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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연예연구소] ‘일타스캔들’에 ‘반찬이’들이 몰려든다

tvN ‘일타스캔들’ 공식포스터, 사진제공|스튜디오드래곤

잘 되는 드라마엔 자연스럽게 팬덤이 형성된다. 자발적으로 팬덤명도 생성된다. 케이블채널 tvN 주말극 ‘일타스캔들’도 인기가 치솟으며 일명 ‘반찬이’들이 몰려들고 있다. 첫회 시청률 4.0%(닐슨코리아 집계)에 불과했던 수치가 반환점을 돈 8회만에 11.8%까지 찍으며 명실상부 인기 드라마로 자리잡았다.

‘일타스캔들’은 사교육 전쟁터에서 펼쳐지는 반찬가게 사장 ‘남행선(전도연)’과 수학 일타 강사 ‘최치열(정경호)’의 로맨스를 그리는 이야기다. 여기에 우림고를 배경으로 고3 수험생들의 입시 경쟁, 그리고 쇠구슬 테러 사건을 엮어내며 로맨스, 휴먼, 미스테리까지 담아 복합장르로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가장 큰 매력은 쉽고 건강한 이야기 구성에 있다. 모든 걸 갖췄지만 섭식장애로 진정한 행복을 모르고 사는 ‘최치열’이 손맛 하나는 기가 막힌 반찬가게 대표 ‘남행선’을 만나 잃어버린 입맛을 찾고, 건강한 웃음을 찾고, 나아가 멈춰버린 인간애까지 되찾는다는 ‘구원 서사’가 누구라도 즐길 수 있도록 쉬운 방식으로 이어진다. 로맨스 코미디의 익숙한 전개 유형이라 중간 유입자도 어렵지 않게 이야기 전체를 즐길 수 있다. 갈수록 시청률이 높아지는 이유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클리셰를 아주 적절하고 맛있게 사용하는 것은 이 작품의 강점이다. 1-2회 혐관(혐오하는 관계)으로 시작한 두 남녀가 서로를 오해하다가 저도 모르게 각자의 결핍을 채워주고 스며들다 사랑에 빠지는 공식들이 8회에 차곡차곡 쌓이면서 안방극장에도 설렘을 성공적으로 전달한다. 캐릭터들의 전사와 서사를 탄탄하게 세운 덕분에 이들이 얽히고설켜도 인물의 선택에 설득력이 생기고, 나아가 개연성도 저절로 성립된다. 양희승 작가의 펜 끝에서 번지는 이야기들은 아는 맛이지만 손이 가는 김치찌개 맛집처럼 시청자들을 ‘본방사수’하게끔 만드는 마력을 발휘한다.

인물들을 긍정적 에너지로 그려내는 제작진의 세심한 배려도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한 수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지닌 ‘재우’(오의식)는 해맑고 솔직한 매력을 강조해 많은 이에게 사랑을 받고 있고, 입시 실패로 은둔형 외톨이를 자처한 ‘희재’(김태정)마저도 우연히 길에서 만난 동생 ‘선재’(이채민)가 모른 척 지나치려다가 “형, 내 친구야”라며 ‘해이’(노윤서)를 소개시켜주는 장면을 삽입해 제작진이 모든 인물을 품에 아우려는 따뜻한 마음을 오롯이 전달한다.

전도연과 정경호의 훌륭한 연기력과 앙상블도 이 작품만의 미덕이다. 실제 10살 차이가 나는 배우 선후배지만, 극 안에서만큼 ‘남행선’과 ‘최치열’로만 존재하며 핑크빛 분위기를 완성한다. 특히 두 사람의 투샷은 따로 잘라 ‘설렘짤’로 돌 만큼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들의 인기는 플랫폼을 옮겨 넷플릭스에서도 통했다. 넷플릭스 글로벌 톱10(1월 30일~2월 5일) TV 비영어 부문 5위에 올랐다. 이 기간동안 글로벌 시청자들은 1555만시간 동안 시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시청자들은 IMDB를 통해 “어른들의 로맨틱 코미디로, 이야기가 성숙하고 통찰력있다”, “드라마 속의 등장인물들은 봄과 같이 신선하고 아름답다”, “이 시리즈의 창작자들도 최치열 만큼이나 이 시리즈에 많은 애정을 쏟아부었다는 것이 느껴진다”, “한국의 학원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들을 위해 충분한 설명과 암시가 되어있어 외국인 시청자들도 어렵지 않게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다” 등의 긍정 평가를 쏟아내고 있다.

‘반찬이’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받는 ‘일타스캔들’은 매주 토, 일 오후 9시1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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