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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키우면 맛부터 다릅니다” 나명석 자담치킨 회장

“건강한 원료에서, 건강한 맛이 나오죠!”

나명석 자담치킨 회장(58)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지난달 29일, ‘2022 하반기 재능나눔공헌대상’ 시상식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모범 경영인에게 수여하는 표창장을 받은 기쁨이 채 가시지 않은 듯 했다.

나명석 자담치킨 회장

나 회장은 이날 윤리경영과 사회공헌을 위해 노력해온 점을 인정받아 표창을 받았다. 자담치킨은 건강하고 맛있는 프리미엄 치킨을 제공한다는 기치 아래 브랜드를 시작한 이래, 무항생제와 동물복지 원료육을 사용하고 유해 논란이 있는 첨가물을 배제한 치킨무 등을 선보이며 윤리적인 식품 문화를 이끌어 왔다.

■ 세계 최초 ‘동물복지 인증’ 후라이드치킨 개발

자타공인 ‘동물복지’ 전도사, 나 회장은 지난 2017년 세계 최초로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후라이드치킨을 개발해 출시한 인물이다.

동물복지인증이란 가축의 출생에서 사망까지 고통과 스트레스를 최소화한 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로, 지난 2014년 농림축산식품부가 제정했다. 병아리가 태어나 자라는 육계농장과 이동운반 과정, 이 후 도계장(계류장 포함)까지 3개 분야에 각각 인증이 부여된다.

자담치킨은 이 과정 전부에서 동물복지 인증을 받아 생산한 원료육을 사용, 세계 최초로 무항생제와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치킨을 생산하는 브랜드다.

“동물복지에 왜 신경을 쓰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저 또한 처음에는 잘 몰랐죠. 좋은 재료를 찾던 과정에서 알게 된 것인데, 그 차이가 워낙 커요. 이젠 동물복지를 하지 않는 곳에 가면 실제로 슬픔을 느낍니다. 안 할 수가 없는게, 동물복지에요.”

최근 ‘명품’을 표방한 한 치킨 브랜드의 한 매장에서 판매된 치킨이 화제가 되며 일명 ‘안 익은 닭’ 논란이 일었다. 치킨의 살에 핏 자국으로 보이는 선홍색 무늬를 두고 누리꾼 사이에 갑론을박이 벌어진 것. ‘안 익은 닭’이라는 주장과 ‘생닭 조리 과정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라는 주장이 맞섰지만, 끝내 결론을 내리진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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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리적으로 키웠더니 품질이 좋아졌다”

나 회장은 이 같은 논란이 바로 ‘동물복지’의 중요성이라고 강조했다.

“도살장에 가보면 닭들이 주욱 거꾸로 매달리기 시작합니다. 다른 닭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며 차례차례 달려가는 거죠. 닭들도 긴장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핏줄이 터지는 것으로 알 수 있죠. 이런 닭은 도살 이후에도 사후경직이 일어나고 육질이 질긴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핑킹 현상’이라고 불리우는데, 선홍색 무늬가 나타난 모든 닭이 다 그렇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많은 경우에서 저는 이 같은 도살 과정이 결국 원인이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동물복지 농장은 일단 입구부터 다르다. 첨단 전자장비 공장과 같이 출입하는 모든 사람들은 방역과정과 위생복을 입어야만 닭들이 자라는 과정을 볼 수 있다. 닭들이 생활하는 곳 역시 흔히 ‘닭장’이라고 불리우는 감옥과 같은 철창 대신 넓은 공간에 일정한 간격으로 횃대가 설치돼 닭이 편안하게 앉아 쉴 수 있게 돼있다. 심지어 소리에 민감한 닭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도로에서 일정 거리를 두어야만 허가가 나온다.

이 처럼 철저한 복지는 결국 안전으로도 이어졌다. 매년 조류독감이 전국을 덮치며 수 많은 살처분이 이뤄졌지만, 동물복지인증 제도가 시작된 뒤 인증 농장에서는 단 한 차례도 조류독감이 보고되지 않았다.

■ 동물복지인증 농장···조류독감 발생 한차례도 없어

도살과정에서 차이는 더욱 도드라진다. 농장에서 실려온 닭들은 블루라이트가 켜져 있는 가스실로 향한다. 이 후 수면을 위한 이산화탄소가 주입되고 닭들이 잠이 들면 비로소 가공 공정이 시작된다. 마무리 세척까지 완료되면 출하 과정에서부터 쿨링 시스템을 적용, 4℃의 온도를 유지하며 비로소 공장을 나서게 된다.

