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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 칼럼] 나응식의 애니뭘?-동물병원 진료비를 효율적으로 줄이는 방법

반려동물 복지와 관련해 뜨거운 논쟁 중 하나가 동물병원에서 발생하는 진료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진료비가 사람과 비교해 터무니없이 높고 병원마다 책정되는 진료비의 차이가 심하다는 정보들이 많습니다. 이 때문에 대다수 반려인은 동물병원의 진료비에 대해 좋지 않은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병원과 동물병원의 진료비 차이에 관한 논쟁은 실질적인 본인부담금의 오해에서 시작된 이야기입니다. 병원의 경우 본인부담금이 25%이며 반려인의 경우 100%이기 때문에 같은 진료서비스를 받더라도 동물병원에서의 부담금이 높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동물병원을 찾는 반려동물의 경우 사람의 영유아 소아·청소년과에 비교하곤 합니다. 이는 반려동물과 수의사는 직접적인 의사소통을 할 수 없으며 어디가 아픈지 진단과정에 있어서 아직 말을 제대로 못하는 영유아와 매우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소아·청소년과 의사와 수의사 모두 질환의 정보를 얻기 위해 반려인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정확한 진단을 위해 다각도의 광범위한 검사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사람의 경우 의사는 의사소통이 가능한 시기가 될 때 증상을 직접 들을 수 있으나 반려동물의 경우 수의사는 평생 반려인의 관찰과 의견이라는 제한적 정보에 의존해야 합니다.

게티이미지/이매진스

진료비를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반려인이 수의사에게 제공하는 정보의 정확성을 높이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6살 미만의 반려동물에게 주로 발생하는 질환들은 소화기와 호흡기 질환처럼 가벼운 질환들입니다. 생명을 위협하는 중한 전염성 질환들도 있지만 이는 예방접종이나 예방약들을 통해 예방할 수 있습니다. 3개월 미만의 어린 시절에 진행되는 접종으로 전염성 질환에 대해서 면역력을 키우고 1년에 한 번씩 진행하는 연간접종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정확히 기간에 맞춰서 접종이 진행될 경우 성견이 돼서도 면역력은 꾸준히 높게 유지됩니다.

게티이미지/이매진스

또 기생충 예방은 1개월에 한 번씩 잊지 말고 진행해야 합니다. 반려동물 몸 속의 내부 기생충과 피부에 사는 귀진드기나 옴과 같은 외부 기생충은 예방약으로 질환의 방지가 가능하고 가벼운 감염 시 치료효과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진료 기록들은 향후 반려동물이 소화기 및 호흡기 증상으로 동물병원에 방문했을 때 검사를 줄이고 수의사의 진료 방향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중성화 수술도 반려동물 질환 예방법 중 하나입니다. 중성화 수술을 생후 6개월 전후에 하면 6살 이후에 발생하는 유선종양 및 전립선 비대증과 같은 질환을 막는 데 도움이 됩니다. 반려동물의 진단적 검사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되고요. 실례로 암컷이 중성화되지 않았을 경우 자궁경부암, 자궁축농증, 난소낭종과 같은 생식기 질환부터 서혜부 탈장, 대칭성 탈모 외에도 유선종양, 유선염, 종양성 질환까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반려인의 꾸준한 관심과 예방이 반려동물 진료비를 줄이는 가장 큰 방법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 나응식 수의사는?
나응식 수의사는 충북대학교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미야자키대학 동물병원 외과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현재 충북대학교 수의과대학 동물행동학 강사를 역임 중이며 충북대학교 내과 임상대학원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또한 그레이스 동물병원 대표 원장으로 있다. 충북대학교 수의학과 대학 임상동문회장, 고양이 수의사회 편집위원장, 서울시 수의사회 상임이사, 서울시 수의사회 반려동물 행동학 연구회 회원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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