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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길의 리플레이] 아쉬웠던 벤투 감독의 이강인 외면

파울루 벤투 감독은 끝내 이강인(마요르카)을 기용하지 않았다.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오늘 경기 같은 경우 팬들이 이강인이 뛰는 것을 잔뜩 기대하고 있었을텐데 많이 아쉬워할 것 같다.

사실 경기에 많이 출전하지 못했던 지난 시즌 이강인이었다면 벤투 감독의 입장이 이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이강인은 지난 시즌과는 전혀 다르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시즌 초반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보여줄 것은 다 보여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강인이 하나의 좋은 옵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이번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면서 기대감이 컸는데 결국 벤투 감독은 이강인을 기용하지 않으면서 전력으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드러냈다.

물론 선발 출전한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이 못했다는 것은 아니다. 정우영도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수비적인 부분에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정우영을 썼다면, 이강인은 과연 쓸 수 없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물론 선택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니까 존중한다.

이번 2연전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두 가지 모두 수비와 관련돼 있다. 대표팀의 수비는 브라질전 이후 강한 공격을 받아보지 못했다. 이는 월드컵 본선에서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포르투갈 같은 팀을 만나게 되면 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카메룬전에서는 포백의 절반을 바꾸며 실험을 했는데, 안정감을 위해서라도 수비는 될 수 있으면 안 바뀌는 것이 좋다. 다만 월드컵 본선에서 선발로 뛰는 선수들이 전부 뛴다는 보장은 없고 다른 선수들도 준비되어 있어야 하기에 이날 선택이 이해는 된다. 반대로 무실점으로만 틀어막을 수 있으면 손흥민(토트넘)이나 황희찬(울버햄프턴)처럼 골을 넣어줄 수 있는 공격수들이 해결해줄 것이라는 믿음 또한 생겼다.

또 한 가지를 들자면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한 손준호(산둥)의 활약있다. 이 선택이 상당히 좋았다고 본다. 손준호는 이날 빌드업을 할 때는 중앙으로 가서 포어 리베로(수비수이지만 공격하는 형태에 따라 미드필더로도 전환이 가능한 가변적인 포지션) 역할을 하면서 후방에서의 안정성을 도모했고, 공격시에는 롱패스를 통해 상대 뒷공간을 노렸다. 우리가 월드컵 본선에서 주로 써야했던 카운터 어택을 실험해야 했는데 그 부분에서 아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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