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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경X이슈] ‘눈물의 여왕’ 재벌 홍해인, 그 스토리·패션이 닮았다?

tvN 제공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 김지원이 화제성을 싹쓸이했다.

오늘(28일) K-콘텐츠 경쟁력 조사 전문기관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 발표에 따르면 김지원은 TV-OTT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부문에서 2주 연속 1위에 올랐다. 김지원의 화제성 점유율은 9.4%로 나타나 김수현의 9.0%와 근소한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는 이미 흔하디 흔하다. 그러나 기존 재벌 드라마가 재벌 남성과 평범한 집안의 여성의 만남을 그렸다면, ‘눈물의 여왕’은 그 반대인 재벌 여성과 대기업 사원인 평범한 집안의 남성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새롭다는 반응이 많다. 특히 제사날에 사위들이 서로 둘러앉아 전을 부치며 제사 준비를 하는 장면은 고정된 성 역할을 뒤바꿨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그 가운데 더욱 흥미로운 것은 ‘눈물의 여왕’이 실제 우리나라 재벌가를 연상하게 한다는 점이다. 시청자들은 “홍해인이 삼성가 이부진 사장이라는데 맞나요?”, “이부진 사장도 평사원과 결혼했다가 이혼하지 않았나요?”, “이 드라마 보면서 삼성의 딸 이부진이 생각나는 건 나뿐일까요?”, “‘눈물의 여왕’에서 이부진의 향기가”, “재밌는데 이거 이부진 사장 이야긴데요?”, “작가가 이부진 사장을 염두에 두고 쓴 것 같아요” 등의 후기들을 남겼다.

극 중 퀸즈그룹 외동딸 홍해인(김지원 분)은 인턴 업무 중 호감을 갖게 된 평사원 백현우(김수현 분)와 결혼한다. 현우는 해인의 신분을 알지 못한 채 자신이 서울대 법대 출신에 월세 아닌 전세에 살며 다달이 적금을 200만 원씩 붓고 “그쪽이 인턴 잘리고 재취업 안 돼도 내가 당신 하나쯤 책임질 수 있다. 외벌이도 감당 해보고 싶다”며 자신감 넘치게 프러포즈한다.

그러나 뒤늦게 해인의 정체를 알게 되자 수치심을 느껴 고향인 용두리로 숨게 되고 해인이 헬기를 타고 용두리까지 찾아가 “당신 눈에서 눈물 나게 안 해”라며 직접 결혼을 밀어붙이며 부부가 된다. 그러나 퀸즈그룹 법무이사로 근무하던 현우는 결혼 3년 차가 되자 숨막히는 처가살이에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겪다 이혼을 결심하게 된다. 해인과는 각방을 쓰며 쇼윈도 부부로 변해간다.

이러한 스토리는 삼성가 이부진 사장을 떠올리게 하기 충분하다. 실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1995년 한 사회복지재단 봉사활동에서 당시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평사원으로 근무하던 임우재 전 고문을 만나 4년 교제 후 1999년 결혼했다. 당시 언론에서는 ‘남자 신데렐라 탄생’,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사랑’, ‘영화 같은 세기의 결혼’이라며 대서특필했다. 임우재 전 고문은 개인 사업을 하는 집안의 장남으로 단국대 전자계산학과 출신으로 알려졌다.

이부진 사장과 임우재 전 고문의 영화 같은 러브 스토리는 유명했다. 재벌가 딸과 평사원의 사랑이라는 것만으로 세간의 화제가 됐고, 이부진 사장이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의 결혼 반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가족들을 설득했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결혼 제안도 이부진 사장이 먼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두 사람의 사랑은 조용히, 그리고 서서히 식어갔다. 두 사람은 5년 3개월간 이어진 소송 끝에 지난 2020년 이혼했다.

드라마에서 화제가 된 홍해인(김지원 분)의 드레스 룸. 패션 브랜드 딘트가 협찬했다. 딘트 제공

김지원의 패션도 화제가 됐다. 지난 21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눈물의 여왕’ 3회에 등장한 김지원의 드레스룸은 국내 여성의류 브랜드 딘트(DINT)의 공식 협찬으로 꾸며졌다. 딘트는 ‘이부진 사장의 투피스’로도 잘 알려진 브랜드다.

극 중 해인은 시크한 느낌이 물씬 나는 재킷과 블라우스룩으로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연출했다. 그의 착장은 이부진 사장이 즐겨 입는 명품 브랜드와 의상이 비슷해 눈길을 끌었다. 해인이 1화에서 오피스룩으로 입고 나온 어깨에 아일렛 장식이 들어간 알렉산더 맥퀸의 블랙 재킷은 지난 2022년 이부진 사장이 주주총회 때 입은 어깨에 지퍼 달린 재킷과 흡사한 라인이다. 김지원은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도 알레산더 맥퀸 제품을 착용해 시선을 모았다.

하이지음 스튜디오 제공
하이지음 스튜디오 제공

또 지난 21일 이부진 사장이 호텔신라 주주총회에 참석하며 선보인 순백의 슈트도 알렉산더 맥퀸 제품이다. 이부진 사장은 지난 2020년과 2022년 주주총회에서도 맥퀸 제품을 택했다. 해당 브랜드는 어느새 ‘이부진 주총 패션’의 상징이 됐다. 해인 역시 드라마에서 올 화이트로 컬러를 맞춘 재킷과 팬츠 셋업룩으로 우아하고 세련되면서도 단정한 아웃핏을 완성했다.

‘눈물의 여왕’이 기존 재벌 드라마의 클리셰를 비튼 드라마라는 점을 넘어 스토리부터 패션까지 실제 재벌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충분히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 시작은 신선했으나 앞으로가 중요하다. 그간 ‘막장 소재’ 그 자체던 재벌가의 집안 이야기와 시한부 설정, 주변인들의 비밀과 음모 등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갈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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