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원 주부’로 불리는 이승신. 두려웠다. 거침없이 쏟아내는 그녀의 말을 과연 이해하고, 감당할 수 있을지…. 하지만 마치 결혼한 큰 누나와 마주앉아 대화를 하듯 자연스럽고 편안했다. 때론 특유의 직설화법으로, 때론 이해하기 쉬운 비유를 섞어 진솔한 이야기들을 털어놓았다. 몇가지 키워드를 통해 이승신의 생각을 정리해본다. 　▲엉뚱함 　이승신은 자신이 ‘4차원 주부’로 불리는 것에 대해 담담했다. 92년 SBS 공채 탤런트 2기로 데뷔한 이래 지금까지 배우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최근에는 무대 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엉뚱하다’는 평가도 뒤집어 ‘신선하다’는 말과 같다고 받아들이면서 만족감을 보였다. “발명이 일하기 싫어서 이뤄지는 것처럼 불평을 많이 하다보니 시각이 좀 남달라요. 물구나무 선 상태에서 세상을 보고 있는 셈이랄까. 평소에도 신선하고 유니크한 것을 매우 좋아해요. 팔딱팔딱 뛰는 생선처럼요.” 　▲CCTV 　이승신이 ‘4차원 주부’라는 별칭을 얻게 된 것은 MBC ‘일밤-세바퀴’ 출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승신은 남들과 다른 생각을 내뱉으며 일명 ‘이승신 어록’도 화제다. “CCTV를 켜놓고 방송을 하는 느낌이에요. 누구도 귀담아 들어주지 않았던 주부 생활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고 시청자들이 그걸 들여다보는 거죠. 바로 주변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세바퀴’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돛단배 　오랫동안 배우의 길을 걸어왔지만 현재의 이승신은 예능인으로 비춰지고 있다. 자칫 자존심이 상할 법도 하지만 이 역시 큰 문제가 되지 않아 보였다. 오히려 배우들이 작품을 고르듯 스스로 할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을 선택했다는 여유를 보였다.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노하우를 따지자면 조형기, 이경실 선배는 무적함대죠. 그에 비해 난 돛단배에 불과해요. 남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도 않고, 받고 싶지도 않아 공격적이지도 못하고요.” 　▲세계일주 　이승신이 바라는 것이 있다면 세계일주다. 하지만 여행이 아니라 배우로서 더 많은 연기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둘러 표현한 것이다. “배우로서 아직 많은 숙제를 하지 못한 기분이 들어요. 아직 가보지 못한 나라들이 많은 것처럼. 욕심이 났던 캐릭터들도 많았지만 그저 보기만 하고 엄두를 내지 못했어요. 내게 있어 연기는 세계일주이고, 그래서 아직도 세계일주를 꿈꾸고 있답니다.” 　▲마님의 식탁 　이승신이 OBS 요리 프로그램 ‘마님의 식탁’을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메인 MC에 도전한다. 평소 요리를 좋아했고, 관심이 많았던 분야라서 의욕이 넘쳤다. “요리는 맛도 중요하지만 몸에 좋은 것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음식도 좀 가려먹을 수 있도록 센스있는 요리 토크쇼로 만들고 싶어요.” 　▲김종진 　이승신은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과 결혼 후 자신이 확실히 달라졌음을 인정했다. 남편에 대한 고마움으로 시작해 은근히 자랑을 곁들이면서 변치 않을 사랑을 약속했다. 　“남편(김종진)은 겉으로는 거칠어 보이지만 사실 정말 섬세한 사람이에요. 나와는 정반대 성향이죠. 늘 칭찬으로 일색하면서 날 프리미엄하게 만들어요. 덕분에 남편의 엑기스를 수혈받으면서 힘을 얻고 있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내가 이런 행복함을 받아도 될까?’ 의심하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내가 남편에게 큰 힘이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