서 앞선 아쉬움을 씻었다.

이로써 두 사람은 칸 국제영화제에서 또 한번 ‘K-컬처’의 힘을 보여줬다. 앞서 2007년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으로 배우 전도연이 한 배우 최초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고, 지난 2019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칸 국제영화제의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의 위력을 떨친 데 이은 놀라운 결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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