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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파적인 씨네리뷰] 오지 마, ‘압꾸정’

영화 ‘압꾸정’ 속 한장면, 사진제공|쇼박스

■편파적인 한줄평 : 번잡해, 산만해, 견디기도 힘들고.

기왕 약속할 거면 다른 곳으로 가자. 번잡하고 산만한 이야기들 틈에서 112분간 견디기가 힘들다. 영화 ‘압꾸정’(감독 임진순)의 현주소다.

‘압꾸정’은 솟는 사업 아이디어로 입만 살아있는 압구정 토박이 ‘대국’(마동석)이 실력있는 성형외과 의사 ‘지우’(정경호)와 손잡고 K-뷰티 사업을 일궈가는 흥망성쇠를 다룬 코미디다. 마동석이 늘 봐오던 그만의 코미디 화법을 펼치고, 여기에 정경호, 오나라, 최병모, 오연서 등이 힘을 더해 새로운 면을 발굴하려고 노력한다.

‘뭔 말인 줄 알지’란 대사가 이 작품의 정체성이다. 쓸데없는 말들을 쉴 새 없이 쏟아내는 바람에, 대체 뭔 말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 에피소드엔 깊이가 없고 산만하다. 가장 중요한 ‘대국’과 ‘지우’의 서사에 집중하기 어려울 정도다.

제작진은 압구정동 중심에서 K뷰티와 성형이란 소재로 참신한 코미디물을 만들어내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포장을 벗겨보니 그 기획의도는 실패다. 소재 외에는 차별성 없는 전개엔 치열한 고민이 엿보이지 않는다. 굳이 압구정동이 아니어도 되고, K뷰티, 성형이 아니어도 이야기가 달라지지 않는다. 소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마동석 식 코미디 화법은 ‘범죄도시’ 안에 갇혀버린 모양새다. 더 이상 진전도, 발전도 안 보인다. 이미 그 공식에 익숙해진 관객들은 ‘피식’거리기도 어렵다. 웃기려는 과욕에 정색하는 순간과 이미 지쳐 잠드는 순간만큼은 충분히 맛볼 수 있다.

이쯤되니 마동석도 빛나기 어렵다. 사랑스럽지도, 유쾌하지도 않은 골칫덩이 같은 느낌만 준다. 주인공에게 이입하기 어려우니, 극을 따라가는 재미도 있을 리 없다.

정경호만 아깝게 됐다. 매번 보여주는 차진 연기력으로 고군분투하지만 큰 효과를 발휘하진 못한다. 오는 30일 개봉.

■고구마지수 : 2개

■수면제지수 :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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