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경X분석]키움 비밀무기 ‘7회 조상우’, LG의 발야구에 뚫렸다

키움 조상우. 키움 히어로즈 제공

홍원기 감독은 개막을 앞두고 “조상우를 마무리로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팀 내 마운드 사정이 썩 좋지 않음에도 ‘마무리 조상우’를 쓰지 않는 것은 거꾸로 팀 마운드 사정이 썩 좋지 않기 때문이다. 조상우가 가장 구위가 좋은 투수라면, 가장 필요할 때 쓰는게 효과적이다. 7회 이후 상대 타선이 가장 강한 순간, ‘하이 레버리지’ 타이밍에 기용하겠다는 계산이었다.

키움은 29일 고척 LG전에서 드디어 ‘하이 레버리지’ 투수 조상우를 마운드에 올렸다. 0-1로 뒤진 7회초 수비였다. 에이스 후라도가 6이닝을 1실점으로 잘 막아낸 터였다. 키움은 이날 LG 선발 디트릭 엔스에게 꽉 막혀있다가 6회말 빈틈을 찾았다. 4회까지 퍼펙트를 당하다 5회 최주환이 첫 안타를 때렸고, 6회에는 2사 1,3루까지 기회를 이었다. 김혜성이 삼진을 당하면서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경기의 흐름을 조금 바꿔놓은 터였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7회초 조상우를 등판시켰다. 7회 LG 타순은 7번 박동원부터였다. 7~9 하위 타선을 맞는 상황이었지만, 조상우를 2이닝 등판시킨다는 계산이라면 2이닝을 틀어막을 수 있다. 엔스의 투구수를 고려하면 조상우가 버티는 동안 경기를 뒤집을 수 있다는 계산이 더해질 수 있었다.

‘7회 조상우’ 카드는 합리적이었다. 하지만 야구는 항상 계산대로 흐르지 않는다.

조상우는 선두타자 박동원을 삼진으로 잡았지만 문성주에게 안타를 맞았고, 신민재에게 볼넷을 내주며 1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박해민의 우익수 뜬공 때 2루주자 문성주가 3루까지 내달리며 상대를 압박했다. 결국 홍창기 타석 때 나온 폭투 때 LG는 한 점을 더 도망갔다. 안타는 겨우 1개였지만 뜬공 때 3루 주루, 폭투 때 홈 질주까지 ‘발’로 만든 점수였다.

조상우의 마지막 등판은 2021년 10월30일 광주 KIA전이었다. 881일만의 정규시즌 등판에서 기대를 채우지 못했다. 하위 타선을 깔끔하게 막고, 점수를 따라 붙은 뒤 8회 상위 타선까지 막아냈더라면 완벽했지만 볼넷 2개가 나오면서 계산이 흔들렸다. 최고구속은 146km를 기록했다.

키움으로서는 ‘하이 레버리지’ 조상우 카드를 계속해서 쓸 수밖에 없다. 이길 수 있는 경기의 승리 확률을 높이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다. 비록 첫 등판에서 목표대로 경기가 흐르지 않았고, 조상우에게는 일종의 ‘경기 감각’이 필요해보인다. 하이 레버리지 투수라면 그냥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는 것을 넘어서 상대를 압도할 필요가 있다.

키움은 타자 6명을 상대한 조상우를 8회까지 이어붙이지 못했다. 키움은 0-2로 뒤진 8회 주승우를 마운드에 올렸다.

상단으로 이동 스포츠경향 홈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