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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금배] 금배의 한을 푼 영등포공고···보인고 꺾고 첫 우승 감격

서울 영등포공고 선수들이 2일 제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서울 보인고와의 제56회 대통령금배 전국고교축구대회 결승전에서 승리해 우승을 확정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제천 | 문재원 기자

제56회 대통령금배 대회에서 최강의 ‘창’을 자랑해온 서울 영등포공고와 최강의 ‘방패’를 구축한 서울 보인고의 대결은 시종일관 수준 높게, 치열하게 전개됐다.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팀답게 영등포공고는 보인고를 사정없이 두들겼다. 하지만 보인고의 짠물 수비는 영등포공고의 공격을 단단하게 버텨냈다. 연장전으로 접어드는 듯했던 경기는 결국 방패를 쉼없이 두들겨 일어난 작은 균열을 놓치지 않고 결정적인 한 방을 꽂아넣은 영등포공고의 승리로 끝났다.

영등포공고가 창단 후 처음으로 대통령금배 정상에 올랐다. 영등포공고는 2일 충북 제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56회 대통령금배 고교축구대회 결승전에서 보인고에 2-1로 이겼다.

1973년 제5회 대회 결승에서 대신고에 2-6으로 패해 준우승에 그친 후 금배 결승과 인연이 없었던 영등포공고는 무려 50년 만에 다시 결승에 올라 처음으로 금배 우승을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다. 영등포공고 수비수 이경원이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통산 4회 우승에 도전했던 보인고는 막판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결승전은 ‘모순’의 대결로 불렸다. 영등포공고는 조별리그부터 준결승까지 6경기에서 18골을 터뜨리는 막강한 공격력을 앞세워 승승장구했다. 반면 인천 부평고와 함께 금배 전통의 강호로 꼽히는 보인고는 이번 대회에서는 준결승까지 5경기에서 2골만 허용하는 실리축구로 무장했다. 최강의 창과 방패가 대결하는만큼 관심도도 높았다.

예상대로 경기 시작 후 영등포공고가 주도권을 쥐고 사정없이 보인고를 몰아쳤다. 하지만 보인고의 단단한 수비에 막혀 좀처럼 골문을 열지 못했다. 그러다 전반 37분 오히려 일격을 먼저 맞았다. 역습 상황에서 상대 수비 뒷공간을 잘 파고 들어간 보인고 2학년 공격수 백가온이 그대로 골을 터뜨렸다.

하프타임 때 전열을 재정비한 영등포공고는 후반전 들어 더욱 강하게 보인고를 몰아붙였다. 그러다 영등포공고가 교체투입한 ‘에이스’ 김민성이 보인고의 철벽 수비를 허무는데 성공했다. 후반 6분 교체 투입된 김민성은 투입 후 1분 만에 상대 페널티지역 안쪽에서 벌어진 혼전 상황에서 공을 잡아 재빠르게 슈팅, 동점골로 연결했다.

이후 김민성의 활약에 보인고의 수비가 잠시 흔들리기도 했지만, 다시 안정을 찾아 단단한 방패를 세웠다. 여기에 상대 왼쪽 측면을 집요하게 공략하며 여러번 영등포공고의 간담을 서늘케하는 등 다시 경기가 백중세로 흘러갔다.

그대로 연장전으로 흘러가는 듯했던 경기는 후반 막판 극적으로 갈렸다. 이번 대회 득점왕을 일찌감치 예약했던 공격수 김태원이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회심의 오른발 슈팅으로 보인고의 골망을 흔들었다. 대회 10호골. 이후 수비를 강화한 영등포공고는 보인고의 막판 공세를 끝까지 저지해내며 승리를 지켜냈다.

영등포공고는 2월 백운기에서 2019년 금강대기에 이어 4년 만에 전국대회 우승의 기쁨을 맛본데 이어 리그 권역 우승, 전국체전 서울시 선발전까지 우승했다. 여기에 국내 최고 권위의 전국대회 금배 타이틀까지 보태 명실상부한 올해 서울 권역 최강자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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