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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전향’ LG 김광삼 투수로 돌아온다

타자로 전향했던 LG 김광삼(29)이 투수로 돌아온다.

김광삼이 다시 마운드에 오르기로 결정했다. 김광삼은 최근 구단과 코칭스태프의 권유를 발단으로 깊은 고민을 한 끝에 투수로 내년 시즌을 준비하기로 했다.

2007년 9월 이후 근 2년만의 유턴.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김광삼은 지난 6월 2군 경기에서 베이스러닝 도중 홈 쇄도를 하다가 왼쪽 무릎을 다친 뒤 투수로 유턴하는 것을 놓고 또 한차례 기로에 서야했다. 처음에는 구단 안팎의 권유와 관계 없이 마운드 쪽을 쳐다도 보지 않았다.

2년 전, 타자 전환 결정 또한 힘들게 만든 결과물이었던 데다 그동안 들인 공 또한 쉽게 잊을 만한 것들이 아니었다.

#“뜨거운 고민 속 결정”

김광삼은 재활치료에도 온 정열을 쏟아붓는 선수다. 하물며 타자로 성공하기 위해 남몰래 달빛을 조명 삼아 방망이를 휘두른 시간은 계산이 어려울 정도였다. 투수로 돌아오는 과정은 말 그대로 인고의 터널이었다.

김광삼은 타자로서 지난 2년간 1군 무대에서는 타율 2할9푼4리(17타수 5안타) 1타점을 올렸다. 올해는 1군에서 1경기에만 출전한 뒤 기회를 얻지 못했고 부상까지 겹치며 속 시원한 경쟁조차 펼쳐보지 못했다.

‘야구선수 김광삼‘을 살리기 위한 투수 복귀 권유을 덥석 받아들이지 못한 것도 진한 아쉬움 때문이었다.
그러나 김광삼은 농도 깊은 고민을 배경으로 이제 심적 갈등의 고리마저 싹둑 잘라냈다. 김광삼은 “이제 와서 후회하지 않는다. 타자로 뛰기로 했던 것도 최종적으로는 내가 결정한 것이었다. 당장은 돌아가기 어렵지만 잘 준비해서 내년 시즌에는 투수로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오른팔 상태는 전화위복”

김광삼은 2003년부터 2005년까지 3년간 22승을 거두며 팀의 주축투수로 활약했다. 오른손 정통파 투수로 빠른공과 낙차 큰 커브가 일품이었다.

그러면 김광삼은 과거보다 더 나은 투수로 돌아올 수 있을까. 김광삼은 타자로 뛰면서 허송세월만 한 것은 아니다. 선물 한가지를 받았다.

2006년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뒤 2007시즌만 해도 팔꿈치가 시원스럽게 펴지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팔꿈치가 쭉 펴질 만큼 유연해졌다. 투수 글러브를 놓고 야수로 뛰며 자연스럽게 따라온 현상이다. 덕분에 김광삼은 우익수를 보며 3루를 향해 총알 같은 송구를 자주 쏘곤 했는데 그 광경을 보고 ‘투수 전향’을 권유하는 사람들이 적잖을 정도였다.

왼쪽 무릎 재활과정을 거의 마무리한 김광삼은 “야수로 뛰는 동안 팔 상태는 많이 좋아졌다. 이제는 투수로 뛰기 위한 근육을 만들어가야할 차례다.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지만 해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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