“현장에서 보면, 누구나 공감을 할 거에요. 도계는 동물복지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품질에서 확연한 차이가 나기 때문이죠. 육질과 육즙이 확실히 다릅니다. 흔히 닭 가슴살이 퍽퍽하다고 하죠. 부드러운 것인데, 이 부분에는 근육이 적어서 사후경직이 일어날 확율이 적기 때문이에요.”

나 회장은 “윤리적으로 키웠더니 품질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동물복지가 곧 좋은 음식으로 돌아고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 그래서 이름도 ‘자담’이라고 했다.

“‘자연을 담은’ 치킨이라는 의미에요. A부터 Z까지 모든 것, 즉 닭을 잡고 튀기고 또 메뉴로 손님들에게 나가는 그 모든 과정을 다 좋게 하려고 한 것이죠.”

실제로 자담치킨은 식용유는 물론, 맛의 60% 이상을 좌우하게 되는 염지 과정에서도 여느 브랜드와 같은 천일염을 쓰지 않고, 희말라야솔트를 고집한다. 얼마 전부터는 포장재 역시 친환경 소재의 것으로 바꿨다.

■ “가맹점과 상생···10년 이상 공정위 시정 조치 0건”

최근 언론을 통해 본사와 가맹점 간 분쟁을 겪고 있는 여러 프랜차이즈들이 보도되고 있지만, 가맹점주와의 ‘상생’은 결국 본사의 노력이 가장 크다는 것이 나 회장의 설명이다. 현재 전국에 700개 이상의 매장이 운영되고 있지만, 자담치킨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단 한 차례의 시정조치도 받은 적이 없다.

나 회장은 이에 대해 “분쟁이 일어날 일을 하지 않으면 된다”며 웃었다.

“혹시 어느 한 가맹점주라도 불만이 생길 경우, 즉시 해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요. 그 예로 이 달 초 본사 R&D 센터에서 신 메뉴를 개발했는데 점주들을 상대로 한 품평회를 거친 뒤 바로 취소했어요. 점주들이 제조 과정의 어려움을 토로했고 곧 바로 이를 받아들인 것이죠. 점주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일을 못 하십니다. 이런 스트레스를 사전에 차단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나 회장은 ‘나눔의 사업’을 강조했다.

“가맹점 사업은 결국 나눔의 사업이에요. 본사와 가맹점주, 협력업체 등 이 3곳이 모두 잘 살아야 유지되는 것이 가맹점 사업이기 때문이에요. 흔히 ‘상생’을 강조하면서도 협력업체가 제외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가맹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50군에 이상의 협력업체와 함께 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재료를 공급받고 있는 상황에서 ‘자담’에 조금이라도 더 좋은 원료들을 제공하고자 하는 마음이 들게 해야 하는 것이죠. 이를 위해서는 이윤 역시 고루 나누려는 노력이 함께 해야하는 것이죠.”

끝으로 나 회장은 ‘치킨업계의 변화’ 역시 강조했다.

“치킨 업계 역시 상생의 구조입니다. 하나가 무너지면 모두가 어려워지는 구조죠. 업계를 위해 다 함께 윤리 경영에 나서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양한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지만, 역시 동물복지가 좀 더 확대됐으면 합니다. 다만, 현재 국내 동물복지 농장이 많이 부족한 상태에요. 쓰고 싶어도 쓰기 어려운 여건인 것이죠. 다행인 것은 최근 하림, 사조 등 대형 업체들이 동물복지에 관심을 갖고 생산을 하기 시작했어요. 좋은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자담치킨은?

자담치킨은 2년 간의 준비 끝에 지난 2011년 국내산 무항생제 닭고기만을 사용, 건강한 브랜드 이미지를 확보한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다.

2017년부터는 원재료 기준을 더욱 강화, 쾌적한 환경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항생제가 없는 친환경 사료를 먹으며 건강하게 자란 ‘동물복지인증’을 받은 후라이드치킨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2020년 대표 메뉴 중 하나인 ‘맵슐랭 치킨’ 출시와 함께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며 3개월 간 86개, 하루 한 개 꼴로 새 매장이 오픈할 정도로 업계의 대세 브랜드로 떠올랐다.

올 해부터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사이드 메뉴를 포함한 전 메뉴의 영양성분을 공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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