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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숨을 몰아쉬며 카메라 앞에 선 손흥민의 미소 “팬들도 분명히 보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원팀’을”

26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4차전 한국과 태국의 경기. 3-0으로 승리한 한국의 손흥민과 이강인이 팬들에게 인사 후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2024.3.26 연합뉴스

“국민들이 오늘 분명히 보셨을거라 생각합니다. 저희가 한 팀이 돼 정말 멋진 경기를 했습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오랜 마음고생을 털어내며 환하게 웃었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6일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4차전 원정경기에서 이재성(마인츠), 손흥민, 박진섭(전북)의 릴레이 골이 터지며 3-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C조에서 3승1무(승점 10점)로 조 선두를 굳게 지켰다. 2경기를 남긴 가운데 사실상 최종예선 진출이 확정했다.

한국 축구에는 의미있는 승리였다. 우승 후보로 주목받았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4강에 올랐지만, 거듭된 졸전으로 지도력과 태도 논란에 휩싸인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대회 직후 경질됐다. 또 대회 기간에 손흥민에게 대든 9살 후배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하극상도 외부로 알려지는 등 바람 잘 날이 없었다.

태국과 2연전은 아시안컵 이후 첫 소집이었고, 팀 동료와 국민들에게 사과한 이강인도 합류했다. 지난 21일 안방에서 열린 태국과의 홈 경기에서 다소 무기력한 경기 내용으로 1-1로 비겼지만, 적지에서 열린 이날 경기는 달랐다. 모처럼 다득점에 성공했고, 최근 계속 불안했던 수비도 무실점 경기를 했다. 손흥민은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변함없이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무엇보다 논란 이후 공개적으로 사과한 이강인을 감쌌던 손흥민이 이강인과 합작골까지 넣으며 이슈를 봉합했다.

손흥민은 “일단은 며칠 전 경기에서 결과나 내용적으로 만족했음에도 경기를 비기면서 부정적인 시선들이 많았다. 오늘은 어려운 (더운)날씨 속에 우리 선수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좋은 경기를 했고, 결과까지 얻어낼 수 있었다”고 경기에 만족감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오늘 분명히 보셨을거라 생각한다. 저희가 한 팀이 돼 정말 멋진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미소 지으며 “늦은 시간까지 응원해주신 팬들 덕분에 무실점 승리를 해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26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4차전 한국과 태국의 경기. 후반전 골을 넣은 손흥민이 기뻐하고 있다. 2024.3.26 연합뉴스

이날 경기에서 손흥민은 A매치 통산 46번째 골을 넣었다. 이 골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의 합작골로도 주목받았다. 이강인은 이날 경기에서 첫 2골의 시작점이 되는 패스를 연결하며 맹활약했다.

전반 이강인의 결정적 패스를 골로 성공시키지 못한 손흥민은 후반 8분 이강인이 연결한 두 번째 찬스를 실수 없이 마무리했다. 손흥민과 이강인은 얼싸안으며 기뻐했다. 손흥민은 “많은 분들이 (대표팀을)걱정하셨는데 축구를 하다보면 서로 너무 승부욕도 강하고, 원하는게 있다보면 다툼이 생기기도 한다”며 “이번 경기를 통해 강인이도 많은 팬들에게 사랑을 받은 자격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이 경험으로 팬들에게 더 사랑받는 훌륭한 선수,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100%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제가 수도 없이 말한 것처럼 기술적으로나 재능적으로 대한민국 축구를 이끌 선수”라고 이강인을 치켜세우면서 “행동 하나하나에 5000만 국민이 보신다는 것을 인식하고 행동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오랜만에 강인이를 끌어 안았는데 귀엽다. 앞으로도 잘해줬으면 좋겠다”며 기분좋게 웃었다.

26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4차전 한국과 태국의 경기. 박진섭이 팀 세번째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2024.3.26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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