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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6강 도우미 김날두’ 해외 매체도 조롱

포르투갈 호날두가 부진한 경기력에 결정적 어시스트로 한국 승리에 기여했다며 12번째 태극전사 ‘김날두’라고 조롱한 영국 트롤 풋볼.

‘노쇼’로 한국 축구팬에게 큰 상처를 남겼던 포르투갈의 세계적인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무소속)가 한국의 월드컵 16강 진출 도우미가 됐다. 부진한 경기력에 한국의 첫골을 사실상 ‘어시스트’ 하면서 팬들은 호날두에 대한 아쉬움을 유머로 풀어내고 있다. 해외 매체도 호날두의 현재 상황을 재미있게 풀어냈다.

팔로워 240만명을 보유한 영국 ‘트롤 풋볼’은 3일 “오늘 한국의 12번째 플레이어 김날두”라는 SNS 게시물을 올렸다. 포르투갈 유니폼을 입은 호날두에 손흥민을 합성한 사진을 함께 게시했다.

이날 카타르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최악의 부진을 보인 호날두가 한국의 16강행에 큰 기여를 했다는 의미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이날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마지막 3차전에서 2-1로 이겼다.

우루과이와 첫 경기에서 0-0으로 비긴 뒤 가나에 2-3으로 졌던 한국은 1승 1무 1패(승점 4, 4득점 4실점)가 돼 포르투갈(2승 1패)에 이은 H조 2위로 각 조 1, 2위가 나서는 16강 무대에 오르게 됐다.

이 경기의 주역은 선제골을 터뜨린 김영권(울산), 극장골의 주인공 황희찬(울버햄프턴)을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이지만, 호날두도 만만치 않게 공헌했다.

0-1로 뒤진 전반 27분 왼쪽에서 이강인(마요르카)이 왼발로 차올린 코너킥이 호날두의 등에 맞고 골문에 앞에 떨어졌다. 문전에 있던 김영권이 넘어지면서 날린 왼발 발리슛이 포르투갈 골문을 열었다. 호날두의 ‘등 도움’이 한국의 첫골로 연결됐다.

전반 42분에는 비티냐(파리 생제르맹)의 중거리 슛을 김승규가 쳐낸 것이 마침 호날두 앞으로 흘러나왔다. 호날두가 노마크 찬스에서 곧바로 다이빙 헤딩슛으로 연결했으나 골문을 한참 벗어났다.

‘등 어시스트’가 없었다면 김영권의 골도 나오기 힘들었고, 다이빙 헤딩슛도 충분히 넣을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기회를 날려버렸다. 호날두의 공수에 걸친 도움이 한국엔 큰 힘이 된 순간들이었다.

사실 호날두는 한국과 악연으로 얽혀 있다. 2019년 7월 서울에서 열린 K리그 선발팀과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의 친선경기 때 유벤투스 소속으로 당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호날두가 벤치에 앉은 채 1분도 출전하지 않아 큰 실망감을 안겼다. 호날두의 노쇼 이후 그는 국내에서 ‘날강도’와 ‘호날두’를 합성한 ‘날강두’로 불리며 비호감 선수로 전락했다.

3년여 만에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팬과 만난 호날두가 뜻하지 않는 부진한 경기력으로 한국 대표팀에 ‘사죄 아닌 사죄’를 하게 된 셈이다. 30대 후반으로 접어들어 이제 경기력이 하락한 호날두의 현 주소가 한국 축구에는 큰 선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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