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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연예연구소] 박성웅이 큰 무당을?...‘대무가의 모든 것’

영화 ‘대무가’ 속 박성웅. 사진제공|(주)쿠키픽쳐스

배우 박성웅이 ‘큰 무당의 노래’를 부른다. 남성적인 이미지 강한 그에겐 색다른 변신이다. 영화 ‘대무가’(감독 이한종)에서 180도 다른 면모를 보여주는 만큼, 그 웃음의 효과까지 톡톡히 잡아낸다.

“박성웅 씨에겐 모든 사람이 아는 강한 카리스마가 있잖아요. 그런데 필모그래피를 보면 형사, 조폭, 동성애, 영혼이 뒤바뀌는 설정까지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은 배우더라고요. 그래서 이 사람이면 ‘큰 무당’ 마성준 역에 딱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시나리오를 보냈는데 15분38초만에 단편을 보고 결정을 해줬어요. 그래서 극 중 수인번호가 ‘1538’이고요. 하하.”

‘대무가’를 연출한 이한종 감독은 설렘 가득한 얼굴이었다. 독특한 영화를 관객에게 내놓는다는 기쁨이 만연했다.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도 영화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가감없이 공개했다.

‘대무가’를 연출한 이한종 감독.

[다음은 이한종 감독과 일문일답]

Q. 굿과 힙합을 절묘하게 엮은 아이디어가 기발하다, 어디서 착안했나?

A. 신내림을 받을 때 무당의 입을 통해서 전달되는 게 ‘공수’라고 하는데, 빠르게 말하는 느낌이 랩과 닮아있더라. 이런 부분을 힙합과 접목하면 되지 않을까 싶었다. 또한 주인공 ‘신남’(류경수)이 힙합을 듣는 세대고, ‘대무가’(큰 무당의 노래)인 ‘나의 고백’을 힙합 느낌으로 한다면 재밌지 않을까란 생각에서 그렇게 설정했다.

Q. 박성웅, 양현민, 류경수, 정경호, 윤경호 등 연기파 배우들과 함께 했다. 특별한 에피소드도 있을 법한데?

A. ‘성준’이 육교에서 주정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실제로 박성웅에게 술을 마셔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그 자리에서 전통 소주 2병을 마셨는데, 워낙 잘 마시는 편이라 취하지도 않더라. 그래서 소주를 더 사와서 마셨고, 취기가 오를 때 촬영했는데 ‘저거다!’ 싶었다.

영화 속 정경호.

Q. 빌런 ‘익수’ 역의 정경호도 눈에 띤다.

A. 박성웅이 직접 정경호에게 대본을 건네 출연이 성사된 케이스다. 애초 ‘익수’는 일차원적인 캐릭터였는데, 정경호가 이 작품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다음부터 입체적으로 만들어놓고 싶더라. 그 자리에서 1시간동안 생각하다가 슈트, 스카프, 도깨비 반지 등 소품이 떠올랐다. 또 ‘익수’는 섹시한 빌런이었으면 한다는 바람도 생겼다. 그가 했기에 지금의 멋진 빌런이 나온 거라 생각한다. 실제 성격도 담백하고 착하다. 무궁무진한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는 배우라고 기대한다.

영화 속 양현민(왼쪽)과 류경수.

Q. 윤경호도 특별출연임에도 반짝반짝 빛나는데?

A. 시나리오 쓸 당시에 고민이 많았다. 분량이 많지 않지만 존재감이 큰 역이라 연기를 정말 잘하는 사람이었으면 했기 때문이다. 박성웅이 윤경호가 어떠냐고 제안했고, 시나리오를 보냈더니 정말 재밌게 봤다고 하더라. 그러다 갑자기 개인기가 있다면서 눈동자 하나를 가운데로 모는 걸 보여줬다. 느낌이 빡 왔다. 보자마자 ‘저랑 같이 영화하죠’라고 말했고, 그에 맞춰서 또 시나리오를 수정했다. 최고의 캐릭터가 탄생한 것 같다.

Q. 이 작품을 봐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면?

A. 누구나 살면서 가슴 속에 풀어지지 않는 한이 하나 정도는 있지 않나. 그 한을 풀기 위해서 무당을 찾거나 종교를 찾는데, 그런 느낌처럼 ‘대무가’를 보고 한을 시원하게 풀어냈으면 한다. 그런 카타르시스를 경험한다면 연출자로서 최고의 보람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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