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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인터뷰] ‘재벌X형사’ 안보현 “예능 출연? 할머니가 좋아하세요”

SBS 드라마 ‘재벌X형사’에 진이수 역으로 출연한 배우 안보현. 사진 FN엔터테인먼트

드라마가 단 한 번의 편성으로 끝나지 않고 시리즈물로서 시즌을 거듭하려면 여러 조건이 필요하다. 일단 1편부터 인기가 있어야 하고, 확실한 캐릭터가 필요하다. 여기에 연출자, 스태프, 배우들의 호흡 그리고 언제든 새로운 에피소드가 어색하지 않은 구성이 있어야 한다.

드라마 ‘재벌X형사’는 ‘시리즈물의 명가’로 떠오른 SBS의 또 다른 ‘슈퍼 IP(지식재산권)’가 됐다. 한석규 하면 떠오르는 ‘낭만닥터 김사부’, 이제훈 하면 떠오르는 ‘모범택시’가 벌써 시즌 3가 방송되고, 기획된 데 이어 김남길 주연의 ‘열혈사제’가 뒤를 잇는다. 여기에 진이수 역의 안보현이 출연하는 ‘재벌X형사’가 뒤를 이을 듯하다.

“시즌 2 이야기를 기사로 처음 봤어요. ‘엥?’하고 단체방에 들어가서 ‘진짜예요?’하고 물었던 기억이 나네요. 사실 정해진 건 없지만, 저희가 촬영 초반 MT를 떠났는데 제가 ‘이 멤버 그대로 시즌 2로 가면 너무 좋겠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거든요. 현실적인 문제가 남았지만, 그 바람을 귀담아 들어주신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SBS 드라마 ‘재벌X형사’에 진이수 역으로 출연한 배우 안보현. 사진 FN엔터테인먼트

‘재벌X형사’는 그다지 신선하지 않은 수사물에 그다지 신선하지 않은 ‘싸가지 없는’ 재벌 3세 캐릭터를 버무려 의외의 신선함을 자아낸 케이스다. 재벌 3세가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바람에 형사가 된다. 하지만 그의 수사는 ‘발품’이 아니다. 굳이 말하면 ‘돈이 품을 들인다’고 할까. 자신의 재력을 마음껏 활용해 수사한다.

“재벌이나 형사가 드라마와 영화에 나올 때 일정한 틀이 있어요. 어찌 보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캐릭터인데요. 재수 없고 꼴불견이지만 그래도 밉지 않은 진이수 캐릭터를 만들어야 했어요. 밉상이지만 연민이 가는 아이, 건들거리지만 착한 아이를 그려내고 싶었죠.”

그래서 거의 촬영마다 한 시간 반을 들여 일명 ‘탕후루 머리’라 불리는 ‘올백에 머리 두 가닥’ 스타일을 생각했다. 좀 진지한 감정을 가졌다 싶으면 머리를 내렸기에 분장은 더 오래 걸렸다. ‘쓰리 버튼’ 정장이나 가죽재킷 등 갖은 소품을 고안했다. 보트를 모는 장면이 있어 선박운전면허증도 땄다. 꽤 많은 것들을 해내야 했지만 그건 안보현이 마음속에 가진 열망이 있어 가능했다.

SBS 드라마 ‘재벌X형사’에 진이수 역으로 출연한 배우 안보현 출연장면. 사진 SBS

“제가 연기로 딱히 잘하는 게 있다고 생각하진 않거든요. 그래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도전하는 입장이 늘 좋습니다. ‘이태원클라쓰’를 한 후 ‘유미의 세포’도 하고 ‘군검사 도베르만’을 하면서 매번 다른 역할을 하는데 ‘장근원’이다, ‘문서하’다, ‘도배만’이다 식으로 역할 이름으로 불리는 걸 좋아합니다.”

안보현하면 2020년 이후 본격적으로 이름이 알려졌음에도 연기 못지않게 예능에도 많이 출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 혼자 산다’를 비롯해 ‘런닝맨’ ‘아는 형님’ ‘놀라운 토요일-도레미 마켓’ 등에 빠지지 않았고, 2022년부터는 tvN ‘백패커’, 티빙 ‘청춘MT’ 지난해 tvN ‘부산촌놈 in 시드니’에서는 고정으로 출연했다. 이번 작품을 찍고 나서는 ‘부산촌놈’으로 인연을 맺은 유명 여행 유튜버 곽튜브와 일본 여행도 다녀왔다.

“예능에서 고집하는 것은 리얼리티 장르인 것 같아요. 웃기고 싶다기보다는 제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서 나가는 겁니다. ‘백팩커’는 백종원 선생님을 너무 좋아해서 나간 거였고요. ‘부산촌놈’ 역시 고향(부산) 형님들과 함께하고 싶어서였죠. 할머니께서 제가 드라마 촬영을 나갔다 하면 8개월 정도 TV에 안 보이니까 ‘뭐 먹고 사나’하고 걱정하세요. 예능을 찍으면 일주일에 한 번 나오고 재방송도 많으니까 할머니를 위해 출연해야겠다고 생각하죠. 드라마 10편 나오는 것보다 예능 하나 하는 걸 좋아하세요.”(웃음)

SBS 드라마 ‘재벌X형사’에 진이수 역으로 출연한 배우 안보현 출연장면. 사진 SBS

안보현의 할머니에게도 이번 ‘재벌X형사’는 만족스러운 작품이다. 다른 것보다 나쁘게 나오지 않고 웃기기 때문이다. 안보현은 이런 부분이 ‘지상파의 힘’이라고 느낀다. 이렇게 예능을 통해 환기하고 그 집중력을 갖고 다시 연기에 매달린다. 이런 과정이 그가 ‘재벌X형사’를 통해 액션도 하고, 상반신 노출도 하면서 도전을 즐길 수 있는 이유다.

“2020년 이후로는 정말 감사한 삶을 보내고 있어요. 사실 코로나19 이후 드라마 출연이 많아서 제가 어느 정도 인기를 얻고 있는지 잘 체감하지 못했거든요. 국내도 그렇지만 해외에서도 ‘이태원클라쓰’의 캐릭터를 기억해주시면서 불러주시는 분들을 뵈면 감사해요. 좋은 작품을 해서 그 성원에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밖엔 없습니다.”

SBS 드라마 ‘재벌X형사’에 진이수 역으로 출연한 배우 안보현. 사진 FN엔터테인먼트

그는 올해 영화 ‘엑시트’의 이상근 감독의 차기작 ‘악마가 이사왔다’에서 임윤아와 호흡을 맞춘다. 개봉은 오는 6월이 유력하다. 그러면서 ‘재벌X형사’의 시즌 2 제작소식도 즐겁게 기다릴 예정이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할머니의 기쁨. 할머니가 기뻐하실 일이 올해는 많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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