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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인터뷰] KIA의 무결점 스타트, 41세 베테랑도 놀란다···최형우 “이런 출발, 내 야구인생에서 처음”

KIA 최형우가 27일 광주 롯데전에서 시즌 2호 홈런을 친 뒤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형우(41·KIA)가 함박미소를 지었다. 처음 경험해보는 최고의 출발을 팀과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형우는 지난 27일 광주 롯데전 승리 뒤 “팀도, 나 개인도 출발이 이렇게 좋은 적은 내 야구인생에서 없었던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이날 KIA는 개막 3연승을 달렸고, 최형우는 1회말 선제 2점 홈런으로 결승타를 기록했다. KIA가 개막 3연승을 달린 것은 2015년 이후 무려 9년 만이다. 최형우는 23일 키움과 개막전에서 2루타 2개를 때리고 시작한 뒤 26일에 이어 27일에도 롯데전에서 이틀 연속 홈런을 치면서 개막 3경기 만에 2홈런을 기록했다. 10타수 4안타 2홈런 5타점 3득점을 기록 중이다.

최형우의 말대로, 개막 후 매일 안타를 치면서 3경기 만에 홈런 2개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KIA에 입단한 2017년에도 출발은 좋았다. 개막후 5경기 연속 안타를 쉬지 않았고 3경기 만에 첫 홈런이 나왔지만 두번째 홈런은 개막 12경기 만에 쳤다. KIA 역시 9년 만에 개막 3연승을 했으니 최형우와 함께 한 이후 가장 좋은 출발을 하고 있다.

KIA 최형우가 27일 광주 롯데전에서 1회말 2점 홈런을 친 뒤 타구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KIA는 올해 전력상으로는 ‘3강’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스프링캠프 직전 사령탑이 교체되는 홍역을 치렀다. 다시 정비해 시즌을 잘 출발하려 할 때는 4번 타자 나성범이 부상 당해 이탈했다. 그럼에도 개막 3연승을 달렸다. 투·타 밸런스가 모두 좋다. 선발은 잘 던지고 타자들이 선취점을 내거나 기회가 한 번 오면 놓치지 않고 몰아친 뒤 불펜이 완벽하게 지키는 패턴으로 이기고 있다.

시즌 전 “올해는 목표가 단순히 5강 이상이 아닌 우승이다. 이제 그렇게 말해도 될 것 같다”고 후배들의 성장으로 강해진 라인업에 기대했던 최형우는 “생각한대로 되고 있다”고 했다. 최형우는 “중심타자 한 명이 나가면서 까딱했으면 무너질 수도 있었는데 개막전 이기고 애들이 하는 걸 내 입장에서 보니 꾸준히 잘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 (나)성범이까지 오면 더 좋은 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IA 최형우가 27일 광주 롯데전에서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 그 중심에는 여전한 해결사 최형우가 있다. 6번 타자로 좀 물러나 출발하려고 했지만 늘 그렇듯이 최형우는 또 4번 타자로 출전하면서 쾌조의 감각을 뽐내고 있다. 최형우는 “4번 타자는 오래 해왔기 때문에 은퇴하는 날까지 쳐도 어색할 일은 없다. (나)성범이가 없다고 내가 뭘 해야겠다기보다 후배들과 같이 하는 라인업이 너무 괜찮아서 나는 내 할 것만 적당히 하면 되겠다 생각하고 하는데 마침 다 각자 위치에서 잘 하고 있다”고 말했다.

1983년생, 만 41세에도 최형우는 밀어서 펜스 뒤로 타구를 넘기는 힘을 과시한다. 26일 롯데 찰리 반즈 상대로 친 1호 홈런은 당겨서 친 우월 솔로홈런이었고, 27일 롯데 나균안 상대로 친 2호 홈런은 밀어서 친 좌월 2점 홈런이었다. 최형우는 “아직 힘이 부족하다고 느끼지는 않는다”고 웃었다.

이 홈런으로 통산 375홈런을 때린 최형우는 이대호(은퇴·374개)를 넘어 역대 통산 최다 홈런 4위가 됐다. 이제 앞에는 이승엽(467개), 최정(460개), 박병호(380개)밖에 없다.

KIA 최형우가 지난 26일 광주 롯데전에서 시즌 첫 홈런을 친 뒤 이우성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형우는 “타점은 생각해도 홈런은 전혀 생각을 안 하고 살아왔다. 내가 홈런타자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홈런은, 그냥 찬스에 잘 쳐야지 생각하며 야구하고 있는데, 그냥 쌓여있는 내 야구인생의 보너스 정도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최형우는 개막 직전, 일주일 전부터 다시 외야 수비 연습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올시즌도 수비 출전을 해야 할 일이 꽤 생길 것 같기 때문이다. 최형우는 “이러다 성범이가 오면 좌익수로 나가야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될지 안 될지 모르겠지만 연습하고 있다. 정 안 되면 성범이가 지명타자 하고 내가 대타해도 된다. 그런 것은 전혀 아무 것도 중요하지가 않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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