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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평균에 수렴하는 LG의 1~9번···올해도 키 잡는 ‘7번 타자’

지난해 팀OPS 2위, 타순 1위는 7번 자리뿐

상하위 타순 고른 능선형 올해도 지속 가능성

7~9번 타순 무게감에 상대 피로도 가중될듯

LG 염경엽 감독이 홍창기와 타격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LG는 시범경기 개막 이후 박동원, 문보경, 홍창기 등을 7번타자로 기용하고 있다. LG 트윈스 제공

프로야구 LG의 지난해 팀 OPS는 0.742로 전체 2위였다. LG보다 시즌 팀 OPS가 좋은 팀은 0.747을 찍은 KIA뿐이었다.

그런데 LG는 상위 타순 중 어떤 자리에서도 타순별 OPS 1위를 기록하지 못했다. 예컨대 홍창기가 388타석, 박해민이 286타석에 나선 1번 타순의 OPS는 0.708로 전체 5위였다. 또 박해민이 336타석, 문성주가 168타석에 들어선 2번 타순의 OPS는 0.760으로 팀 평균을 웃돌았지만, 10개구단 2번 타순 기록으로는 롯데(0.790)에 이어 2위였다.

LG는 3번 타순 OPS에서는 0.809(7위), 4번 타순 OPS에서는 0.773(8위)로 리그 평균을 밑돈 가운데 오지환이 420타석이나 들어선 5번 타순에서 OPS 0.816을 기록하며 리그 평균(0.740)을 뚜렷이 앞섰지만, 이 자리에서도 1위가 아닌 2위였다.

그런데도 LG가 전체 팀 OPS에서 1위 다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하위타순의 경쟁력 때문이었다. LG가 10개구단 타순별 OPS에서 유일하게 1위를 기록한 자리도 ‘7번’이었다. LG는 7번 타순 OPS로 0.768를 기록하며 상위타순 못지않은 수치를 남겼다. 7번 타순의 리그 평균 OPS가 0.667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하위타순의 출발선인 7번 자리에서 나타난 LG의 차별적인 힘을 확인할 수 있다. LG는 지난해 7번 자리에 문보경(94타석), 로벨 가르시아(91타석), 이재원(78타석), 유강남(55타석), 문성주(50타석) 등을 고루 기용했다.

LG는 전체 타순의 오르내림이 가장 적은 팀이다. 1~9번 타순별 수치들이 팀평균에 가장 가깝게 근접해있는 팀이다. 현재 리그 최고의 타자인 이정후가 3번에 배치된 가운데 산봉우리처럼 높은 타격 수치를 찍고, 그뒤로 내려가는 모양을 보이는 키움 같은 팀들이 대다수인 가운데 LG 타선은 수치상 전체적으로 능선이 고른 산 모양을 이루고 있다.

올해도 이런 현상이 유지되거나 경우에 따라선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LG는 시범경기 개막 이후 상위 타순 구성에 고민하는 흔적을 보인다. 염경엽 LG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만 하더라도 3, 4번 타순을 오스틴 딘, 김현수 둘을 놓고 순서만 결정하려는 생각이었지만, 시범경기 들어서는 오지환을 4번으로 당겨놓는 등 다른 선택을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위타순 배치에는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행복한 고민을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시범경기 들어 7번타자로 등장하고 있는 선수들의 무게감을 하나하나 살피다 보면 LG 타선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난다.

LG는 지난 13일 NC와 시범경기 개막전을 시작으로 4경기를 박동원을 7번타자로 기용하며 치른 이후로 문보경과 홍창기를 번갈아 내세웠다. 지난 25일 고척 키움전에서는 송찬의를 7번으로 쓰기도 했는데, 대부분이 7번타자에 대한 보편적 기대치와 비교하면 넘치는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들이다.

LG는 8~9번으로 이어지는 타순 또한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보일 전망이다. 지난 25일 키움전에선 8번으로는 이재원, 9번으로는 홍창기를 기용했다.

올시즌 LG의 힘은 3번타자 같은 7번타자, 5번타자 같은 8번타자의 방망에서 나올 가능성이 꽤 있어보인다. LG를 상대하는 배터리에게는 굉장한 피곤한 일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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